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호박꿀단지

浮萍草 2014. 10. 23. 09:44
    어서 껍질이 단단하고 씨가 잘 여문 호박을 청둥호박이라 한다. 모양이 맷돌처럼 둥글납작하다 해서 맷돌호박이라 하고 잘 성숙한다는 뜻에서 숙과용 호박이라고도 부른다. 호박은 잘 익을수록 당분이 늘어나 단맛이 증가한다. 따라서 청둥호박의 당분은 소화 흡수가 잘 되어 위장이 약한 사람이나 회복기의 환자에게 유익하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여 고혈압과 당뇨병 치료에 도움을 주고,중풍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산후 부종에 삶아 먹으면 이뇨작용을 하여 산모의 부기를 빼는 데도 효과가 있다. 시골에서는 가을에 누렇게 잘 익은 청둥호박을 짚으로 엮어 시렁에 매달아 잘 보관하여 가을에서 이듬해까지 이용하였다. 호박꿀단지는 이처럼 몸에 좋은 청둥호박으로 만든 음식이다. 호박꿀단지를 만들기 위해선 꼭지 부분을 마개가 될 수 있게 직경 5㎝ 정도로 동그랗게 도려내고 속의 씨를 긁어낸다. 이어서 꿀을 한 홉쯤 넣고 도려낸 부분을 다시 막아 큰 솥에 체다리를 걸치고 물이 닿지 않게 부은 후 바구니를 체다리에 얹고 청둥호박을 올린다. 뭉근한 불에 3∼4시간 동안 찐 후에 한 김을 내보내고 나서 호박을 가만히 들어내어 마개를 열고 속에 괸 물을 따라 마신다. 산모는 조금씩 데워 마시면 산후에 영양보충이 되고 부기가 빠진다. 국물을 따르고 호박을 반으로 갈라서 씨는 빼서 따로 모아 말려두고 호박살은 숟가락으로 파서 먹는다.
    달큼한 맛이 좋다. 호박물을 따로 마시지 않고 삶은 호박 전체를 베보자기에 싸서 큼직한 양푼에 체다리를 걸치고 호박이 들어갈 만한 소쿠리를 놓은 뒤 무거운 맷돌로 눌러서 국물로 짜서 마시기도 한다. 요즘에는 블렌더로 갈아서 마시기도 한다. 청둥호박 씨에는 두뇌 발달 효과가 있는 레시틴과 필수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긁어낸 씨는 따로 모아 말려서 볶아 먹기도 하고 강정이나 식혜에 넣어 먹기도 한다. 청둥호박은 삶아서 보약으로 먹기도 하고, 호박죽,호박떡을 만드는 데 이용하기도 한다. 호박떡은 껍질을 벗겨낸 청둥호박을 세로로 잘게 잘라 가을볕에 잘 말려 두었다가 사용한다. 청둥호박에 고구마, 팥, 넝쿨콩, 찹쌀 새알심 등을 넣어 호박범벅을 만들면 뜨거울 때 먹어도 좋고 식은 후에 먹어도 좋다. 또한 말린 호박오가리로 만드는 호박오가리나물 등이 있다. 서양문화에서 온 핼러윈데이에 호박 속을 파내고 호박 껍질을 악마의 모습으로 오려서 장식하거나 호박 속에 촛불을 켜는 축제가 요즘 유행이다. 이러한 서양식 축제를 우리의 다양한 청둥호박 음식으로 대신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Munhwa ☜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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