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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 명절인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요즘은 세월이 많이 바뀌어서 명절이면 공항과 여행지가 북적거린다고 하지만 아직도 많은 가정에서는 명절
음식을 장만하고 차례를 지내며 전통을 지켜나가고 있다.
명절음식의 다양한 음식 중에서도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각종 전(煎)요리.
지글지글 전이 익어가는 소리와 고소한 기름 냄새는 명절의 분위기를 한층 돋운다. 하지만 무심코 먹는
전요리에 의외로 많은 위험요소가 숨어있다.
기름이 귀했던 시절 전은 평소에 먹기 힘든 요리였다.
전 뿐만 아니라 각종 음식이 풍성한 명절이니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얼마나 명절을 기다렸을지 짐작이 어렵지
않다.
안동지역의 향토음식으로 유명한 헛제삿밥만 보아도 명절이나 제사음식이 평소에는 먹기 어려운 고급요리
였음을 알 수 있다.
맛도 맛이지만 영양보충의 의미 또한 작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먹을 것이 넘쳐나고 쌓여가는 뱃살이 부담스런 현대인들에게 명절음식은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전은 ‘생선이나 고기,채소 따위를 얇게 썰거나 다져 양념을 한 뒤 밀가루를 묻혀 기름에 지진 음식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이렇게 기름에 지져서 만들기 때문에 당연히 지방 함량이 높다.
지방 함량이 높다는 말은 칼로리가 높다는 말과 같은 의미이다.
지방의 열량은 1그램당 무려 9칼로리로 매우 농축된 열량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명절 이후에 늘어난 체중계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고 싶지 않다면 전 요리는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겠다.
보다 건강에 좋은 전을 먹으려면 어떤 기름을 사용하여 전을 부칠 것인지에 대해서도 세심한 고민이 필요
하다.
일반적으로 전을 부치려면 오랜 시간 높은 온도로 가열이 가능해야 한다.
그런데 정제되지 않은 기름들은 대체로 낮은 온도에서 연기를 내면서 탄다.
이는 발연점(發煙點)이 낮기 때문이다.
이 연기에는 아크롤레인이라는 발암물질이 들어있다.
따라서 참기름이나 들기름처럼 발연점이 낮은 기름은 부침용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
마찬가지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도 전을 부치는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옥수수기름,콩기름 포도씨유,해바라기씨유 등등은 모두 발연점이 높아서 전을 부치기에 적합하다.
그런데 이러한 기름에 많이 들어있는 오메가-6 지방산은 유방암세포의 증식을 활발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암이 걱정되는 상황이라면 정제된 올리브오일을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
정제된 올리브오일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과 달리 올리브그린색이 아니라 노란색에 가깝고 ‘퓨어’등급으로 표시되어있다.
노릇하게 부쳐진 전을 꺼내놓는 과정에서도 위험 요소는 숨어있다.
대도시의 젊은 주부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시골집의 어머니들은 아직도 달력종이를 뒤집어 넓은 채반에 펼쳐놓고 그 위에 전을 올려놓으신다.
물론 인쇄가 되어있지 않는 달력의 뒷면은 무척 깨끗하게 보인다.
그러나 깨끗하게 보이는 흰 달력종이에는 대부분 형광표백물질이 들어있다.
형광표백물질은 기름에 잘 녹기 때문에 기름기가 많은 전에 닿으면 쉽게 녹아나온다.
형광표백물질은 우리 몸에서 호르몬대사에 이상을 초래하는 환경호르몬 즉, 내분비교란물질이므로 매우 위험하다.
따라서 식품에 직접 접촉하는 용도로는 환경오염 염려가 없는 한지 기름종이나 기름흡수 전용 키친타올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평소와 달리 명절에는 전을 많이 부치기 때문에 대형 전기 프라이팬을 사용하는 가정이 많다.
이 경우 전 부치기가 끝난 후 사용한 프라이팬의 세척과 보관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전기 프라이팬은 일반 프라이팬과 달리 세제나 물을 사용하여 세척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꼼꼼히 기름을 제거하지 않고 보관하면 남아있는 기름이 산패되기 쉽다.
산패된 지방산은 체내에서 산화작용을 일으켜 동맥경화,노화를 촉진하며 암을 일으킬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먹고 남은 전은 반드시 냉동보관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한 번에 먹을 분량만큼씩 종이호일에 싸서 지퍼백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하면 지방의 산패나 식중독균의 번식을 막을 수 있다.
☞ Premium Chosun ☜ ■ 이미숙 식생활 클리닉'건강한 식탁' 원장 doctor@diet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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