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남성의학자의성(性)스러운이야기

13 노인들이 성관계 후 "쾌감이 영 없다"고 불평하는 이유

浮萍草 2014. 5. 27. 08:47
    자가 어릴 적에는 저녁식사는 모든 식구가 둥근 밥상에 둘러 앉아 함께 하였다. 
    간혹 국이 내가 앉은 건너편에 있을 때 내 앞으로 가져 오려고 국 그릇을 들면 너무 뜨거워 금방 내려놓게 된다. 
    이때 할아버지나 할머니는 그렇게도 뜨거운 국 그릇을 서둘지도 않고 여유 있게 내 앞에 가져다 주셨기에 할아버지 할머니의 지극한 손자 사랑에 깊은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 감각은 손자가 느끼는 것만큼 뜨겁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피부감각은 노화와 함께 감수성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서 미세감각이 가장 떨어지는 곳은 발뒤꿈치이고 그 다음이 음경 귀두부 앞부분이다. 
    음경 귀두부는 통증, 온도변화, 접촉 등의 자극을 받아도 어느 부위에 자극이 가해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반면 포경수술을 할 때 제거되는 포피에는 음경의 미세한 접촉을 감지하는 소체수용체가 풍부하게 있어 감각이 무딘 귀두부를 덮어 보호해주고 있다. 
    뜨거운 난로에 접근할 때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사람은 포경수술을 한 사람보다 뒤로 먼저 물러나는 것은 감각세포가 풍부한 포피가 있어 뜨거움을 먼저 알아차리기 
    때문이다. 
    요도에 이물질을 집어넣는 성도착증 환자가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사람보다 포경수술을 한 사람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것은 감각이 아주 예민한 포피는 감각이 무딘 귀두를 호완하여 성적 쾌감에 관여하는데 포경수술로 포피가 없어지면 성적 쾌감을 증대하려고 성도착증이 더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노화와 함께 피부감각이 무디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성호르몬 감소이다. 
    남성호르몬은 피부가 감각을 느끼도록 하는 감수성과 말초신경에서 느끼는 감각을 중추신경계로 전달하는 신경회로의 감수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노화와 함께 남성호르몬 감소로 피부감각이 무디어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많은 노인들이 성관계를 해도 ‘쾌감이 영 없다’고 불평한다. 이것은 노화와 함께 신체 어느 부위에서든 피부 감각이 무디어지겠지만 음경 귀두부의 감각 저하는 특히 
    심하다.

    표는 손가락과 음경에 미세한 진동자극을 가했을 때 자극을 감지하는 감수성을 숫자 (감각역치)로 표기한 것인데 숫자가 많아질수록 감수성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 한다. 손가락의 감각역치는 20대의 5에서 70대에는 7로 감각이 1.4배 무디어지나 음경 몸체의 감각은 20대의 5에서 70대에는 14로 2.8배 음경 귀두부의 감각은 20대의 6에서 70대에는 16으로 2.7배 감퇴하여 음경은 손가락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감각이 감퇴되는 것이다. 노화와 함께 성기의 감각이 신체 다른 부위보다 월등히 많이 감퇴하는 것은 성기는 다른 부위보다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이다. 고령이 되면 발기반응이 시각적 자극 만으로는 만족스럽게 나타나지 않으므로 추가적으로 성기에 직접 접촉성 자극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젊었을 때는 성기에 조금만 자극을 주어도 금방 반응이 나타날 수 있었지만 고령이 되면 남성호르몬생산 감소로 훨씬 강한 자극을 받아야 반응이 나타난다. 더욱이 배우자가 폐경기이면 여성호르몬 생산이 중단되어 성관계 시 질근육의 수축이 약해지므로 남성에게 충분한 자극을 줄 수가 없다. 이 때문에 노인들은 성관계를 해도 쾌감이 시원치 않다고 호소한다. 폐경기 여성에서 성감이 감소하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여성호르몬 생산이 거의 중단되면서 질로 혈액 공급이 감소하면 질의 위축과 건조가 발생하여 여성 성기능장애의 가장 흔한 원인이 되지만 대부분의 여성에서 성적 쾌감의 가장 중심적 역할을 하는 음핵으로의 혈액 공급도 감소하여 감각이 무디어지기 때문에 성감이 감소하고 오르가슴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지연되며 드물게는 전혀 일어나지 않고 강도도 감소한다. 57-85세 미국 여성의 23%는 성적 쾌감을 전혀 경험하지 못한다고 한다. 때문에 남자든 여자든 나이가 들어 충분한 성반응을 일으키려면 더 강한 신체적 자극이 필요하다. 우울증,당뇨병,알코올중독,약물(진통제,진정제,신경안정제,항우울제) 등은 성감을 더욱 둔화시키므로 유념하여야 한다.
    Premium Chosun ☜       김세철 명지병원장 saeckim@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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