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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소동파가 ‘죽음과도 바꿀 맛’이라고 극찬한 음식

浮萍草 2015. 3. 4. 12:41
    소동파가 유배지에서 만들어 먹었다고 전해지는 동파육 / 조선일보 DB
    국 북송때 최고의 문장가로 손꼽히는 소동파. 그는 시문과 서예,그림에 능했을 뿐아니라 특히 건강식과 조리에도 연구가 깊어 식도락가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동파로 명명된 요리가 많은데 이중 하나가 동파육 천년 전 소동파가 직접 만든 동파육은 현재 중국의 대표적인 요리다. 소동파는 한때 유배적인 성격을 띠고 황주 땅에 기거한 적이 있는데 살던 초가집을‘동파설당(東坡雪堂)’이라 이름짓고 친구들과 장기를 두고 시를 쓰고 술을 마시거나 맛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으면서 실의를 달랬다고 한다. 황주는 예나 지금이나 돼지고기 생산이 풍부한데 소동파 자신이 돼지고기를 무척 좋아해 자주 요리를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갖은 양념을 한 돼지고기를 가마솥에 넣고 물을 넣고 약불로 끓이면서 고기가 익는 동안 손님과 장기를 두었는데 그만 장기에 정신이 팔려서 가마솥의 고기를 잊었다. 뒤늦게 생각났지만 고기가 다 타버렸을거라 생각하고 솥 뚜껑을 열었는데 이게 왠일인가. 기가 막힌 짙은 향과 풍부한 육즙과 고기도 더 부드럽고 느끼하지도 않으면서 맛이 일품이었다. 이른바 동파육의 탄생이다. 그런데 이처럼 미식가인 소동파가 실제로 ‘죽음과도 바꿀만한 음식’이라며 극찬한 음식은 따로 있었다. 바로 복요리 가운데서도 백미로 꼽히는 황복이다. '대밭 밖에 복사꽃 두세 가지 따스한 봄 강물을 오리가 먼저 아네 쑥은 땅에 가득하고 갈대 움 이제야말로 하돈(河豚)이 올라올 때’ (소동파의 시 중에서) 소동파는‘하돈(河豚)·,즉 ’강의 돼지라 부르며 그 맛을 극찬하였는데 아마도 황복의 배가 돼지처럼 볼록해 그리 부른듯하다. 황복은 일반 복과 달리 회귀성 어종이다. 바다에서 2~3년간 25~30㎝로 자란 뒤 4월 중순~6월 중순 알을 낳기 위해 강으로 돌아온다. 몸통이 다른 복어 보다 2~3배 크고 무게는 800~900g안팎.중국에서도 잡히지만 우리나라 파주의 임진강 황복을 최상품으로 친다. 힘들게 강을 거슬러 올라와 육질의 탄력이 다른 복보다 훨씬 좋다. 아마도 소동파가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임진강으로 맛 기행을 오지 않았을까.
    소동파가 "죽음과도 바꿀 맛"이라고 극찬한 황복회 / 조선일보 DB

    ‘본초강목’에 서시유(西施乳)라는 표현도 알고보면 복어를 뜻한다. 그 살이 중국 월나라 미녀 서시의 젖가슴처럼 부드럽고 희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복에 대한 예찬은 우리네 선비들 사이에서도 찾아볼수 있다. 영조때 겸재의 친구였던 이병연(1671~1751)은 풍요로운 봄날 풍경을 이렇게 그리고 있다. ‘봄에는 복어국, 여름에는 웅어회, 복사꽃잎 떠내려 올 때 행주 앞강에는 그물치기 바쁘다’ 복은 영양적으로도 좋은 음식이다. 피를 맑게 하고 숙취해소와 간 해독에 좋아 간질환을 앓는 사람이나 당뇨환자들에게 추천한다. 글루타치온 성분은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생긴 단백질 손상을 막아준다. 그러나 복어의 유혹 뒤에는 독을 조심해야 한다. 복어독은 주로 복어의 내장과 알 등에 있고 껍질에도 있을 수 있는데 복어 살에는 없다. 따라서 빠른 시간내 내장을 터트리지 않고 독 부위를 제거해야 해, 반드시 복어조리기능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이 다뤄야 한다. 테트로도톡신은 복어가 가지고 있는 독 이름으로 청산가리의 100배에서 1000배정도의 매우 강력한 신경독소로 이렇다할 해독제가 아직 없다. 복 독소는 무색·무미· 무취라서 구별이 불가능하다. 아무리 독을 잘 제거했다고 해도 미세한 독은 남아있으니 복을 먹을때는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 그래서 옛사람들에게 복은 늘 미식의 첫손이면서 경계의 대상이었다. 조선시대 부녀자 생활지침 규합총서를 보면 “피와 알에 독이 많아서 잘못 먹으면 반드시 사람이 왕왕 죽으니 사람이 그것을 모르지 아니하되 한때 맛을 밝혀 해를 입는 이가 있으니 애달프다”고 적고 있다. 황복회를 먹는 방법은 꽃잎처럼 얇게 저민 회를 한 겹 앞접시 위에 얹어놓고 고추냉이를 살짝 발라 미나리 대에 돌돌 감는다. 스치듯 간장을 찍어 입 안에 넣고 씹으면 잘강잘강 그 풍미가 그야말로 봄의 호사이다. 황복회는 접시 무늬가 비칠 정도로 얇게 써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황복회 중에서도 제일 먼저 젓가락이 가는 것은 보통 뱃살이다. 뜨거운 물에 살짝 넣었다가 건진 뱃살은 부드럽고 연하고 씹히는 질감은 최고의 부위다. 그렇지만 황복을 찾는 미식가들 중에는 수컷에서 나오는 고단백 정소,즉 ‘이리’를 먹기 위해 황복 잡히는 철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다. 흔히 복의 이리에는 독이 없다고 한다. 살짝 데쳐서 참기름과 약간의 간을 하여 먹는다. 씹을 새 없이 목젖을 타고 넘어가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Premium Chosun        김연수 푸드테라피협회(IFTA) 대표 ifta@ifta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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