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Her Story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浮萍草 2015. 2. 25. 06:00
    “중학생때부터 정치인이 꿈… 낙선해도 늘 절도봉주 정신 가져”
    絶渡逢舟:끊어진 길에서 배를 만나 위기를 넘긴다
    두 아이의 엄마인'워킹맘'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 내 여가부 도서관에서 부처 현황과 자신의 정치적 포부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김선규 기자 ufokim@
    "2004년 17대 국회 최연소 국회의원,2009년 한국인터넷진흥원장,2010년 대통령실 대변인,2012년 19대 국회의원,2014년 여성가족부 장관.현역 국회의원 신분으로 결혼.5살,2살 아이의 엄마. 김희정(44) 여가부 장관의 간단한 이력이다. 이력에서만도 그의 정치적 활동 범위를 느낄 수 있다. 여기에다 두 아이의 엄마인 워킹맘으로,지역구 국회의원으로,장관으로 1인 3, 4역을 해내는 그의 생활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황사라는 달갑지 않은 손님이 한반도 전체를 덮친 지난 23일 오후 그를 정부서울청사 여가부 도서관에서 만났다.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 시대에서 일하는 두 아이 엄마의 입장에서 임하는 여가부 장관. 할 말도 많고, 할 일은 더 많을 것 같았다.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 시대이기 때문에 여가부의 역할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그동안 정부가 여성의 문제를 여성에만 포인트를 두고 풀어내려 했다면 이제는 포괄적인 양성(兩性) 관점에서 보는 게 이번 정부의 특징입니다. 그동안 마치 여성의 이슈는 따로 있는 것,독특한 것인 양 여겨왔죠. 그게 아니라 현 사회에서는 맞물려서 같이 가는 것이죠 일과 가정이라는 양립 부분을 이야기할 때도 그렇습니다. 이제 여성만의 일·가정 양립이 아니고 남성의 일·가정 양립을 같이 봐야 한다는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 공약으로 아빠의 달 시행이라든지 가족친화인증기업이 확대되는 것들이 그렇습니다. 그동안은 직장에서 여성인력에 대해 얘기하면 복지 차원의 접근이 많았죠. 근데 요즘은 HR(Human Resource·인사부서)팀이 담당해요. 여성정책을 곧 조직 운영이나 인력개발 사안으로 기업의 경쟁력으로 보는 것으로 확장된 것이 가장 큰 차이가 아닌가 해요.”
    아직도 여성가족부라는 부처에 대해 생소해하는 국민들이 많은 것 아닌가요. “그런 질문 많이 하죠.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여가부가 있다면서요’라는 질문이죠. 그 질문 자체에서 반감이 묻어나오죠. 거기에 대한 답을 하자면 다른 부처의 정책 수혜자들의 경우 ‘나 이번에 이런 정책적인 도움을 받았어. 너도 알아봐’라고 얘기 하면서 수혜자가 정보를 스스로 공유하는 경우가 많아요. 즉 사용자가 가장 큰 스피커 역할을 하죠. 그런데 여가부는 수혜자가 수혜자라는 것을 가려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성폭력, 성매매 피해자나 가출청소년,미혼모 등이 그 수혜자이기 때문이죠. 사회적 약자 중에서도 자기 처지를,심지어 가족들에게도 알리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죠. 그런 사람들이 어디에 가서 자기를 알리고 도움을 받은 것을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게 우리 수혜자들은 내가 이런 지원을 국가로부터 받아서 고맙다는 것을 담당자인 우리에게만 얘기합니다. 이번 명절에도 폭력 피해 여성 쉼터에 비공개로 갔어요. 쉼터가 아파트에 있는 경우 같은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몇 년째 살지만 이런 쉼터가 여기 있는지 몰랐다고 얘기할 정도로 옆집에도 못 알려요. 그런 시설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더 철저하게 비밀에 부치고 있죠. 여가부가 일반 복지와 달리 드러내놓지 못하고 신분을 숨겨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대중에게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어려움이 있어요.” ―여가부 장관이면서 부처 업무와 관련 있는 당사자인 워킹맘입니다. 출산과 보육 등에 대한 생각을 밝혀주시죠. 