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두부전골

浮萍草 2014. 10. 8. 20:16
    개와 전골의 차이점은 찌개는 한 가지 재료를 중심으로 조리하는 데 비해 전골은 여러 가지 다양한 재료를 넣고 함께 끓인다는 것이다. 전골은 신선로와 같이 궁중이나 반가에서 즐기는 음식이었고 찌개는 일반인들이 즐겨 먹는 소박한 음식이었다. 두부전골도 반가에서 먹는 음식이었다. 콩으로 만든 두부는 ‘밭에서 나온 쇠고기’로 불릴 정도로 건강식품이며 순한 맛과 부드러운 감촉으로 누구나 즐겨 먹는다. 그래서 두부를 주재료로 한 음식이 수없이 많이 개발됐는데 두부전골도 그중의 하나였다. 두부전골은 얇게 썬 쇠고기와 해산물,채소,버섯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전골틀에 색색으로 맞추어 담고 여기에 재료의 맛이 우러나도록 준비한 육수를 부어 담백한 맛이 나게 끓여낸 것이다. 만두,해물,버섯류를 넣기도 하고 매운맛을 내기 위해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를 추가하기도 한다. 두부전골은 재료의 맛이 잘 우러나도록 한 맑은 육수가 중요하다. 두부전골은 사찰에서도 주요 음식이었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고기를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처럼 만들어 넣는 전통이 사라졌지만 서울 어느 한 양반가의 두부전골 만드는 법은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안 될 정도로 정성이 깃들여져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집에서는 두부전골을 만들기 위해 먼저 주재료인 두부를 골패짝 모양으로 잘라 양면을 번철에 노릇하게 지져 낸다. 이어서 곱게 채쳐 갖은 양념한 살코기를 끓여 맑은 육수를 준비한다. 밑재료로 느타리버섯은 물에 불려 간을 하여 잘게 찢어 놓고 숙주,무를 각각 채쳐서 소금물에 데쳐 놓은 다음 채친 파를 준비한다.
    무쇠냄비에 준비한 밑재료를 넣고 지진 두부를 편편히 담은 뒤 그 위를 열십자로 나누어 네 곳에 각각 황백지단,채친 버섯,데친 미나리,실고추,생률채 등을 ‘ㄴ’자형 으로 색을 맞추어 담는다. ‘ㄴ’ 네모 끝의 네 군데에는 은행,호두,잣 등의 고명을 소복이 얹어 화려하게 담아 낸다. 두부전골을 끓일 때는 육수를 붓고, 재료의 맛이 어우러질 때까지 살짝 끓인다. 미리 달걀 몇 개를 잘 풀어 두었다가 끓을 때 붓고 다 같이 섞어 그릇에 각자 떠서 겨자즙을 곁들여 낸다. 이처럼 신선로를 방불케 하는 모양으로 만들어 낸 두부전골은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었다. 따뜻한 음식이 그리워지는 가을에 오랜 친구와 함께 두부전골을 같이 준비해 먹었으면 한다.
    Munhwa ☜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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