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도미면(麵)

浮萍草 2013. 4. 8. 07:00
    미면(麵)은 봄철에 입맛을 돋우는 도미 등의 흰살생선으로 만든다. 음식이름에 ‘면’자가 붙어 있다고 해 도미면을 도미국수로 말하는 경우가 있으나 도미면은 면 요리가 아닌 전골음식이다. 도미면이라 불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가는 전골냄비에 국수나 당면사리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돔으로도 불리는 도미는 살이 희고 단단하며 비린 맛이 적고 담백하다. 이에 따라 ‘흰살 생선의 왕’이라 불린 도미로 만든 도미면은 궁중의 주안상 이나 경사스러운 상차림에 단골 음식으로 올라갔다. 정조 19년(1795년) 8일간의 현륭원 방문 시의 원행을묘정리의궤 기록에 나타난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 음식에도 도미면이 나온다. 정조대왕의 원행을묘 시기가 음력 2월로 봄이 막 시작되는 지금과 같은 시기이다. 이즈음에 도미면의 재료로 많이 쓰였던, 붉은 빛을 내는 참돔이 제철을 맞는다. 도미면을 만들기 위해선 먼저 도미의 비늘을 긁고 내장을 빼낸 후 살만 큼직하게 포를 떠서 도미전을 지져낸다. 포를 떠낸 도미머리와 뼈, 꼬리는 모양 그대로 찜기에 찐다.
    그리고 사태나 양지머리를 덩어리째로 물에 삶아 건져서 고기를 얇게 썰어 양념하고 육수는 소금과 간장으로 간 맞춘다. 이처럼 재료가 갖춰지면 전골냄비에 삶은 고기를 담고 그 위에 도미의 머리,뼈,꼬리를 원래 모양대로 모아 담는다. 도미의 살점이 있던 자리에는 도미전을 생선 모양대로 채우고 양념한 고기와 고기완자, 석이버섯, 미나리적, 표고버섯, 붉은 고추 등을 고명으로 장식한다. 이어서 양지머리 육수를 부어 끓이면서 더운 물에 불린 당면을 넣으면 도미면이 완성된다. 도미면에 봄내음을 가미하기 위해선 미나리,쑥갓 등의 향미채소를 곁들이면 된다. 도미면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서는 소등골, 쇠간, 천엽 등이 추가되기도 한다. 도미면은 생선의 담백한 맛과 갖은 정성으로 모양을 내어 만든 음식으로 귀한 손님을 대접하는 데 빠져서는 안 될 음식으로 꼽혔다. 한편 도미면은 승기악탕(勝妓樂湯)으로도 불린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 조선조 성종 때 변방이었던 함경도 의주 일대 국경수비를 맡은 허종(許琮)에게 백성들이 특별한 음식으로 도미에 갖은 양념을 다해서 바친 음식이 도미면이었다고 한다. 이때의 도미면 맛이 하도 좋아 허종이 춤과 노래보다 나은 즐거움이 도미면의 맛이라고 하여 ‘승기악탕’이라고 했다고 한다.
    Munhwa         김갑영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영양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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