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재벌가 인사이드

16 아버지 재벌이 재산 갖고 싸우면 아들 재벌도 따라한다

浮萍草 2014. 10. 8. 10:37
    반 가정도 가족관계가 복잡하면 말썽이 끊이지 않는데 재벌 집안은 어떨까.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이복 형제들이 많은 집안은 재산을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는가 하면 심지어 회사가 패망하는 경우도 있다. 
    창업주나 2세 경영인이 본부인과 이혼하고 딴 살림을 차렸을 경우 거의 대부분 경영권 분쟁을 치른다. 
    첩한테 자식이 있는 경우도 유산을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서자들이 상속재산에 대한 소를 제기, 법정 공방을 벌인 곳은 수 없이 많다. 
    지금은 경영권을 잃었지만 동아그룹 최원석 회장을 상대로 이복 자매들이 소를 제기한 적이 있다. 
    파라다이스그룹 전필립 회장을 상대로 이복 자매들이 재산분할 소송을 낸 적도 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아버지인 이맹희씨를 상대로 이재현 회장의 이복 동생이 친자확인 소송과 양육비 청구소송이 있었다.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회장의 여식들이 유족들을 상대로 친자확인 소송과 재산분할 소송을 한적이 있다. 
    정몽구 회장을 비롯 자식들이 거액을 마련 무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경우는 금전적 보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지만 경영권을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일 때는 싸움이 치열해지는 것은 물론 심지어 그룹 존립까지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 (左)전필립 파라다이스 그룹 회장.▲ (右)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왼쪽)과 강문석 수석무역 부회장.

    특히 후처의 입김이 센 곳은 본부인 자식들과 심한 갈등을 겪는다.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 가족의 갈등이 대표적인 예다. 강 회장은 본부인과 사이에 장남인 의석씨와 문석씨를 뒀고 둘째 부인 사이에 2남2녀를 뒀다. 장남인 의석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처음부터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 차남 문석씨가 사실상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며 그룹 대권을 물려 받을 것으로 재계에 비쳐졌다. 그러나 강 회장은 차남에게 모기업을 물려주는 것을 원치 않았다. 회장이 후계자로 지명한 사람은 둘째 부인의 소생인 4남 정석씨였다. 강 회장은 최근 자신의 지분 전량을 4남에게 물려주는 것으로 후계구도를 마무리 지었다. 차남은 계열사인 수석무역을 주고 정리를 끝냈다. 강 회장 부자간의 갈등은 한동안 세간의 관심을 끌었으나 결국 둘째 부인한테서 태어난 아들의 손을 들고 만 것이다. 대한전선 창업주인 설경동 회장은 후처 아들인 3남 설원량 회장에게 경영대권을 물려줬다. 이때 장·차남과의 갈등이 외부로 비쳐지기도 했다. 설원량 회장은 그룹을 잘 이끌어 내실있는 경영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았다. 설 회장이 지난 2004년 갑자기 뇌출혈로 사망하면서 그룹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약관인 3세 경영인 설윤석 부회장이 고군 분투했으나 경영 상태가 나아지지 않아 최근 그가 대주주의 자격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이로써 대한전선 그룹은 58년간의 설씨 가문에서 막을 내리고 말았다. 한일합섬으로 유명했던 한일 그룹도 모기업은 장남인 김중원씨가 물려 받았으나 한효건설과 서울 다동의 사옥 등은 이복 동생에게 돌아가 재계에 말이 많았다. 알짜기업과 부동산을 이복동생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모기업도 한효건설도 모두 주인이 바뀌고 말았다. 자식들이 공부를 잘 한 집안도 싸움이 잦은 편이다. 국내 재벌 집안중 자식 농사를 잘 지은 집으로 유명했던 기업이 아남그룹과 금호아시아나 그룹, 두산 그룹, 대성 그룹 등이다. 자식들이 세칭 일류대학을 모두 나와 한때 다른 재벌 집안으로부터 부러움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창업주가 타계하고 후손들이 치열한 재산싸움을 벌여 빈축을 샀다. 특히 두산그룹인 경우 2남인 박용오 전 회장이 가족들로부터 파문을 당하는 수모를 겪은 끝에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금호아시아나 그룹과 대성그룹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창업주가 생전에 재산을 정리하지 않고 돌아갔을 때 분쟁이 일어난다. 대표적인 예가 한화그룹 김승연·호연 형제 싸움이다. 이 싸움이 원인이 돼 김승연 회장은 구속되는 비운을 맛보기도 했다. 동생인 김호연씨가 ‘빙그레’를 분가해 나와 정리됐지만 1990년대 초반 이들 형제들의 싸움은 많은 이슈를 만들어 냈었다. 3세와 4세로 이어지면서 재산싸움이 잦아지는 경우도 많다. 이번 금호그룹 형제의 난도 따지고 보면 3세들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비롯됐다고 그룹에 정통한 인사는 얘기한다. 즉 박삼구 회장의 아들 박세창 고 박정구 회장 아들 박철완,박찬구 회장 아들 박준경씨 등이 경영에 본격 합류하면서 이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금호그룹의 후계자들. 왼쪽부터 박세창 금호타이어 상무,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상무.

