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浮萍草音樂/아시아 불교민속

<41〉 라오스 ①

浮萍草 2014. 11. 17. 16:53
    메콩강에 흐르는 소망
    오스의 메콩강변에서 해가 지는 풍경을 지켜본 적이 있다. 아시아 남쪽나라들에 대해 아련한 그리움이 있어서인지 강을 마주했던 감격을 지금도 잊을 수 없고 강처럼 역사처럼,우리도 흐르고 있음을 절감하였다. 메콩강은 티베트고원에서 발원해 중국을 지나 라오스와 태국의 국경을 이루며 흘러,캄보디아ㆍ베트남에 이르기까지 아시아인들의 젖줄이 되어왔다. 그 물줄기도 구천 갈래나 된다니 ‘모든 강의 어머니’라는 이름이 참으로 실감난다. 메콩강이 없는 라오스를 상상할 수 있을까. 강은 남북으로 길게 굴곡을 이룬 라오스의 지도와 나란히 곡선을 그리며 흐르고 흘러 나라 전체가 메콩강을 품은 듯한 형국이다. 동남아에서 유일하게 바다가 없는 나라지만 라오스는 대신 강을 품었고 메콩강은 강줄기를 따라 마을을 이뤄 살아가는 라오스사람들을 품으며 느리고 고요하게 흐른다. 어느 곳에서나 강에는 발가벗은 아이들이 파닥이는 물고기처럼 뛰놀고 어른들은 물고기를 잡고 있어 그들의 하루는 강에서 시작되어 강에서 마감된다.
    옛 수도이자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루앙프라방에도 어김없이 메콩강은 흐른다. 이곳에는 메콩강과 또 하나의 큰 지류인 우강이 합류하는 지점이 있고, 근처 절벽에 ‘팍오우’라 부르는 두 개의 동굴이 있다. 4000여 개 불상을 모셔놓아 불상동굴이라고도 부르는데, 새해가 되면 국왕이 배를 타고 이곳을 찾아 나라의 평안을 빌던 곳이다. 지금도 라오스사람들은 새해맞이 의식으로 이곳에서 소망과 복을 빈다. 루앙프라방에 라오스를 대표하는‘왓 씨엥통’과 수많은 사원이 있건만 배를 타고 먼 곳까지 찾아오는 것은 왜일까. 그 답은 아마도 메콩강과 우강이라는 거대한 두 물길이 합쳐지는 상징성에 담겨있을 듯하다. 그들은 옛 수도 루앙프라방에서 ‘라오스의 강’으로 거듭난 메콩강이 자신들의 삶을 풍요롭게 지켜주고, 아래로 흐르고 흘러 모든 라오스사람들의 삶을 어루만져 주리라 믿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 모신 불상은 수백 년 전부터 근래의 것까지 다양한 모습과 크기로 제각기 개성과 역사성을 지닌 점이 흥미롭다. 그것은 기도를 하러오는 이들이 한 점씩 불상을 모셔놓고 갔기 때문이다. 메콩강에 담긴 그들의 소망이 사라지지 않는 한 앞으로 그 수는 조금씩 더해갈 것이다. 라오스 최남단 메콩강에는 4000개의 섬을 품었다 하여 ‘시판돈’이라는 이름의 삼각주가 있다. 사람이 사는 섬은 세 곳인데 시장이 없어 이들은 작은 배에 생활용품을 싣고 섬을 누비는 선상 슈퍼마켓을 이용한다. 이곳엔 또 1km의 폭에 낙차가 크고 물살 빠른 ‘콘파팽’폭포가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면서 라오스가 느리고 고요하지만은 않음을 보여준다. 급류가 흐르는 바위섬을 뛰어다니며 그물을 던져 고기를 잡는 어부는 목숨을 걸고 지켜야할 가족이 있기에 메콩강과 함께 하는 그의 삶은 폭포만큼 치열하고 강인하다. 메콩강을 따라 마을이 생겨나고 마을이 있는 곳에 사원이 세워져,강과 나란히 사원이 흐르며 그들의 삶을 지켜주고 있다. 구천갈래로 곳곳에 미치는 강의 지류 또한 천수천안(千手千眼)의 관음이 많은 손길로 중생을 어루만지는 듯하다. 남단의 4000개 섬과 북단의 4000개 불상은 라오스사람들과 그들의 소망을 상징한다. 메콩강이 없는 라오스를 상상할 수 있을까.
    ☞ 불교신문 Vol 3058 ☜       구미래 동방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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