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100세 시대 은퇴대사전'

12 베이비부머 은퇴로 주식-부동산 시장 붕괴될까?

浮萍草 2014. 7. 19. 12:00
    해 들어 아파트 가격이 소폭의 오름세로 돌아서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에 점차 온기가 돌고 있는 듯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은 5년 가까이 크게 얼어붙어 있었다. 작년부터 주식시장이 단계적으로 반등하더니 이제 부동산시장이 조금씩 움직이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특히 아파트 가격)은 아직 2008년 고점 대비 20~30% 가까이 떨어져 있어 본격 적인 회복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이른 듯하다. 국내 부동산 가격이 약세에 빠져 있을 때 그 이유의 하나로 등장했던 것이 베이비붐 세대의 ‘집단 은퇴’였다. 은퇴시기에 접어든 베이비부머들이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집단적으로 집을 팔아치우면 매물을 받아줄 인구집단이 적어서 부동산가격이 장기적으로 하락세에 들어설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부동산 대폭락’을 예언한 책들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기도 했다. 그 향방이 어떻게 될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필자가 보기엔 부동산 시장의 대폭락설(說)은 상당히 과장 되어 있는 것 같다. 주식시장의 회복이 좋은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될 것이다. 일부 전문가의 예언처럼, 충격이 정말 크다면 앞으로 10년간은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은 아예 쳐다보지 않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소나기가 쏟아지는 데 양복 입고 밖에 나가는 것은 멍청한 짓이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자산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점에서 섣부른 예언은 금물이라 하겠다. 또 이런 불확실한 예언을 믿고 집과 보유주식을 마구 팔아치우는 것은 현명한 행동이 아니다. 자산시장 폭락 예언이 그렇게 중요한 연구주제라면,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학자들이 모두 달려들어야 할 사안이다. 하지만 경제학계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자산시장의 향방을 다룬 논문은 별로 없는 상태다. 예측이 불가능한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경제학자가 예언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꼴이 되기 때문 이다. 그래도 베이비붐 세대가 보유 부동산과 주식을 한꺼번에 팔아치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놓고 많은 수의 전문가들이 갑론을박의 논쟁을 벌여왔다. 논쟁의 주역들은 오랫동안 자산시장에 몸을 담가온 경제 분석가와 시장 애널리스트들이었다. 이들의 논쟁을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부동산과 주식시장 구별 없이 모두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이다. 시장에선 이를 ‘자산시장 붕괴 가설(asset meltdown hypothesis)’이라 부르고 있다. 붕괴(meltdown)라는 말은, 그냥 하락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홍수에 큰 둑이 무너져 내리는 것처럼 주저앉는다는 뜻이다. 이런 가설을 주장하는 경제분석가 해리 덴트(Harry Dent)는 그의 저서'버블 붐(Bubble Boom)'에서"인구통계학적으로 볼 때 미국 증시는 2010년 후반부터 폭락세로 돌아서 2022년까지 깊은 침체국면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언한다. 주식을 파는 사람은 늘어나는데 비해 매물을 사줘야 할 젊은이 숫자는 줄어들기 때문에 결국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심지어 2010년 이후 나타날 주가하락이 1930년대 세계대공황 당시의 주가하락폭(10년간에 걸쳐 주가가 약 90% 하락함)보다 더 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주식시장이 부동산시장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인구 감소의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해리 덴트의 예언을 들으면, 주식시장이 훨씬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자산붕괴 가설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첫째 시장붕괴론이 과장되었다는 주장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한꺼번에 은퇴하는 게 아니라 10~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은퇴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이나 주식을 한꺼번에 매각할 이유가 없을 것이고 시장이 위기를 맞을 가능성은 낮아진다. 둘째,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신흥 경제대국의 부상이다. 이들 경제대국들은 수출로 벌어들인 막대한 외환보유고(外換保有高)를 발판으로 삼아 최근 선진국 기업들과 부동산을 지속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현재 외환보유고가 4조 달러를 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매년 사들이는 유가증권과 부동산 물건이 천문학적인 규모에 달하고 있다. 셋째, 재산 상속에 따른 시장 자율조정 기능이다. 세계 어느 나라든지 부모가 젊어서 축적한 금융자산(예금,펀드,주식)은 대부분 팔아서 쓰지만 주택의 경우 자식에게 물려주고 가는 사례가 아직 더 많다. 특히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을 보면, 재산을 자식들에게 상속시키고 싶어 하는 부모들의 의지가 매우 강하다. 매물로 나올 주택 물량이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은 지나치게 비관적인 시각이라 하겠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그리고 인구감소 현상은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에 큰 영향을 안겨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영향은 장기적으로 분산해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경제위기로 연결되지는 않을 듯하다.
    Premium Chosun        송양민 가천대 보건대학원장 ymsong@gach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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