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남성의학자의성(性)스러운이야기

22 50대 부인이 70대 남편에게 비아그라 3알 먹였더니

浮萍草 2014. 9. 30. 09:43
    70대 초반의 건강한 노신사가 50대 초반의 여성과 재혼하였다. 
    노신사는 3년전 상처 후 성관계를 한번도 가져보지 못했다. 
    하지만 평소 건강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내심 자신의 남성기능에 불안감도 있었지만 자신의 건강을 믿고 새 부인을 친구 삼아 노후를 즐겁게 보내기 위해 결혼하였다.
    그러나 수개월이 지나도록 성관계가 원만하지 않자 어느 날 부인이 저녁 식사 후 맥주를 마시자며 남편 몰래 맥주 한잔에 비아그라를 한알 넣어 권했는데 30분이 
    지나도록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 새 잔에 한알 넣어 건배하고 기다려도 소식이 없어 3번째 잔에 또 한알 넣어 건배하였더니 이번에는 예상치 않았던 일이 벌어졌다. 
    식탁에 앉아 있던 남편이 갑자기 힘없이 아래로 쓰러지면서 의식불명이 된 것이다. 
    119 구급대를 부르고 병원 응급실을 경유해 중환자실에 입원 치료하여 다행히 회생하였고 자초지종을 조사하여 사고의 경위가 밝혀졌다.
    1998년 비아그라가 미국에서 처음 시판되었을 때 당뇨병,고혈압,심장병 환자들이 복용 후 급사한 사례가 보고됨에 따라 이 같은 질병을 갖고 있는 발기장애자는 
    물론 일반인들까지 복용은 해보고 싶으나 죽을 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사용을 주저한 때가 있었다. 
    그 후 많은 임상경험이 축적되었음에도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한다고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의 심뇌혈관계 부작용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어떠한 증거도 
    보고되지 않았다(표). 
    그래서 세계보건기구는 비아그라를 비롯한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가 매우 효과적이고 안전하므로 발기부전치료를 위한 일차 치료법으로 추천하고 있다.

    비아그라가 처음 시판되었을 때 복용 후 급사한 사람들은 비아그라 때문에 사망한 것이 아니었다. 심장기능이 성적 흥분을 이겨낼 수 없을 정도로 나쁜 상태여서 성관계를 해서는 안될 사람이었는데 비아그라 복용으로 발기가 되어 성관계를 시도했다. 그러다가 심장에 과부하가 걸려 급사한 것인데“비라그라 때문에 사망했다”고 비아그라가 억울하게 누명을 쓴 것이다.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를 절대 복용해서 안되는 금기증의 대상은 관상동맥질환(협심증,심근경색증)으로 질산염제제를 복용하는 환자이다. 질산염을 복용하면 수축기 혈압이 약 15 mmHg까지 떨어지며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하면 역시 수축기 혈압이 15 mmHg 까지 떨어지므로 두 가지 약을 병용하면 30 mmHg 떨어뜨릴 수 있다 (그림).

    평상시 수축기 혈압이 110 mmHg인 정상혈압의 사람이라도 병용하면 80 mmHg까지 떨어져 쇼크로 급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같은 논리로 평상시 혈압이90/50 mmHg로 저혈압인 사람은 비아그라만 복용해도 쇼크 사망할 수 있다. 가끔 환자들이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해도 효과가 없다고 찾아오는데 어디에서 약을 처방받은지 물어보면 친구로부터 선물로 받았다고 한다. 환자가 질산염 제제를 복용 중인데 친구가 선물하여 황천길 문턱까지 갔다가 돌아온 셈인데 친구는 물론 환자도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다.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는 현재 6가지 종류가 수십가지 상품명으로 시판되고 있지만 약리작용이 같으므로 한가지 약에 효과가 없으면 다른 약을 복용하더라도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약이 시판되기 전 임상시험을 거쳐 최소한의 부작용을 나타내면서 최고의 약효를 보이는 최대용량이 어디까지인지 찾아내어 최대 허용량이 결정되어 시판된다. 예를 들면 비아그라는 100mg이 최대 허용량인데 더 이상 복용하면 약효는 별로 증가하지 않으면서 부작용은 크게 증가한다. 앞서 구급차에 실려간 노신사도 300mg을 복용하여 저혈압 쇼크에 빠져 의식을 잃은 것이다. 최근에는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나필이 정품보다 5배 가량 더 들어있는 일명 ‘황금 비아그라’가 국내에 불법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황금 비아그라’는 표면이 황금색으로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과다복용(500mg)으로 심혈관계 부작용을 일으켜 사망할 수도 있는데 암거래로 사 먹는다니 무지와 안전불감증의 극치가 아닌가 싶다.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는 피임약 다음으로 성혁명을 일으킨 명약이지만 오남용하면 큰일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
    Premium Chosun ☜       김세철 명지병원장 saeckim@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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