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여자는 왜 아픈 데가 많을까

4000년된 여성 고질병 예방하려면

浮萍草 2014. 1. 2. 06:00
    완벽한 그녀들의 힘겨운 싸움! 자궁내막증 (Endomeriosis)
    공적인 커리어 우먼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미혼의 32세 강OO씨에게는 말못할 고민이 있다.
    수년전부터 생리통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어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고는 직장에서 업무를 처리하거나 일상생활을 하기힘들 뿐 아니라 올초부터 요통 하복통, 하지통 등 통증
    부위가 점점 넓어지고 출혈섞인 냉까지 나와 산부인과를 찾지 않을 수 없었다. 
    강씨는 근래들어 나타난 증상들은 과도한 직장업무와 결혼준비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일 거라고 자위(自慰)하며 낯선 진료실에서 민망스러운 진찰과정을 무사히 넘기고 
    의사의 표정을 보는 순간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감지(感知)했다. 
    “왜 이렇게 오랫동안 증상을 방치해 두셨어요?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난소낭종이 커져 골반을 가득 채우고 있고 느끼시는 증상들은 골반내에 자궁내막증 조직이 퍼져 나타나는 것일 가능성이 높아요. 이 상태에선 자연
    임신이 힘들어질 수 있으니 수술이 시급합니다.”
    순간 눈앞이 캄캄해져 왔다.
    ㆍ만혼(晩婚), 출산률 저하로 인해 빠른 증가세
    자궁내막증은 가임기여성의 6~10% 불임이나 만성골반통을 호소하는 여성들의 35 ~ 50%에서 진단되는 흔한 질환으로 생리통뿐 아니라 하복통, 요통, 하지통 등 다양한 부위의 통증과 만성 피로 변비 배변통 두통 등의 증상이 흔히 동반되고 오래 방치할 경우에는 불임을 초래할 수 있는 부인과의 영원한 미제(謎題)라 할 수 있다. 자궁내막증의 역사는 기원전 1855년경 고대 이집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헌에 따르면 고대 이집트인들은 임신과 출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여성의 자궁은 유주(遊走 wandering)하게 되고 자궁이 떠돌아 다니는 곳마다 통증을 유발 한다고 믿었다. 또 르네상스시대에는 오랜기간 금욕을 강요당한 여성들의 자궁은 질식(suffocation)하여 내부의 염증물질들이 증기로 몸속으로 퍼져 극심한 통증과 히스테리를 유발한다 믿었고 19세기 말에 이르기까지 자궁내막증이 의심되는 환자의 치료는 사혈(瀉血)을 하거나 거머리를 환자의 질내로 넣고 피를 빨게 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 (左)자궁내막증 환자에게 사혈(瀉血)로 치료하는 모습.(미국 의학박물관 소장)   ▲ (右) 거머리를 질내로 삽입하여 자궁내막증을 치료하는 모습(미국 의학박물관 소장)

    오늘날에도 자궁내막증의 원인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으나 근래에 와서 발병율이 빠르게 증가하는 이유는 이른 초경 만혼 출산율 저하에 기인(起因)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2012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자궁관련 질환 진료현황’에 따르면 자궁내막증환자가 최근 5년(2007년~2011년)간 26% 정도 증가했다. 20대 초반~30대 후반까지 모든 연령에서 환자 수가 늘었지만 특히 30대 여성환자가 5년 전에 비해 33% 상승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ㆍ한번 생기면 계속 진행, 불임을 초래하기도
    자궁내막은 자궁의 가장 내측에 있는 조직으로 초경 이후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매주기마다 생리혈로 탈락과 재생을 반복하는 조직이다. 자궁내막증 원인은 다원적(多元的)이나 생리혈이 나팔관을 통해 복강내로 흘러들어가 난소 장 방광 복막 등에 자궁내막의 잔해(殘骸)가남게 되고 조직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이소성(異所性) 자궁내막조직과 신생혈관이 증식하고 조직의 염증을 일으켜 인접 조직과의 유착 및 조직 경화 등의 과정이 반복적으로 진행되어 발생한다는 이식설과 면역 설이 가장 유력하다.
    자궁내막증이 자주 발생하는 부위.

