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사슬적’

浮萍草 2013. 8. 7. 00:00
    류가 화식(火食)을 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이용한 조리법은 구워 먹는 것이다. 그러나 구이도 종류가 다양했다. 한국 전통음식의 고기구이법으로는 적(炙)과 번(燔),그리고 전철(煎鐵)이 있다. 적은 고기를 꼬챙이에 꿰어 직화로 굽는 것이며 번은 돌을 뜨겁게 달군 뒤 거기에 고기를 굽는 간접구이 방식을 말한다. 또 전철은 철판에 기름을 두르고 굽는 고기지짐을 뜻한다. 일반인들이 듣기에 생소한 것으로는 ‘사슬적’이 있다. 이것은 고기와 생선을 꼬챙이에 번갈아 꿰어 불에 굽거나 지짐판에 지지는 방식의 구이를 일컫는다. 사슬 모양으로 재료를 꿰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1934)에‘사슬적은 흰살생선을 막대 모양으로 썰어 양념한 뒤 꼬치에 꿴 다음 다진 쇠고기와 으깬 두부를 섞어 양념하고 생선 뒷면에 붙여 식용유를 두른 팬에 지진 것이다. 이것은 생선과 쇠고기 다진 것을 번갈아 꿰어 만들기도 한다. 잣가루를 뿌리고 초장을 곁들인다’라고 조리법이 소개돼 있다. 또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1943·이용기)에도‘사슬산적’이 나온다. 사슬산적은 고기를 누름적보다 굵게 썰어 장,기름,파,깨소금으로 양념한 뒤 꼬챙이에 꿰어 다시 익혀 가며 두드려서 굽는 것이다. 사슬적에 쓰는 생선은 민어,농어,도미,대구 등으로 주로 흰살생선이다.
    생선은 양념해서 꼬챙이에 꿰어 익히는데 냉동된 생선은 익히면 부스러지기 쉬우므로 피해야 한다. 생선살은 길이 6㎝, 폭 1㎝ 정도의 막대 모양으로 썰어 간장,소금,참기름,다진 파·마늘,후춧가루 등으로 양념한다. 쇠고기는 살코기를 골라 곱게 다지고,두부를 물기 없이 꼭 짠 뒤 간장,소금,참기름,깨소금,다진 파·마늘,후춧가루,잣가루 등을 한데 섞어 양념한다. 손질한 생선을 꼬치에 꿰어 밀가루를 고루 묻히고,양념한 쇠고기를 생선 사이사이에 채워서 붙인다. 익힐 때는 석쇠나 번철을 달궈서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양면을 지져 내야 한다. 접시에 담은 후 잣가루를 뿌리기도 하고,양념초장에 찍어 먹기도 한다. 사슬적은 고기와 흰살생선을 따로따로 양념해 익히므로 조리하는 데 손질이 많이 가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음식이다. 그러나 모양과 맛이 보기 좋고 식감도 부드러워 소화력이 약한 사람에게 좋다. 음식의 세계화 바람을 타고 각 나라의 꼬치 음식도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한국 음식 중 꼬치를 이용한 사슬적도 조리법을 간편하게 보완해 세계 여러 나라에 보급하면 한식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Munhwa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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