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100세 시대 은퇴대사전'

20 인생을 다채롭게 해주는 5가지 은퇴 방식

浮萍草 2014. 9. 18. 09:24
    국인은 일과 직업에 대한 강박관념이 너무 강하다. 그래서 일터에서 가능하면 오랫동안 일하다가 정년퇴직을 맞이하길 원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정년을 맞이하거나 자의 반 타의 반 회사에서 물러나면 대책이 없는 답답한 노후생활이 시작된다. 어디 취직할 곳도 마땅치 않고 뚜렷한 취미·여가 생활도 없어서 등산이나 친구 만나는 일로 소일하기 쉽다. 그러나 이미 은퇴설계가 잘 보급되어 있는 외국에서는 은퇴 후의 생활도 구체적으로 잘 준비되어 있을 뿐 아니라 은퇴 방법마저 다양하다. 참고로 할 만한 은퇴전략들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① 완전한 은퇴(full-retirement)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은퇴 방법이다. 한두 개의 직장에서 고위직으로 승진해서 정년퇴직 연령까지 일한 다음 후배 직원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직장에서 물러나는 경우다. 많은 기업이 완전한 은퇴를 한 임원들에게는 수년간의 자문역,고문역을 맡기면서 상당한 수준의 급여와 사무실을 제공하기도 한다. 직장인들이 가장 꿈꾸는 은퇴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완전한 은퇴에도 약점이 많다. 우선 자신이 원하지 않은 일을 일생 동안 계속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릴 때 꿈,가장 재미있는 일,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보람된 일 등이 많지만 오랜 세월 동안 직장 중심의 일을 해야 한다. 오히려 완전한 은퇴를 할 수 있는 사람 중 상당수는 조기 은퇴나 절반 은퇴를 꿈꾼다. 하지만 용기가 부족하거나 지식이 부족한 경우 완전한 은퇴 외의 방식을 선택하지 못한다. ② 절반만 은퇴하기(semi-retirement)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년퇴직까지 쉴 새 없이 일하다가 갑작스럽게 은퇴를 맞이한다. 하지만 자기주도형 생활 스타일을 추구하는 일부 사람들은 스스로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은퇴 후의 삶을 대비하는 절반 은퇴하기 기법을 선택한다.
    현역 시절 근로시간을 절반 정도 줄이고 다음 단계의 삶을 준비하는 방법이다. 1주일에 3일만 근무한다든지, 1년 중 6개월만 근무하는 식으로 근로시간을 자발적으로 줄인다. 일하지 않는 시간 동안에는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만드는 하고 싶은 일을 추구한다. 대학을 다시 다닌다든지 여행이나 자원봉사, 취미·여가 생활에 전념한다. 수년간 절반 은퇴한 생활을 거친 후 본격적으로 은퇴생활을 시작한다. 주로 중소기업 창업주나 자영업자 가운데 자신이 경영에 완전히 손을 떼기 어려운 상황에서 선택하게 된다. 또 건강이 악화되어 직장생활에 전념할 수 없는 경우에 많이 사용하는 기법이다. 절반 은퇴하기의 반대말은 완전한 은퇴(full-retirement)이다. 미국에서 절반의 은퇴기법이 유행하게 된 배경에는 완전한 은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③ 점진적 은퇴하기(phased retirement)
    서서히 은퇴를 준비하기 위해 경제활동이나 근로생활을 줄이는 은퇴준비 기법을 말한다. 서울에서 현재 대기업 부장으로 일하는 김 모(45세) 씨의 사례를 살펴보자. 김 씨는 10여 년밖에 남지 않은 은퇴생활을 대비하여 내년에 대전에 위치한 중소기업으로 직장을 옮길 계획이다. 비록 급여나 복리후생은 박하겠지만, 고향으로의 은퇴를 대비하면서 좀 더 마음 편한 생활을 하고 싶다는 판단에서다. 김 부장의 자녀들도 서울보다는 대전에서 학교를 다니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런 김 부장의 설계가 대표적인 점진적 은퇴 기법이다. 수년 전 미국에서는 한창 잘나가는 직장인들이 40∼50대에 중소도시로 이동하여 교사,비영리단체 직원,중소기업 직원으로 생활하는 방법이 한때 유행했다. 느리게 살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좀 더 행복을 지향하는 태도가 이러한 은퇴설계를 만들어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정부기관과 공공기관들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가족과 함께 삶의 터전을 지방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유형이 바로 점진적 은퇴하기를 선택한 사람들이다. 조기 은퇴하기(젊을 때 은퇴하기, early retirement)
    사람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 때 행복감을 느낀다.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해 지금 가진 좋은 직장에서 과감히 은퇴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유형을 ‘조기 은퇴’라고 부른다. 조기 은퇴를 하는 유형은 은퇴자금의 마련 여부와 무관하다. 노후자금이 충분하니까 일찍 은퇴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조기 은퇴를 하는 것이다. 필자가 알고 있는 한 기업인은 2000년대 초반 벤처투자로 큰돈을 벌었다. 그는 40대 초반에 갑자기 은퇴를 선언한 뒤 필리핀의 휴양지로 주거를 옮기고 자녀들도 필리핀 국제학교로 전학을 갔다. 다들 부러워했고 이민을 축하해줬다. 처음 몇 년간은 1년에 한 번씩 한국에 들어와 여유로운 필리핀 생활을 자랑하며 즐겁게 지냈다. 매일 골프를 치며 하인들이 3명이나 있다는 이야기를 그의 친구들은 황홀한 표정으로 듣곤 했다. 그런데 5년쯤 지나서 그가 갑자기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매일같이 이어지는 골프와 바비큐 파티, 그 모임에 참가하는 현지 주민들과의 아무 의미 없는 교류가 한계점에 이른 탓이었다. 조기 은퇴의 목적은 결코 휴식을 취하기 위한 것이 아닌데도 이 기업인은 휴식만을 추구함으로써 인생의 귀한 시기를 낭비한 꼴이 되고 말았다. 조기 은퇴는 가능하면 자신이 하고 싶은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내리는 결정이 되어야 한다. ⑤ 수시로 은퇴하기
    최근 선진국에서 유행하는 기법으로 취업과 은퇴를 반복하는 생활 스타일이다. 직장에서 돈 버는 일을 하다가 수시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저술, 봉사, 취미·여가, 종교활동 등)이 생기면 직장을 잠시 떠나는 은퇴 스타일을 말한다. 이 같은 은퇴생활을 하려면 아무래도 설계사, 분석가, 컨설턴트, 회계사, 변호사, 의사 같은 자유 직업인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일반인은 사실상 따라 하기가 불가능한 은퇴기법이다. 우리나라 은퇴자들의 관심은 ‘돈 문제’와 ‘노후 일자리’에 집중되어 있다. 모두 여의치 않은 노후자금을 걱정하면서 용돈이라도 벌기 위해 좀 더 일하고 싶어 한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 일찍 은퇴하거나 서서히 은퇴하는 진취적인 자세를 지닌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고도성장기를 살아오면서 직장에서 휴일도 없이 밤낮으로 일해 온 중·장년들은 직장을 떠난 삶을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선진국 스타일의 은퇴 문화가 발전하기 힘들다. 앞에서 설명한 다양한 은퇴 방법이란 노후자금을 잘 마련해야 가능하다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삶의 목표가 명확해야 선택할 수 있다. 앞으로 풍요보다는 행복을 지향하는 은퇴 문화가 확산되면 은퇴 방법도 그만큼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Premium Chosun        송양민 가천대 보건대학원장 ymsong@gachon.ac.kr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