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한식 이야기

미나리강회

浮萍草 2014. 4. 10. 11:50
    ‘미나리는 사철, 장다리는 한철’ 인현왕후를 닮은 미나리
    선 19대 숙종의 계비 인현왕후는 폐서인된다. 
    배후에는 장희빈이 있었다. 
    그 직후 저작거리에는‘장다리는 한철이고 미나리는 사철일세’라는 노랫말이 들린다. 
    여기서 미나리는 민씨였던 인현왕후를 장다리는 장희빈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노래가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결과적으로 한철이라던‘장다리 장희빈’은 사약을 받아 죽음을 맞이했고 사철이라던 ‘미나리 인현왕후’는 왕후의 직책을 돼 찾았다.
    노래에서 인현왕후를 미나리에 비유한 까닭은 그녀의 성이 ‘민’으로 미나리와 언어적 유사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척박한 땅에서도 사시사철 푸르게 자라는 미나리의 모습이 올곧은 성품을 갖고 있던 그녀와 닮은 이유도 있다.
    ▲ 미나리 강회. 사진=전통향토음식 용어사전(농촌진흥청 발간)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라는 미나리는 ‘재배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냥 놔둬도 알아서 잘 자라는 식물이다. 먹고 싶은 만큼 잘라다가 먹어도 금새 자라나는 생명력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부터 미나리를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사열전’에 ‘근저(芹菹)’라는 명칭의 음식이 종묘 제사상에 올라갔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 음식이 미나리로 만든 김치다. 미나리는 탕, 나물, 국, 김치 등을 만드는데 다양하게 사용됐다. 특이하게 다른 채소와 달리 회로도 먹었다. ‘백비탕(아무것도 넣지 않고 끓인 물)’에 미나리를 넣었다 빼고 이를 편육이나 삶은 오징어 홍고추,황백지단 등의 재료에 말아서 먹는 음식이 미나리강회다. 특히 봄철에 나는 연한 미나리로 미나리강회를 만들어 먹으면 아삭하게 씹히는 맛과 미나리 특유의 향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 미나리강회는 조선시대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르거나 연회에 차려진 고급음식이었다. 조선시대 연회에 사용된 미나리강회의 재료를 보면 미나리5단,파,돼지 다리,잣 등이 쓰였다고 기록하고 있어 현재와는 다소 차이가 있기도 하다. 예부터 미나리는 음식의 재료이면서 약으로도 사용됐다. ‘향약집성방’에는 ‘미나리는 성미(性味)가 감(甘),신(辛),량(凉)하여 청열리수(淸熱利水)라 하여 열을 내리고 부기를 가라앉히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여름철 구갈, 황달,부종,대하(帶下) 등의 병에 쓸 수 있다’고 기록되어있고,’미나리의 독특한 향은 식욕을 증진시키며 위를 튼튼하게 한다’고 전하고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미나리가 대소장(大小腸)을 잘 통하게 하고 황달,부인병,음주 후의 두통이나 구토에 효과적이며,김치를 담가 먹거나 삶아서 혹은 날로 먹으면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Food Chosun ☜        정재균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PD jeongsan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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