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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주(菊花酒)

浮萍草 2014. 10. 1. 20:55
    리나라는 계절의 향기를 즐기는 독특한 절기주 문화를 가지고 있다.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가을 국화를 넣어 빚은 국화주(菊花酒)는 첫맛이 강한 국화향으로 퍼지다가 달콤한 향으로 마무리되는 좋은 술이다. 국화주 만드는 법은 감국(甘鞠)을 따서 햇볕에 말려 담는 방법과,국화와 약재를 같이 넣어 직접 술을 빚는 방법이 있다. 증보산림경제에는 ‘화향입주법(花香入酒法)’이라 하여 감국이 한창인 때에 좋은 것을 따서 햇볕에 말린 후 독에 담근 술 1말당 감국 2냥을 생사자루나 베자루에 담아 술 표면에서 한 손가락 길이 정도 높이로 매단다 고 나온다. 이어 술독 입구를 밀봉하고 하룻밤 지나 감국을 담은 베자루를 제거하면 술이 향기롭고 맛도 좋다고 기록 되어 있다. 요록(要錄)에는 국화와 생지황,구기자 뿌리를 함께 찧어서 물에 넣고 끓여 즙을 만든 후 찹쌀밥을 누룩 가루와 함께 섞어서 항아리에 담고 봉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국화주는 약용효과로도 유명하다. 정신이 맑아지고 청혈해독, 말초혈관 확장 효능이 있다고 했다. 치풍제(治風劑)의 효과가 있다고 하며 장수주로도 꼽힌다. 본초강목에서는 두통을 낫게 하고 눈과 귀를 밝게 하며 백병을 없애는 효능이 있다고 돼 있다. 예전에 궁중에서는 국화주를 축하주로 이용했다.
    조선 세종 때에는 음력 9월 9일인 중양절에 퇴직관리들을 위한 잔치인 기로연(耆老宴)을 열어 향연을 베풀 때에 국화주를 대접했다. 기로연에서 기(耆)는 70세를 말하며 로(老)는 80세를 말한다. 중양절 세시풍속으로 양(陽)의 기운이 가득하다는 산수유 열매를 따서 주머니에 넣어 차고 높은 산에 올라가 양기의 발원체인 태양에 가까이 다가간 후 모자를 떨어 뜨리는 오늘날의 등산,산행에 해당하는 등고(登高)라는 풍습이 있었다. 이때 국화를 감상하는 상국(賞菊), 장수에 좋다는 국화주를 마시거나 혹은 술잔에 국화를 띄우는 범국(泛菊) 또는 황화범주(黃花泛酒),시를 짓고 술을 나누는 시주 (詩酒)의 행사를 가졌다. 그 같은 기록들이 조선말기 한양의 연중행사를 기록한 열양세시기,조선말기의 동국세시기에 기록되어 있다. 국화축제가 열리는 이 계절에 향기로운 국화주로 가을의 정취를 맛보고 우리의 전통적인 경로사상을 일깨웠으면 한다.
    Munhwa ☜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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