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창면

浮萍草 2013. 4. 9. 07:00
    면은 녹두녹말을 빚어서 얇게 썰어낸 면을 오미자즙에 띄운 한국의 전통음료 중 하나다. 수백 년 전부터 조상들이 봄·여름 차게 해 마셨던 창면은 새콤달콤한 맛도 일품이지만 붉은 오미자즙과 투명한 녹말국수가 어우러져 빚어내는 모양 도 보기 좋아 화창한 봄 날씨에 잘 어울리는 음식으로 통했다. 그러나 창면은 오미자즙을 내거나 녹말국수 만드는 일이 쉽지 않아 예로 부터 민가에서는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없는 음료였다. 우선 오미자즙을 만들기 위해선 신선한 오미자 열매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잘 씻어 건져내어 하루 저녁 정도 물에 불려 우려내야 했는데 이때 우려 내는 물로는 반드시 끓여서 식힌 물을 사용했다. 이처럼 우려낸 오미자즙에 설탕 또는 꿀로 맛을 냈다. 집집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진달래꽃, 유자 등을 띄우기도 했다. 창면에 띄우는 녹말면에 사용하는 녹말가루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녹두를 물에 충분히 불려서 갈아낸 후 곱게 말린 것을 사용했다. 갈아낸 녹두녹말은 저장성이 떨어지므로 수분이 잘 통하는 한지에 담아 보관했다.
    녹말면은 녹말가루를 고운 체에 걸러서 중탕으로 끓여 익은 녹말반죽을 만들어 묵처럼 굳힌 후 국수가락처럼 얇게 썰어 만들었다. 일부 기록에는 구멍이 숭숭 뚫린 바가지에 녹말반죽을 통과시켜 면을 만들었다는 내용도 있다. 요즘 시중에서 파는 녹말가루는 대부분 감자전분이나 옥수수전분 가루다. 이 때문에 제대로 창면을 만들기 위해선 조금 수고스러워도 직접 녹두녹말 가루를 만들 어야 한다. 녹말면이 식으면 투명한 유리그릇에 담고 준비한 오미자즙을 넣은 후 꿀과 설탕물을 섞어 잣이나 석류알을 띄워내면 된다. 붉은 오미자즙에 띄운 투명한 녹말면의 색이 아름답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실제로 마셔보면 오미자의 달콤한 향에 목을 타고 넘어가는 녹말면의 부드러움이 어우러져 색다른 느낌을 준다. 보통 창면은 녹두 전분을 사용했으나 강원도에서는 현지에서 많이 생산되는 칡이나 감자 전분을 사용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 창면은 착면 또는 책면이라고도 한다. 창면은 조선시대의 조리서인 음식디미방(1600년대),시의전서(1800년대)에 기록되어 있고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1924년)에도 나와 있다. 이처럼 조상들이 즐겨 마셨던 창면이 언제부터인지 커피,콜라 등의 패스트푸드용 음료에 밀려 안타깝기 그지없다. 점차 더워지는 날씨에 창면이 우리의 전통음료로서 제자리를 찾기를 기대해 본다.
    Munhwa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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