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민어 복달임

浮萍草 2013. 7. 28. 00:00
    복더위 음식 하면 보통 삼계탕을 말하지만 서남해안 주민들은 오히려 민어탕을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으로 꼽는다. 민어는 여름철에 서해 도서 연안에서 짝짓기하고 산란을 하는데 이맘때 맛이 가장 오른다. 그래서 민어는 여름이 제철이다. 예전에는 인천 앞바다에서도 민어가 많이 잡혔다. 그러나 요즘 민어의 본고장은 전남 신안군 임자도 해역이다. 신안 일대에서는 민어살을 며칠 숙성시켜 회로 떠 먹고 꾸덕꾸덕 말려서 민어찜이나 민어탕으로 조리해 먹었다. 특히 민어를 재료로 한 음식 중에서 민어탕을‘복달임 음식(복날 먹는 특별한 음식)’이라고 해 여름 보양식으로 즐겨 먹었다. 민어탕 끓이는 방법을 보자. 우선 큼직한 민어 한 마리를 회를 뜨고 남은 살과 뼈 머리 내장 부레 등을 맑은 물에 넣고 끓인다.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면 무 호박 파와 미나리를 넣어 끓인다. 특히 호박이 빠져서는 안 된다. 여름에 나는 애호박과 여름 민어는 궁합이 잘 맞는다. 지역에 따라 된장, 고추장과 다진마늘을 넣기도 한다. 민어탕은 비린내가 나지 않고 국물 맛이 깔끔하면서도 시원하다. 민어살점도 부드럽다. 소화 흡수가 잘되는 저칼로리 음식이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특히 민어는 신장과 방광에 유익해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 좋은 음식으로 통한다. 민어는 부위에 따라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생선이다.
    회는 3일 정도 숙성을 거쳐 먹는데 뱃살은 껍질째 얇게 썰어 먹으며 아가미는 뼈째 썰어서 기름 소금에 찍어 먹는다. 민어껍질은 끓는 물에 데쳐 먹거나 날것으로 깨끗이 씻어 쌈처럼 먹는다. 다른 생선에 비해 유난히 발달한 민어부레는 양이 많고 쫀득쫀득해 구이 젓갈을 담그기도 하고 순대처럼 속을 소로 채워 먹기도 했다. 민어부레에 속을 채운 음식은 특히 ‘어교순대’라고 불렀다. 민어회 조리법은 영남 내륙지역 사대부가의 조리서인 시의전서(1800년대 말)에도‘민어껍질을 벗겨 살을 얇게 저며서 살결대로 가늘게 썰어 기름을 발라 접시에 담고 겨자와 고추장을 식성대로 쓴다’고 나와 있다. 민어는 목포 오미(五味) 중의 하나다. 전남 목포시 만호동에 가면 민어음식점들이 몰려 있는 ‘민어의 거리’가 있다. 또 매년 8월 초에 신안군 임자도에서는 민어축제도 열린다. 이번 여름 휴가엔 만호동의 ‘민어의 거리’를 찾아보고 임자도에서 열리는 ‘민어축제’도 구경하며‘민어 복달임’으로 허한 몸을 채워 보면 어떨까.
    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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