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쑥갠떡

浮萍草 2013. 4. 10. 07:00
    즘은 보기 힘들지만 예전에 이맘때면 햇쑥을 뜯으러 산으로 들로 다니는 사람들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쑥갠떡은 바로 그처럼 뜯은 쑥을 넣어 만든 떡이다. 쑥을 넣어 반죽에 갠 떡이라 하여 쑥갠떡이라고 부르는데 쑥개떡이라고도 한다. 떡에 들어가는 쑥이기 때문에 뜯을 때 더 정성을 들였다고 한다. 소나무 밑 응달에서 뾰족이 돋아나서 여리고 짧고 하얀 털이 씌워진 상태의 쑥을 골랐고,채취할 때는 약성과 청정함을 유지하기 위하여 칼과 같은 금속도구를 쓰지 않고 직접 손으로 뜯었다. 쑥갠떡을 만들기 위해 우선 깨끗이 씻은 어린 쑥을 끓는 물에 소금을 넣어 새파란 물이 우러날 때까지 삶아내야 한다. 이렇게 삶은 것을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꼭 짜서 찧어 놓는다. 그리고 이 쑥을 곱게 빻은 멥쌀가루와 섞어 끓는 설탕물로 익반죽해서 치대어 쫄깃 쫄깃한 떡반죽을 만든다. 떡반죽을 조금씩 떼어 손 안에서 동그랗게 빚어 떡살로 찍어 문양을 넣어 모양을 만든 후 김이 오른 찜통에 쪄내면 쑥갠떡이 완성된다. 떡을 상에 낼 때는 식힌 후에 소금을 넣은 참기름을 겉에 발랐다.
    전통음식연구가인 고 강인희(1919~2001) 전 명지대 교수의 쑥갠떡 만드는 법은 조금 색다르다. 쪄진 떡에 참기름 대신에 밀랍을 기름에 녹여 만든 시럽을 떡에 발랐다. 이것을 떡의 겉에 바르면 떡모양이 더 잘 나고, 밀랍의 맛과 향이 더해진다. 민가에서는 일반적으로 떡살 문양 없이 멥쌀가루에 찧은 쑥을 넣어 반죽하여 넓적하게 빚어서 찜통에 쪄서 참기름을 발라 먹었다. 또 멥쌀가루 대신에 보릿가루, 메밀가루, 밀가루로 반죽하여서 쑥갠떡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삶은 쑥 대신 시판되는 쑥가루를 써서 쑥갠떡을 만들어도 되지만 씹히는 맛이 삶은 쑥보다 훨씬 덜하다. 조선 후기에 발행된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삼짇날(음력 3월 3일)엔 부드러운 쑥잎을 따서 쌀가루에 섞어 쪄서 떡을 만들어 먹었고, 단오날(음력 5월 5일)에도 쑥떡을 해먹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쑥을 식재료로 쓰는 떡을 이처럼 즐겨 만들어 먹었던 것은 쑥의 약리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쑥에 대해 맹자는 ‘7년 묵은 지병에 3년 묵은 쑥을 구하라’고 했으며,중국 북송 때 문필가 왕안석은 ‘100가지 질병을 치료하는 데 쑥만한 약이 없다’고 말했다. 동의보감에서도 ‘쑥은 독이 없고 모든 만성병을 다스리며,특히 부인병에 좋고 자식을 낳게 한다’는 기록이 있다.
    Munhwa.com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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