    자궁내막증의 발생기전-이식설(Sampson 이론)
    이외에도 유전적 소인 (실제로 자궁내막증 환자의 딸은 자궁내막증 발병률이 6배 상승)과 다이옥신 비스페놀 A 등의 환경호르몬에 지속적 노출 등이 발생위험을 가중(加重) 시킨다. 자궁내막증은 무증상인 경우도 있지만 계속 악화되는 생리통이나 성교통 배변이나 배뇨시 통증 요통, 부정기적인 자궁 출혈 불임 등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생리가 나오기 전부터 생리기간 내내 지속되는 생리통과 골반통이 있는 경우엔 자궁내막증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진단은 경험있는 의사의 문진과 내진소견 초음파 CT MRI 등을 이용한 난소낭종 발견을 통해 가능하기도 하나 복강경을 통해 자궁내막증 병변을 확인함으로써 확진이 가능 하다.
    난소 자궁내막증의 초음파 사진

    난소 자궁내막증의 MRI 사진

    자궁내막증이 불임을 일으키는 메카니즘은 여러 가지가 있다. 자궁내막증은 골반내 조직의 염증과 난소 나팔관 및 직장의 유착을 일으켜 난소로부터 난자 배출을 방해하거나 난자가 난관으로 들어가는 것을 방해한다. 또 골반내 프로스타글란딘 같은 화학물질이 증가해 배란과 수정을 방해한다는 증거들도 발견되고 있다. 또한 자궁내막증의 치료를 받지 않은 여성들에서 받은 여성들보다 유산의 위험성이 높게 보고 되고 있는데 이는 배아에 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화학물질들이 자궁내막증인 여성들에서 증가되고 면역체계의 이상이 발생함으로써 유산의 위험을 증가시킬 것으로 생각된다.
    ㆍ치료후에도 높은 재발율, 진행된 경우일 수록 재발 위험 높아
    자궁내막증은 수술후에도 매년 5~20%씩 재발율이 발생하여 5년 후에는 40%에 달하는 높은 재발율을 보인다. 특히 처음 치료시 병에 걸린 기간이 높을수록 재발율이 높아 경증의 재발율은 37%이나 중증인 경우에는 74%에 달하므로 조기에 진단하여 치료를 하는 것이 재발을 방지하는 최상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자궁내막증은 수술적 치료를 우선으로 하나 치료의 주안점(主眼點)은 환자의 연령 향후 임신계획 통증 정도 등을 고려하여 각 환자의 필요에 따른 맞춤형 치료계획이 수립 되어야 한다. 수술은 대개 복강경수술을 선호하는데 개복에 비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미세한 병변을 찾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복강경수술은 모니터가 연결된 내시경기구를 배꼽의 구멍을 통해 삽입해 골반내를 보고 진단한 후 수술로 이어지게 되며 난소의 낭종제거 및 유착과 골반내 자궁내막증 병소 (病巢)를 제거하여 골반내를 정상 해부학적 상태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약물치료는 수술후 재발을 줄이기 위해서 또는 수술을 하지 않은 여성에서 골반통을 완화시키고 병의 진행을 막기위한 용도로 사용 되는데 작용 메카니즘은 호르몬을 이용 하여 일시적으로 혈중 에스트로젠 농도를 감소시켜 자궁내막증 병변을 위축시키거나 소멸시키는 것이다. 그 종류로는 경구용 피임약 프로제스테론 (progesterone) 제제 난소의 기능을 억제시키는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작용제 (GnRH agonist), 다나졸 등의 남성호르몬 유사제제 등이 있으나 장기간의 투약기간을 필요로 하므로 장기간 호르몬 조절로 인한 합병증을 고려하여 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해야한다. 역사적으로 자궁내막증이 발견된 지 40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꾸준한 연구를 거듭해왔음에도 여전히 자궁내막증의 병인을 밝히거나 재발을 막는 근치(根治)의 열쇠를 찾지 못했다. 따라서 자궁내막증을 예방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리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생리통이 심하거나 악화되는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진료를 받고, 일상생활 에서 꾸준한 운동을 통해 적정체중을 유지하면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다. 여성은 성 정체성이 각인됨과 동시에 고통을 안고 산다. 그것은 어쩌면 몸속으로 들어온 모래알을 품어 생명즙을 짜내고 감싸안기를 반복하며 끝내 진주를 만들어내는 조개처럼, 새로운 생명 탄생을 위한 담금질의 과정이며 생명 잉태의 소중한 과정을 보호하기 위한 사전경고일 지 모른다.
    Premium Chosun         박선희 강서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sunny622@mizmed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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