    금호그룹 창업주는 생전에 5남3녀를 두었다. 막내인 종구씨만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4남은 모두 경영에 참여했다. 장남인 박성용 회장이 2대 회장직을 유지하다가 65세가 되면서 둘째인 박정구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65세가 되면 3남으로 넘어가게 돼 있었는데 박정구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3남인 박삼구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 받았다. 이들 4형제는 공교롭게도 외동아들을 두었다. 자연스럽게 회사 경영에 합류했다. 장손인 재영씨는 경영권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가 버렸다. 나머지 4촌 3명이 경영에 참여했는데 지난 09년 대우건설 문제가 발생하면서 삼구 찬구 회장간의 갈등이 불거졌다. 정구 회장의 아들은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 밑으로 가면서 박삼구 회장 가족과 정구 찬구 회장 가족간의 갈등으로 비화됐다. 현재 박삼구 회장 아들인 세창씨는 금호타이어 상무,정구 회장 아들 철완씨는 석유화학 상무,찬구 회장 아들 준경씨도 석유화학 상무로 재직중이다. 형제의 난이라고 비쳐진 것도 따지고 보면 3세들 간의 갈등이 한 원인이 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두산의 박용오 회장이 형제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을 피운것도 결국 자식인 경원씨의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비롯됐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안다. 선대에서 분쟁을 벌인 집안은 후대에도 재산분쟁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그룹 창업주 박인천 회장도 동생과의 갈등을 빚은 적이 있다. 금호타이어 전신인 삼양타이어를 갖고 동생이 분가하면서 마무리 됐지만 많은 뒷말을 남겼었다. 그 뒤 현재 2세에 이르러 고소 고발전이 난무하고 있다. 효성그룹도 창업주인 조홍제 회장이 돌아가시고 조석래 회장 형제간 갈등이 노출됐었다. 각기 사업부분을 분사해 정리 됐지만 지금도 앙금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조석래 회장 둘째 아들이 형제들과 분쟁을 어어가고 있다. 이처럼 재벌가들은 창업 형제들간 싸움에 이어 2세와 3세로 이어지면서 지리한 재산싸움을 벌이고 있다. ’재벌총수’라는 ‘왕권’을 누가 차지하느냐를 놓고 피붙이간 골육상쟁을 벌이는 것이다. 이들의 싸움을 지켜보는 일반인들의 눈으로는 잘 이해 할 수없는 부분도 있다.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나왔는데 무엇이 모자라서 싸우는가 하는 의구심이다. ’ 경영권’을 기업논리가 아닌‘권력’으로 생각,부모와 형제도 상관없이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Premium Chosun        홍성추 재벌평론가 sch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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