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개성장떡

浮萍草 2013. 4. 10. 06:00
    성장떡은 개성지역에서 예전부터 내려오는 향토음식이다. 된장에 고기를 갈아 넣어 둥글게 빚어 말려 두었다가 얇게 저며서 기름에 지져 먹었는데 간이 잘돼있으면서도 깊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었다. 개성장떡은 ‘장땡이’라고도 불렸으며 저장성이 좋아 밑반찬이나 비상식품으로도 사랑받았다. 일반적으로 개성장떡은 햇된장을 재료로 만들었다. 따라서 겨우내 따뜻한 곳에서 띄운 메주를 갖고 간장과 된장을 걸러내던 이즈음에 장떡도 만들어 먹었다.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향토음식(1984)에 개성장떡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재료와 관련해‘장을 담가 40일 만에 간장을 뜨고 햇된장을 갈라서 소금을 섞지 않은 것을 쓴다’고 돼 있다. 조리법을 보면 우선 쇠고기는 살코기로 곱게 다지고 파,마늘,풋고추도 다듬어 곱게 다져 준다. 이어 그릇에 된장을 찹쌀가루와 같이 담고 잘 으깨면서 다진 쇠고기와 준비한 양념을 섞어 반죽한다. 이때 찹쌀가루 대신 밀가루를 넣기도 한다. 반죽이 잘되면 통깨를 뿌려서 지름 10㎝,두께 1∼2㎝ 정도의 갸름한 반대기를 만들어 찜통에 행주를 깔고 한 시간 정도 찐 후 채반에 널어 꾸덕꾸덕하게 말린다. 말린 장떡은 시원한 곳에 보관했다가 5㎜ 정도의 두께로 얇게 썰어 참기름을 발라 석쇠에 놓고 구워서 밥반찬 으로 상에 올렸다. 물론 장떡이 개성지역에서만 먹던 음식은 아니었다. 지역마다 만드는 법은 조금씩 달라도 제각기 장떡요리가 존재했다.
    지역에 따라 된장 대신에 고추장을 넣었으며,쇠고기 대신에 돼지고기를 쓰기도 했다. 어떤 지역에서는 부추와 깻잎이 재료에 추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즈음 사람들은 만들어 놓은 장류를 사서 먹다 보니 우리 된장에서 나오는 개성장떡 맛을 제대로 보기 어려워졌다. 한정식집에 가보면 장떡이라 해서 고추장 넣은 밀전병 같은 것이 상에 오른다. 그러나 이 같은 밀전병들은 개성장떡 등 우리 전통음식인 장떡이 현대에 들어와 변질된 것이다. 우리의 전통장떡은 발효음식인 된장에 곱게 다져낸 쇠고기와 찹쌀 그리고 파,마늘 등의 갖은 양념을 가미해 빚어냈기 때문에 영양이 한층 강화된 건강식이었다. 개성장떡 맛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은 바싹 말린 개성장떡 한 개만 있어도 조금씩 깨물어 먹으면서 찬밥을 물에 말아 다른 반찬 없이 한 끼를 거뜬히 해결했다고 요즘도 그리워하곤 한다.
    Munhwa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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