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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프로야구 넥센 구단

浮萍草 2014. 5. 28. 06:00
    "많이 먹을 것 같죠? 저희 의외로 小食합니다"
    센 히어로즈 박병호(28) 선수는 2012~13년 2년 연속 홈런왕이자 올 시즌(26일 현재)에도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부동의 4번 타자다. 
    키 185㎝, 몸무게 107㎏인 박병호는 TV로 볼 때보다 훨씬 컸다. 
    하지만 이 강타자는 저녁식사를 다이어트 중인 20대 여성처럼 먹었다.
    선수 전용 식당에 뷔페식으로 차려진 15가지 음식 중에서 박 선수가 접시에 담은 건 마요네즈에 버무린 게맛살 한 주걱과 달걀물을 입혀 지진 소시지 두 쪽 그리고 
    돼지고기 김치두루치기 약간이었다. 
    접시 절반도 차지 않았다. 
    박병호는"경기 전이라 몸이 부담스러우면 안 되니까 가볍게 단백질 위주로 먹는다"고 말했다.
    얼마든지 몇 번이고 무제한으로 가져다 먹을 수 있지만 박 선수는 딱 그만큼만 먹었다. 
    이어 들어온 넥센 주장 이택근(키 183㎝·체중 89㎏) 선수와 또 다른 강타자 강정호(키 183㎝·체중 96㎏) 선수도 식사량이 많지 않은 건 마찬가지였다. 
    넥센 구단 여직원들도 함께 식사했는데 이 여성들이 접시에 담는 음식이 오히려 선수들보다 많았다. 
    넥센 선수들 식사를 준비하는'명가출장부페'채주익(44) 대표는"선수 50명에 구단 직원 30명,총 80명인데 여분으로 10인분을 더해서 90인분을 매일 준비하지만 
    한 번도 음식이 동나거나 모자란 적은 없었다"고 했다.
    넥센은 올 시즌 유력 우승 후보이자 강타자가 많기로도 이름난 팀이다. 
    강팀의 강타자들은 무엇을 먹나 궁금해 넥센의 홈구장인 서울 목동야구장을 지난 20일 찾았다. 
    이날은 넥센이 한화를 상대로 홈경기를 치르는 날이었다. 
    채 대표와 직원 장영옥씨는 선수들이 먹을 저녁식사를 오후 3시쯤 거의 다 차려놨다.
    뷔페식으로 불고기와 돼지고기 김치두루치기를 비롯해 게맛살 마요네즈 무침,카레,소시지 달걀부침,멸치볶음,배추김치,볶음밥,방울토마토,바나나,김이 기다란 
    테이블에 놓였다. 
    즉석에서 소시지를 굽는 철판도 있었다. 
    철판 옆으로는 후식을 먹을 매실차와 요구르트,원두커피가 배치됐다. 
    또 다른 테이블에는 소고기무국이 담긴 커다란 들통과 국그릇,메밀국수용 장국이 담긴 들통과 메밀국수가 1인분씩 담긴 사발들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채씨는"끼니마다 보통 15가지 음식을 준비한다"면서"날씨가 더울 때는 밥이나 국수를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 두 가지를 준비한다"고 했다.
    ▲ (왼쪽)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 선수는 게맛살 마요네즈 무침과 소시지 달걀부침 두 쪽,돼지고기 김치두루치기를 접시의 절반이 채 안 되게 담았다.
    (오른쪽)강정호 선수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는 저녁 식사로 돼지고기 김치두루치기와 소시지 달걀부침 한 쪽,카레를 얹은 볶음밥 등을 골랐다.
    - 김연정 객원기자

    선수들은 오후 3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한 시간가량 훈련한 뒤 식사한다. 채 대표는"(야구 선수들의 식사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주전 선수들은 식사량이 적어요. 많이 먹으면 시합 뛸 때 숨이 가쁘니까요. 포수인 허도환 선수는 아예 밥을 안 먹어요. 계속 쭈그리고 앉아서 공을 받으려면 힘들잖아요. 대신 4~5끼로 나눠서 자주 먹죠. 단백질 강화제로 보충하고요." 음식은 맛깔스러웠다. 꽤 잘 나온다는 뷔페식당 수준은 됐다. 단백질 위주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고기·채소·탄수화물·과일이 고루 갖춰져 있었다. 영양사가 칼로리나 영양 구성 등을 계산해 식단을 짜지는 않는다. 선수들이 양껏 먹을 수 있도록 '맛'에 가장 신경을 쓰는 듯했다. 음식 하나하나가 제맛이 났다. 요즘 유행하는 저염식은 아니었다. 장영옥씨는 "저염식으로 하면 선수들이 잘 먹지 않는다"고 했다. 선수들이 예상보다 적게 먹어 실망한 기색을 보이자 채 대표는"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이 또 식사를 하는데,그때는 지금보다는 더 먹으니 와서 보라"고 했다. 오후 6시 30분 시작한 시합은 3대1 넥센의 승리로 밤 9시 30분쯤 종료됐다. 게임 종료 시각에 맞춰 선수 식당에는 다시 음식이 차려졌다. 철판에 소시지 대신 전을 부쳐주는 것 말고는 음식 종류나 가짓수는 같았다. 이날 박병호 선수는 솔로 홈런 두 방(15·16호)을 쏘아 올렸다. 식사량과 성적은 비례하지 않나 보다. '나는 그동안 그리 많이 먹고 뭘 했나' 부끄러웠다.
    Premium Chosun ☜       김성윤 조선일보 문화무 기자 gourme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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