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수교(水餃)의’

浮萍草 2013. 8. 1. 10:18
    두는 원래 중국에서 유래한 음식이다. 그러나 한국에 전해지며 우리 입맛에 맞게 토착화된 후 우리 전통음식의 하나가 됐다. 다양한 맛과 형태의 만두가 각 지역에서 빚어졌고 서민들로부터 왕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층이 즐겨 먹었다. 만두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에 이른다. 우선 만두피(껍질) 재료에 따라 메밀만두, 감자만두 밀만두 어만두 등으로 만두소 재료에 따라서는 꿩만두 숭채(배추)만두 소(두부)만두 호박만두,동아 (박과 식물)만두 등으로 각각 나뉜다. 또 모양에 따라 요즘도 흔한 둥근 모양의 만두부터 사각진 모양의 편수(片水) 세모난 모양으로 변씨가 만들었다고 해 이름 붙여진 변씨만두 골무처럼 작게 빚은 골무만두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조선시대 궁중만두인 규아상은 특이하게 해삼 모양으로 만들어졌는데 일명 ‘미만두’라고 했다. ‘수교(水餃)의’도 그런 만두의 하나로 식감이 상쾌해 특히 여름철에 즐겨 먹었다. 물(水)에 쪄낸 만두(교·餃)라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보이며‘의’자가 붙은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다. 요즘이야 밀가루가 흔하지만 예전에는 귀했던 만큼 만두피로 밀가루를 썼던 수교의는 양반가에서나 만들어 먹던 음식이었다고 한다. 17세기에 쓰여진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조리서인‘음식디미방’에 조리법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우선 표고버섯 석이버섯 오이를 가늘게 썰어 잣 후춧가루로 양념한 뒤 소를 만들어 놓는다. 만두피는 밀가루를 베에 쳐서 반죽한 후 얇게 밀어 놋그릇굽으로 둥글게 도려 낸다. 만두를 빚을 때는 소를 듬뿍 넣고, 삶아 건진 후 기름을 발라 초간장과 함께 상에 올렸다. 절인 오이를 썰어 넣어 아삭아삭 씹는 맛이 좋고 상에 올릴 때는 감잎이나 담쟁이잎으로 감싸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여름 계절식이었던 만두가 요즘은 시중에 가공제품으로 나와 계절과 무관하게 언제든지 먹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조상들이 만들어 먹던 다양한 맛과 모양의 만두는 점점 보기 어려워졌다. 대신 중국 만두가 득세하고 있는데 샤오룽바오(小籠包·소롱포)도 그중 하나다. 신선한 해산물 재료와 감칠맛 나는 육즙 덕분에 찾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 만두도 개발 여하에 따라 세계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수교의만 해도 당근과 시금치즙 자색채소 등을 이용한 천연색소로 만두피 색깔을 다채롭게 한 후 소 또한 오이를 비롯해 몸에 좋은 나물이나 버섯 견과류 등으로 채워 넣는다면 현대인들을 위한 건강식으로 충분히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Munhwa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