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100세 시대 은퇴대사전'

15 신혼부부보다 더 높은 황혼부부 이혼율

浮萍草 2014. 8. 7. 10:20
    혼생활을 하다 보면 부부간에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 
    그때마다 대화를 통해 갈등을 푸는 것이 좋으나 그렇지 못하면 결국 이혼으로 끝나게 된다. 
    이른바 ‘황혼이혼’이다. 
    자녀들의 교육과 결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여성들이 조용히 참고 있다가 남자들이 정년을 맞아 은퇴하는 나이가 되면 가차 없이 이별을 통보하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아마 일차적인 책임은 남편 쪽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가정일을 결정하고 평생 안방에만 누운 채 가사 일을 도우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혼이혼은 부부 양쪽에 다 도움이 안 되는 결정이라는 점에서, 이혼도장을 찍기 전에 가정회복을 위한 노력을 다시 한 번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ㆍ황혼이혼 덜컥 했다가 쪽박찬다
    중·장년 이혼과 황혼이혼이 크게 늘어나면서 지난해 이혼통계(2013년 사법연감)에서 20년 넘게 결혼 생활을 한 중·노년층의 이혼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함과 동시에 결혼기간 0∼4년의 신혼부부들의 이혼비율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혼통계를 나이대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이혼한 부부는 모두 11만 4316쌍이었고 이 가운데 20년 넘게 살다가 갈라선 중·노년층 이혼부부는 3만 234쌍으로 전체의 26.4%를 차지했다. 특히 30년 이상 함께 살다 헤어진 황혼이혼 건수가 무려 8600쌍에 달했다. 아래 그림처럼 중·노년층 이혼 비율은 2008년 2만 6942건(23.1%) 2009년 2만 8261건(22.8%) 2010년 2만 7823건(23.8%) 2011년 2만 8299건(24.8%) 등으로 지속 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그동안 이혼 부부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여 왔던 4년 이하 신혼이혼 비율(2만 8204건 24.7%)은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중‧노년층 이혼이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나는 배경에는 우리 사회의 결혼관이 크게 바뀐 점 그리고 고령화 현상으로 부부가 함께 생활해야 하는 기간이 크게 늘어 났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남녀가 20대 중반에 결혼한 후 30∼40년간 함께 살아왔으나 수명 100세 시대에서는 함께 사는 기간이 50∼60년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노후기간이 이처럼 길어져 보기 싫은 배우자와 얼굴을 서로 보며 산다는 것은 큰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노년의 큰 고통이 되고 취미·여가 생활을 자유롭게 하는데도 어려움이 생긴다. 자녀들 보기에 민망하더라도 이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ㆍ황혼이혼은 빈곤으로 가는 지름길
    나이에 관계없이 이혼을 하면 재산분할이 뒤따른다. 과거에는 남자들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배우자에게 위자료를 쥐꼬리만큼 주었으나 시대가 변한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최근 법원은 이혼소송에서 재산 분할을 할 때 아내가 결혼생활기간 동안 기여한 가사노동(家事勞動)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결혼생활 기간 중에 형성된 재산의 30~50%를 나눠주도록 판정하고 있다. 예전에 비해 이혼위자료를 많이 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혼을 할 때 여자 홀로 30년 정도 생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위자료를 넉넉하게 받을 수 있는 가정은 그렇게 많지 않다. 우리나라 도시가구의 보유재산 규모는 대략 2억~3억 원 수준이다. 이 때문에 노후준비가 빠듯한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경우 중·장년 부부가 갈라서게 되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노년 빈곤으로의 추락이다. 국민연금을 30년 정도 부은 직장인이 정년퇴직 후 받을 수 있는 연금은 100만∼120만 원 수준이다. 이것을 2개로 쪼개봐야 노후생활을 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중·장년들의 이혼은 경제적으로 절대 도움이 되는 결정이 아니다. 부부 갈등은 대화로서 풀어나가야지 결코 황혼이혼으로 풀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혼하기 전에 필요한 남편의 재산 파악 만약 이혼이 불가피하다면 여성 입장에선 남편의 재산을 잘 파악해놓아야 한다. 필자가 잘 아는 어느 의사는 아내와 이혼을 하기 전에 보유재산을 대부분 부모와 형제들 이름으로 옮겨놓거나 숨겨놓아 위자료를 거의 주지 않았다. 이를 뒤늦게 발견한 아내가 나중에 남편에게 화를 냈지만,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부부의 재산형성 과정에서 아내가 기여한 것이 있다면 미리 부부 공동명의로 등기를 해두거나 자신의 금융계좌에 넣어두는 것이 노후를 안전히 지키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아파트와 토지를 공공소유로 해두는 것이다. 남편으로부터 ‘이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부부생활을 하는 것이냐’는 비난이 있을 수 있지만 노후를 비참하게 사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하겠다. 이혼소송에서 변호사를 고용할 수 있으나 대부분 이미 노출된 재산을 가지고 법적으로 협상하는 것이다. 이혼소송 기간이 길어지면 변호사의 수입만 늘어날 뿐 자신의 노후 주머니가 불룩해지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남편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이혼을 할 경우 여성은 위자료 청구 이외에 재산분할을 요구할 수 있다. 재산분할이란 결혼기간 중 축적한 재산을 서로 나누어 갖는 것을 말한다. 원래 재산분할은 당사자끼리 협의 아래 이루어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협의가 되지 않거나 협의할 수 없는 상황일 때는 가정법원이 중재한다. 이혼 관련 세법에 따르면, 부동산 등 양도소득세 대상이 되는 자산을 위자료로 받으면 양도소득세가 과세된다. 그러나 재산분할로 자산을 나누어 가지면 이는 이혼한 한쪽의 재산에 해당하므로 양도와는 관련이 없기 때문에 세금을 내지 않는다.
    Premium Chosun        송양민 가천대 보건대학원장 ymsong@gach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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