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浮萍草音樂/아시아 불교민속

<6〉 미얀마 ⑥

浮萍草 2014. 2. 17. 18:40
    작은 부처님들의 축제
    얀마에는 “신쀼 때 쓰려고 돼지 키운다”는 말이 있다. ‘신쀼’란 불문에 드는 득도(得度)를 뜻하지만 주로 아이들의 단기출가를 일컫는 말로 쓴다. 혼례처럼 큰 잔치에서나 잡게 될 돼지를 쓴다는 것은 그만큼 단기출가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신쀼를 하는 아이들, 신쀼의 주체가 되어 의식을 주관하고 참여하는 마을공동체 그리고 그러한 이들이 모여 사는 나라…. 의무적인 것도 아니건만 신쀼를 당연시하는 문화를 보면서 미얀마가 지닌 모든 미덕의 근원이 단기출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관습처럼 자리 잡은 그 속에 놀라운 힘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신쀼의식을 할 때 주인공 아이들은 싯다르타가 된다. 왕위를 버리고 출가하는 부처님의 모습을 재현하여 곱게 화장하고 화려한 비단옷에 왕관을 쓴 태자차림을 갖추는 것이다. 마을사람들의 축복 속에 말을 타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아 출가할 사원에 다다르면 어김없이 머리를 깎고 승복을 갈아입는다. 출가자의 상징인 발우를 받고 십계를 서약하면 비로소 몇 달에 걸친 수행생활에 들어가는 것이다.
    가족과 친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속의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태자의 삶을 버리고 출가자가 된 부처님을 체험한 아이들 화려한 모습의 태자에서 삭발출가자가 된 자신을 돌아보면서 이들은 스스로 작은 부처님이 되어 가슴 설레는 환희심을 느끼지 않았을까.
    신쀼의식으로 불문에 들어 단기출가 마치면 어른 출가경험 삶에 큰 이정표
    이 날은 마을공동체의 대대적인 축제일이기도 하다. 마을사람들은 명절처럼 새 옷으로 단장하고 나와 행렬에 참여하고 동네악단과 놀이패가 한바탕 솜씨를 뽐내며 공터에는 수백 명이 먹을 잔치음식이 요리된다. 대규모 기획사라야 주최함직한 축제를 이들은 스스로 주체가 되어 거뜬히 치러내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병자에게는 직접 음식을 배달까지 해주면서 참여와 배려의 공동체축제를 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신쀼의식으로 불문에 든 아이들이 단기출가를 마치고나면 어른으로 인정받는다. 성인식은 자신이 나고 성장한 공동체로부터 인정받는 것이었기에 마을을 떠나 학교에 다니던 아이들도 단기출가는 고향에 와서 하게 마련이다. 자신들이 걸어왔던 길을 따라 하나둘씩 어른이 되어가고 부처가 되어가는 다음세대를 지켜보며 기성세대 또한 그 마음가짐을 새롭게 가다듬을 수밖에 없으리라.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성인식이란 한 사람의 일꾼 몫을 온전히 해낼 수 있음을 검증받는 의식이듯 미얀마에선 온전한 어른으로 살아가기 위한 최선의 몫으로 마음 공부를 꼽고 있는 셈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불교적 환경 속에서 자라온 아이들이지만 이 시기에 직접 체험한 출가경험이야말로 그들의 삶에 커다란 이정표가 되었을 것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기회 있을 때마다 삭발하고 단기출가 하는 이들이 많다고 하니 출가생활에서 닦고 익힌 그 마음이 세속으로 돌아왔을 때도 삶의 지침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이들이 모여 살아가는 미얀마는 참으로 놀라운 나라가 아니겠는가. “미얀마에 가면 부처님 당시의 불교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어느 스님의 말씀이 단지 겉모습과 풍습만을 뜻하는 것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승속을 떠나 서로 닮아있는 미얀마 사람들의 표정과 미소를 이해하게 된다.
    ☞ 불교신문 Vol     구미래 불교민속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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