다른 부처와 연관이 돼 있지만 엄마의 입장에서 의견을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일·가정 양립이나 보육과 관련된 주무 부처는 여러 곳이 있어요. 그래서 부처 간에 그 감도를 맞추는 데 조금 어려움이 있다고 느꼈어요. 내가 생각하기에 국가 어젠다 중에 보육이 가장 큰일이고 엄청나게 민감한데…. 다른 부처와 얘기하면 우선순위에서 다소 밀린다는 느낌이죠. 그럴 때 정말 안타까움을 느껴요. 정책이 장기적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이번 어린이집 폭력 사건 같은 경우죠. 보건복지부가 즉각 폐쇄를 발표했죠. 그 후속 보완책을 관계장관회의에서 열심히 얘기했어요.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대한) 애착 형성, 정서적 안정이 중요해요. 양육자가 바뀌는데 민감하고 장소가 바뀌는 것도 중요하죠. 그래서 어린이집을 폐쇄하면 당장 다음 날부터 아이들을 어떻게 할지 대책이 같이 나가야 합니다. 원스트라이크 아웃 식의 대책 이후에도 부모들이 궁금해하는 다음 단계에 대한 정책을 촘촘히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죠. 아이들을 이리저리로 옮긴 후 바로 적응하기는 어려워요. 대책으로 인한 혼란을 없애기 위해 꼼꼼한 2차 대책이 필요한 거죠. 그런 점을 평소에 많이 강조해요. 사실 제 아이들도 어린이집을 세 번씩이나 옮겨 다녔어요. 워킹맘의 입장에서 각종 장관 회의에서 워킹맘의 시각을 반영하게 하려고 노력하죠.” 김 장관은 지난 2012년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자녀들을 국회 어린이집에 넣으려다 순위가 밀려 대기한 적도 있다. 의원 신분을 내세워 아이들을 바로 어린이집에 다니게 할 수도 있었지만 국회의원 자녀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차례를 기다렸다. 어린이집 문제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정리해야 부모들이 안심하고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을까요. 최근 인사에서 9급 고졸 출신을 1급 실장으로 파격적인 발탁 인사를 해 화제가 됐어요.

    “파격은 아니고요. 박 대통령께도 실장 인사를 구두로 말씀드렸어요. 9급 고졸 출신을 실장으로 인사 낸다고 말씀드렸더니 ‘다른 공무원에게 귀감이 되고 용기를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이번 인사는 스펙을 초월한다는 의지가 있는 정부라서 가능했어요. 보통 인사에서 실·국장들 페이퍼만 보고 인사하는데 저는 차관 주재하에 인사 당사자들의 파워포인트 발표 등 다양한 인사 검증 방식을 시행하고 있어요. 그런 평가를 통과하신 분이 승진한 거죠.” 앞으로 주력해야 할 일이 있나요.
    “현재 학교에 안 다니는 청소년이 28만 명에 달해요. 교육부는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돌보는 역할을 합니다. 청소년 주무부처는 여가부죠. 학교에 다니든 안 다니든 청소년은 일단 우리 부처 소관입니다. 교육부와 겹치는 부분이 상당히 있어요. 학교에 안 다니는 28만 명은 교육부는 고사하고 어느 부처도 신경을 못 쓴다는 점이죠. 매년 6만∼7만 명이 학교를 그만둡니다. 28만 명은 서울 한 구의 인구보다 많아요. 그들이 뭘 하는지 파악이 안 되고 있어요. 이 28만 명을 국가가 공식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관리하면 국가를 이끌 인재가 될 수도 있는 아이들이 있는데, 관리하지 않으면 국가적 난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학교를 그만두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그만두기 전에 학업숙려제를 거치는데, 여가부 쪽 상담사가 들어가서 상담을 해요. 그래도 아이가 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학교장이 이를 여가부에 신고해야 하죠. 그 아이는 여가부 산하 센터에서 여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센터 공식 명칭은 ‘꿈드림’이죠. 이곳에서 아이들은 크게 4가지 부류로 나뉘어요. 학업을 계속할 아이들, 직업 교육을 받을 아이들,각종 상담을 받아야 할 아이들,건강 관리가 필요한 아이 등이죠. 이들에 대한 맞춤 지원을 해 나갈 겁니다.” 김 장관에게 “너무 여가부에 대한 업무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냐”며 개인적인 질문을 던져봤다. 남편에게 불만은 없나요.
