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술과 건강

9 술고래 상사의 대각선 맞은 편에 앉지 마라

浮萍草 2014. 3. 27. 18:57
    작심 3일 탈출, 절주 전략
    군가 그런 말을 한 것 같다. “다이어트회사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 왜? 누구나 거의 실패하기 때문에….” 2014년이 벌써 석 달이나 지나가고 있다. 연초에 금연, 절주, 다이어트와 같은 결심을 하신 분들은 이 맘 때쯤이면 거의 포기상태에 이른다. 포기한 이유는 단연‘사회생활 유지 때문’이 많고 스트레스,금단현상 등 갖가지 사연이 저 마다 있다. 흔히 남자는 ‘사회적 음주’를 하고 여자는 ‘감정적 음주’를 한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회식과 접대에서 화합,단결,교제의 수단으로 술이 중요한 매개체가 되는 문화에서는 술 마시는 게 내 의지와 상관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업무’가 아니라 술 마시는 게 괴로워 회사 다니는 게 힘들다는 사람도 있고 한국에 온 외국 주재원들 중에는 한국의‘술’문화가 제일 견디기 어렵다고도 한다. 술 마시는 것이 정말 즐겁고, 술을 마셔야 일이 손에 잡히고 하루라도 안마시면 뭔가 허전하고 주변에서도‘애주가’라고 부르는 사람들 중에는 알코올중독 수준의 음주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1주일에 3~4번 이상 음주하고 한자리에서 평균 주량이 소주 1병 이상이며 최근에 주변 사람들(가족 친구 혹은 의사 등)로부터 술 좀 줄이라는 말을 들었다면 ‘ 알코올사용장애 추정군’에 해당된다. 즉, 알코올중독이 의심된다는 이야기다. 이런 분들은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하며 절주가 아니라 ‘금주’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 성인 남자 4명중 1명(24.2%,국민건강조사,2012)이 알코올남용이나 의존으로 조사되었으니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도 마음이 불편하신 분들이 있을 듯 싶다. 이런 ‘중독’으로 가기 전에 오래오래 건강하게 진정 술을 즐기고 싶다면 평소에 ‘절주전략’ 을 세워야 한다. 우선 1단계는 당장 실천이 가능한 ‘ 술 자리 전략’ 이다.

    술자리에서 술을 안 마실 수 없다면 적게 마시고, 건강하게 마시는 요령이 있다. 첫째는 ‘공복음주 금지’다. 공복상태에서는 알코올 흡수가 더 빠르고 간과 위에 부담이 더 크며 알코올이 분해되는 동안 포도당 생산이 저해되기 때문에 심각한 저혈당이 생길 수도 있다. 반드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술자리에 간다. 그래야 배가 불러서 많이 못 마신다. 둘째는 ‘ 섞어먹기 금지’이다. 소주와 맥주, 양주와 맥주, 소주와 사이다, 소주와 에너지 음료 등 다양하게 섞어 마시는 것이 인기지만 이럴 경우 다른 부작용은 물론이고 술 맛이 순하게 느껴져 생각보다 많이 마시게 되는 원인이 된다. 셋째는 ‘원샷 금지’ 이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마시면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발생한다. 뇌에 손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넷째는 ‘말은 많이, 물은 자주‘ 마셔야 한다. 알코올의 배출을 돕는데 좋고 알코올로 인한 탈수를 보충하는 효과도 있다. 우스개 소리로 최고의 절주전략은 절대 ‘술고래 상사’와 대각선에 마주 앉지 않는 것이란 말도 있다. 소위 정치권, 검찰과 같이 힘 있는 기관이나 조직에서 아직도 폭탄주와 원샷으로 리더십의 위용을 보여주려는 후진적 관습부터 없어져야 한다.
    과음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주변 환경을 만들면 절주에 도움이 된다

    절주전략의 2단계는 ‘환경전략’이다. 평소에 과음을 부르는 요인들을 사전에 조절하는 것이다. 첫째는 술을 주변에 가까이 두지 않는 것이다. 저녁 때마다 맥주 1~2캔씩 음료수처럼 마시거나 저렴하다고 박스 채로 술을 사다놓고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진열장과 냉장고에 있는 술은 중고생 자녀들도 눈독을 들이니 장식장에 모셔둘 품목은 아니다. 둘째는 과음을 주도하는 모임과 주변 인물들을 만날 때는 좀 늦게 가는 것이 좋다. 가능하다면 만나는 횟수도 줄이고 저녁에 할 일을 남겨놓아 스스로 과음하지 않도록 조절해야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몸을 가누지 못 할 정도 쯤 되어야 취했다고하지만 실제로는 목소리가 커지고 혀가 꼬이기 시작하면 멈춰야 한다. 셋째는 술 마시는 재미외에 다른 재미를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이 어렵다면 예전에 즐겨 배우던 일이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일 혼자서 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일 돈 안들이고 즐길 수 있는 일 약간의 비용이 들어가는 여가생활 등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 그렇다고 취미로 등산가서 술 마시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다. 흔히 술을 즐기는 사람들은 술 안 마시면 무슨 재미로 사냐고 묻는다. 무슨 재미가 있는지 일 단 한번 시작해 보시라. 재미정도가 아니라 돈 주고도 못사는 건강이 보너스로 따라 온다. 맨 정신에 집에 들어가는 자신이 우선 대견할 터이고 가족들의 눈빛도 달라지리라.
    Premium Chosun ☜        방형애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ibang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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