♣ = W T =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23] 오빠의 봄은 줄무늬 양말에서 온다

浮萍草 2015. 4. 15. 09:26
    니탄 제공
    이 흐드러진 '계절의 여왕' 봄이 찾아왔다. 여왕을 맞이하는 오빠에게 가장 손쉬운 변화의 단초를 제안한다면 바로 양말이다. 양말은 의류 제품 중 가장 싸다. 게다가 남의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갑자기 멋 낸다"는 눈총 받을 일 없으니 초보를 위한 '멋 내기 연습장'이라 하겠다. 필자가 양말을 주목하게 된 건 유럽의 한 도시를 걷다 마주친 어느 신사 때문이었다. 한눈에 봐도 고급 맞춤복인 짙은 감색 슈트를 입은 그 신사는 멋쟁이 중에서도 고수(高手)가 분명했다. 그러나 이게 웬일? 걸음을 옮길 때마다 구두와 바짓단 사이로 동백꽃처럼 새빨간 양말이 슬쩍슬쩍 눈에 들어왔다. 완벽한 최상급 양복 차림에 빨간 양말이라니! 물론 한국에서 빨간 양말은 코미디언을 떠올리게 하는 우스꽝스러운 요소라 수준이 상당한'고수'가 아니면 시도 하기 어렵다. 그 대안으로 알록달록 예쁜 줄무늬 양말을 권해본다. '멀티 스트라이프'라는 여러 색깔 줄무늬 양말<사진>은 멋 내기에 도전하는 아저씨라면 가장 손쉬운 선택이라 할 만하다. 과거 영국 부족의 상징에서 출발한 마름모꼴이 겹쳐진 아가일(argyle) 패턴 양말도 비교적 쉽게 소화할 수 있다. 단 강렬한 원색보다는 톤(색조)을 한 단계 낮춘 양말을 고르면 어떤 옷과도 무난하게 어울릴 수 있다. 바지나 구두와 같거나 비슷한 색상이 들어간 양말은 훨씬 더 자연스럽다.
    튀는 양말을 처음 시도하는 아저씨 마음도 한결 가벼울 것이다. 양복 차림이라면 얇고 부드러운 양말이, 캐주얼 차림이면 도톰하고 투박한 양말이 어울린다. 다양한 양말에 익숙해질 때쯤, 양복바지 아랫단을 밖으로 접어 올린 '턴업(turn-up)'이나 캐주얼 바지 밑단을 한두 번 말아 올린 '롤업(roll-up)'처럼 양말이 충분히 드러나는 스타일링에 도전해보자. 계절의 여왕을 발끝에서부터 맞이하는 일, 의외로 즐겁다.
    Premium Chosun ☜     이헌'한국신사'패션플래너 '신사용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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