    “딱히 없어요. 불만을 이야기할 정도로 서로 (같이하는) 시간이 많지 않아요. 시간이 없어서 아이들과 같이 많은 시간을 못 보내는 게 안타깝죠. 오늘도 애들 자는 모습을 보고 나왔어요. 하지만 하루 한 번 정도 얼굴을 보면서 대화하려고 노력해요. 주말에는 지역구인 부산에 가야 하니 같이 놀아줄 시간도 부족하고…. 어린이날도 남의 어린이들과 놀아요. 특별한 날은 항상 남의 가족과 함께하죠. 근데 어린이날만 특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애들은 그날이 아니면 안 되지 않나요. 우리 애들은 언제든지 놀아주고 사랑해 줄 수 있잖아요.”
    Munhwa ☜      신선종 문화일보 사회부 차장 hanul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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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장관은 누구… 
    ‘최연소’ 국회의원·公기업 수장… 승승장구하다 18대 총선때 한 번 좌절 희정(44)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2004년 17대 국회의원으로 처음 당선됐다. 당시 김 장관은 최연소 국회의원이었다. 김 장관의 공천 과정에서도‘파격’이라는 보도가 나올 정도였다. 김 장관은 공천을 신청할 때만 해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의 여성 당직자였다. 그의 경쟁자는 현역 의원이었다. 김 장관은 현역 의원과의 경쟁에서 승리,공천을 따냈다. 그리고 17대 최연소로 국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17대 국회에서만 해도 김 장관은‘잘나가는’초선 의원이었다. 원내 부대표, 한나라당 부산시당 대변인 등을 맡으며 탄탄대로를 걸어갔다. 그리고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캠프에 참여하면서 순탄한 정치인생을 걸어갔다. 하지만 그에게도 시련의 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2008년 총선에서 ‘친박연대’ 바람이 부산에도 불었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고도 부산 연제구에서 친박연대 후보에게 졌다. 그는 1년 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한국인터넷진흥원장으로 부임했다. 여성으로는 최연소 정부 산하 기관장이었다. 1년 뒤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청와대 대변인도 맡았다. 2012년 4월 총선에 그의 공천을 장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친(親)이명박계인 데다 지역구 현역의원은 당을 장악한 친박근혜계였다. 그러나 그는 공천을 따냈고 19대 국회에 다시 입성했다. 그는“정치인은 선거에서 떨어지면 패가망신한다지만 ‘패자부활’과 ‘절도봉주’(끊어진 길에서 배를 만나 위기를 넘긴다)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어려움 속에서 긍정을 잊지 않는 정치인인 것이다. 김 장관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당시 지도 교수는 신입생인 그를 불렀다. 김 장관이 장래 희망으로 ‘정치인’이라고 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신입생들이 외무고시 등 각종 고시를 준비하겠다거나 공부를 더 해 교수를 하겠다고 했지만 김 장관만 ‘정치인’을 희망했기 때문이다. 그는 ‘정치인’의 꿈은 중·고교생 때부터 가져온 것이라고 말한다. 김 장관은 이 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을 졸업한 뒤 1995년 당시 민주자유당 공채 당직자로 들어갔다. ‘정치인’ 김희정의 꿈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Munhwa ☜      신선종 문화일보 사회부 차장 hanul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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