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재벌가 인사이드

17 창업주는 이혼 안했는데 3-4세는 줄줄이 이혼

浮萍草 2014. 10. 15. 12:44
    재벌가에는 '온달장군'도 '신데렐라'도 없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남편 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조선DB
    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15년간 함께한 남편(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을 상대로 최근 이혼조정 및 친권자 지정 신청을 수원지방법원에 내면서 재벌가의‘온달장군’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시켰다. 사실 임 부사장과 부진씨의 결혼은 1999년 최대의 화제였다. 당시 임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평범한 사원이었고 부진씨는 국내 최대 재벌 총수의 장녀로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신부감이었다. 언론은 부진씨의 신랑에 초점을 맞추고 ‘그가 누군가’를 집중 취재했었다. 대단한 집안이거나 학벌을 갖췄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우재씨는 그야말로 평범한 집안에 유학을 다녀 오지도 않고 학부(단국대)만 나왔다. 삼성그룹 공채 출신이긴 했어도 주요 계열사의 보직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모두 의아했다. 어떻게 이런 결혼이 이뤄질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도 가졌다. 들려오는 얘기는 부진씨가 우재씨를 끔찍히 좋아해 이건희 회장 부부도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허락했다는 ‘감동의 러브 스토리’ 뿐이었다. 결혼 후 삼성그룹측은 우재씨를 미국으로 유학시켜 MIT대학에서 MBA과정을 이수시키는 등 스펙을 갖추도록 배려했다.
    우재씨 역시 이에 부응해 공부를 열심히 했고 귀국 뒤에는 차분히 경영수업을 받는 것으로 비쳐졌다. 한때 두 부부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재계에 나돌았으나 2011년 삼성전기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이런 소문을 잠재웠다. 그러다 지난해 말 정기 인사에서 부진씨의 동생인 이서현씨의 남편(김재열씨)이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는데 우재씨가 승진에서 누락되면서 부부 전선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들이 그룹 주변에서 돌았다. 삼성가에 정통한 인사는"이미 지난해부터 별거를 시작했고 이혼 준비를 했다"고 필자에게 전했다. 이건희 회장의 최근 건강과 무관하게 이혼하려고 했던 것이라는 주장이다. 부진씨가 이혼을 결심하면서‘평강공주’와‘온달장군’ 같은 감동의 러브 스토리도 막을 내리게 됐다. 지난 6월 현대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셋째딸 윤이씨가 현대 하이스코 신성재 대표이사와의 이혼한 것도 삼성가 만큼이나 많은 뒷말을 남기고 있다. 신성재 사장 역시 통혼과는 거리가 먼 결혼이었다. 신 사장의 부친은 충청도에서 현대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조그만 회사(삼우)를 경영하는 그야말로 중소기업 오너였다. 신 사장은 미국 페퍼다인대학에서 MBA를 받는 등 유학을 마쳤지만 다른 사위에 비해 집안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었다. 이 두사람이 결혼할 때도 ‘러브스토리’가 화제였다. 그러나 현대그룹 정주영 창업주 자체가 자식들의 결혼에 그렇게 관여하지 않았듯이‘가풍’이 자유연애를 허락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정몽구 회장의 셋째딸인 정윤이 해비치호텔 앤드 리조트 전무와 남편인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조선DB
    신 사장이 현대차 그룹의 사위가 되면서 부친이 운영하던 회사는 날개를 달았다. 아주 작은 납품업체에서 주력 협력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매출이 9063억원에 이를만큼 삼우의 위상은 신사장의 현대차그룹 사위에 걸맞게 지대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현대하이스코의 주력 업종인‘냉열부문’이 현대제철로 옮겨지면서 신사장이 맡고 있는 회사의 매출이 갑자기 축소됐다. 이때 그룹 측은 사업부분의 일관성을 위해 현대제철로 옮겼다고 설명했지만 그 이유가 궁금했었다. 올 초 윤이씨가 신 사장을 상대로 법원에 이혼조정 신청을 낸 것이 알려지면서 그 궁금증이 풀렸다. 부부간의 애정전선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사업상으로도 정리를 시도했다는 해석이다. 이로써 현대차 그룹에서 승승장구하던 신 사장의 신상에도 상당한 변화를 부르고 있다. 평범한 가정에서 재벌가 사위로 수직 상승했던 신분(현대하이스코 대표이사)과 집안에서 운영하는 삼우에 어떤 변화가 올지 또 다른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SK그룹 최종현 회장의 외동딸 기원씨의 결혼을 놓고도 말들이 많았다. 최 회장은 생전에 입버릇 처럼‘자기 사위는 사원들중에서 고르겠다’고 말하고 다녔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 회장은 사윗감으로 당시 선경정보통신시스템 차장으로 있던 김준일씨를 선택, 결혼시켰다..
    준일씨 집안도 재벌가나 명망가가 아닌 평범한 곳이었다. 그래서 회사 친구들은 ‘봉’잡았다는 식으로 준일씨를 부러워했다. 평범한 사원에서 그룹 오너의 사위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부부의 결혼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들 부부의 파혼을 놓고 역시 재벌가 사위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는 얘기들이 돌았다.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과 전 부인인 탤런트
    고현정./조선DB
    재벌가의 ‘온달장군’은 역시 소설이나 드라마에 있는 것이지 현실과는 맞지 않음이 이번 이부진씨의 이혼 으로 다시 증명해 줬다. 재벌가의 ‘온달장군’이 없는 것 처럼 ‘신데렐라’도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신세계 백화점 그룹의 사실상 후계자인 정용진씨가 톱 탤런트였던 고현정씨와 결혼할 때 모두 예비재벌 총수와 연예인의 환상의 조합으로 그리며 그녀를 신데렐라로 비유했다. 그러나 그녀의 결혼은 10년을 넘기지 못하고 막을 내리고 말았다. 고현정씨는 자기가 낳은 1남1녀의 친권도 정용진씨에게 양보해야 했다. 재벌가 2세와 3세 총수 들 중에 평범한 집안 출신의 여자와 결혼한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평범하다고 하는 집안이라도 중견그룹 오너나 의사, 변호사, 또는 고위 관료 집안 여식들이다. 우연히 만났는데 알고 보니 재벌가 아들이라는 식의 얘기는 드라마에 불과할 따름이다. 재벌가의 결혼은 대부분 ‘통혼’에 의해 이뤄진다. 미리 집안끼리 사돈을 맺기로 내락을 한 뒤 자녀들이 결혼할 나이가 되면 자연스럽게 만남을 갖도록 해 둘이 좋다고 하면 혼례를 치르는 식이다. 유학중 만났다는 얘기들도 따지고 보면 같은 대학에 유학을 보내 서로 사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서로 비슷한 집안에서 자라야 가풍 등을 익힐 수 있고, 혹시나 있을 재산 분쟁 등을 대비하기 위한 포석 이기도 하다. 통혼이 많아지면서 3세와 4세에 오면서 이혼도 많아지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창업주 세대는 ‘재벌총수는 이혼하지 않는다’는 불문율 같은 등식이 있었다. 이혼한 총수 회사는 거의 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문율’도 3세에 이르러서 깨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후계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이혼했고 신세계 그룹 역시 정용진 부회장이 이혼 후 재혼한 상태다. 부부 관계는 두사람만이 진실을 알 수 있다. 재벌 집안 역시 부부관계 만큼은 일반인의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Premium Chosun        홍성추 재벌평론가 sch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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