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치매 이길 수 있는 전쟁

[20] 치매 앓다 하늘로 간 엄마… 방송인 문영미의 思母曲

浮萍草 2013. 7. 24. 10:07
    "목욕 1시간씩 하던 엄마, 치매인 줄 모르고… 이 못난 딸은 화만 냈었죠"
    - 아흔 넘고도 꼼꼼했던 엄마인데… 목욕했는데 정수기 물로 씻고 라면 6개나 끓여서 다 불기도
    - 폐 안 끼치겠다고 기도한 분인데… 한 번이라도 살갑게 말해볼 걸… 누구도 이런 후회는 안 했으면
    "치매라는 걸 알고서도 엄마가 이상행동을 하면'왜 그래! 그러지 마!'라고 소리 지르고 구박도 많이 했어요. 답답한 마음에 그랬는데…. 지금은 너무 후회돼요. 너무 미안하고." 1972년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지금도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문영미(60)씨의 어머니 정옥순(96)씨는 올 2월 세상을 떠났다. 문씨와 둘이서 30년 가까이 함께 살았던 어머니는 3년 전부터 치매를 앓고 있었다.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한 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술을 마시자 집안일만 하던 어머니는 행상에 나서 1남3녀를 키웠다. 문씨는 "말이 없고 자기 관리가 확실한 분이었다"며"항상 새벽 5시 전에 일어나셨고 가족이 다 잠든 후에 주무셔서 어렸을 때 어머니가 주무시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방송인 문영미씨가 22일 서울 당산동 집에서 3년 전부터 치매를 앓다 올해 2월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뒤에 놓인 문씨와 어머니가 함께
    찍은 사진에서 어머니는 활짝 웃고 있다.문씨는 “제일 아끼는 사진”이라며 “원래 감정 표현을 잘 안 하는 엄마인데 (사진에서) 활짝 웃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고기가 먹고 싶다고 조르면 아무 말씀 없으시다가 사흘 뒤쯤 밥상에 고기가 조금 올라오는 식이었어요. 꼭 필요한 말씀만 하셨고 언제나 자식들을 위해 당신이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셨지요." 매사에 철저했던 어머니는 아흔이 넘도록 정정했다. 온종일 집에서 성경책을 읽었고 집 주변을 산책했다. 문씨가 방송에 나오는 걸 보면 "우리 딸 나오네"라고 한마디 하고는 말 없이 TV를 봤다. 문씨는"딸이 코미디언이라 개그 프로그램에 그렇게 많이 나왔는데 우리 엄마는 끝까지 보면서도 한 번 웃지를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 어머니가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한 건 3년 전부터다. "절약하며 사신 분이 갑자기 매일 1시간 넘게 목욕을 해요. 그러고는 밖에 나와서 정수기 물을 받아서 몸을 헹궜어요. 왜 그러느냐고 물으면 '수돗물보다 (정수기 물이) 더 깨끗하잖아'라고 했어요." 이뿐이 아니었다. 어머니가 5∼6시간씩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 일이 잦았다. 문씨가 들어가 보면 이불을 반듯하게 정리하는 일을 몇 시간 동안 계속하고 있었다. 이불을 정리한 후엔 방바닥에 있는 먼지를 하나씩 열심히 손으로 주워담았다. 문씨는 "깔끔했던 성격이 치매 증상으로 더 심하게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평생 라면을 안 먹던 어머니는 라면을 5∼6개씩 끓여놓기도 했다. 문씨가 방송일을 다녀오면 그릇 6개에 각각 따로 끓인 퉁퉁 불은 라면이 담겨 있었다. "이게 대체 뭐야"라고 화를 내는 문씨에게 어머니는 "내 거랑 네 거랑 아침·점심·저녁에 먹을 라면 끓여놨다"고 했다. 문씨는 "어렸을 때 라면을 끓여주면서도 엄마는 한 젓가락도 안 드셨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옛날부터 우리 엄마가 사실은 라면을 많이 먹고 싶었나 보다. 그때 못 먹은 게 아쉬워서 그렇게 라면을 끓였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치매 진단을 받은 후 어머니는 치료약을 한 번도 빠뜨리지 않고 먹었다. 30일치 약을 갖고 오면 정확히 30일 후에 마지막 약봉지를 뜯을 정도였다. 문씨는"어머니가 나이 드신 후에는 항상'자식에게 폐 끼치지 않고 살다 가게 해 달라'고 기도하셨다"며"병에 걸리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인지 무슨 약인지도 모르면서 '엄마 약'이라고 하면 열심히 드셨다"고 말했다. 문씨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한 번도 살갑게 이야기를 나눠보지 않은 게 가장 후회스럽다고 했다. "항상 심하게 화만 냈어요. 사실 치매 환자치고는 우리 엄마 증상은 별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강직했던 엄마가 치매에 걸려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어요." 문씨는 "뒤늦게 치매에 대해 조금 알게 됐는데, 치매 환자를 대할 때 가장 중요한 게'어떤 상황에서도 환자에게 화를 내지 말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라'는 것이었다" 며 "나는 정말 너무 못난 딸이었다"고 말했다. 문씨는 2년 전부터 여러 병원에서 호스피스로 봉사 활동을 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직후 중단했다. 돌아가시기 전 어머니를 잘 모시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이다. 문씨는 최근 어머니와 함께 살던 집을 내놨다. 금방이라도 어머니가 방문을 열고 나올 것만 같아서다. 생전에 어머니가 쓰던 방엔 영정 사진과 성경책만 놓여 있다. 문씨는"한 번도 자식들한테 의존하지 않고 건강하셨던 어머니가 아흔이 넘어 왜 갑자기 치매에 걸리셨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며"치매에 걸린 것 자체가 아마 자식 들한테 처음으로 손을 내민 게 아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내가 그 손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했어요. 다른 사람들은 저처럼 이런 후회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Chosun     안준용 사회부기자 / 석남준 사회부기자 / 박상기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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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 환자 상황별 대처 요령… '치매 정보 365'서 확인 가능
    화장실 바깥서 소변 보면… 이동식 변기 놓고, 밥에 毒 탔다고 의심하면… 밥을 같이 먹는다 "치매가 무엇인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누군가 좀 가르쳐줬으면 좋겠습니다." 본지 특별취재팀이 만난 치매 환자와 그 가족 100여명이 공통적으로 한 말이다. 치매 환자가 50만명을 넘어섰지만 여전히 치매 환자와 가족은 치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치매 정보에 대한 국민의 갈증을 풀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최근 해법을 내놓았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치매에 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치매 정보 포털 사이트 '치매 정보 365'(www.edementia.or.kr)를 연 것이다.

    치매 정보 365 사이트의 대표 항목은 '치매 대백과'다. 치매 대백과 항목에는 치매와 뇌에 관한 지식, 치매 진단과 치료법 등 치매에 관한 모든 정보가 소개돼 있다. 치매 정보 365의 장점은 이론 지식뿐 아니라 실제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식사, 배설, 목욕, 옷 입히기 등에 대한 행동 요령까지 상세하게 소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침상에서 휠체어로 (환자) 옮기기'에 대해서는 ▲ 치매 환자의 발이 바닥에 닿도록 침상 높이를 낮춘다 ▲ 침상과 가깝고 평행하게 휠체어를 놓는다 ▲ 환자의 체중을 앞발에서 뒷발로 옮기면서 다리와 팔의 관절을 구부려 바퀴의자로 몸을 낮춘다 등 행동 요령이 그림과 함께 자세히 설명돼 있다. 치매에 걸린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주부 최모(52)씨는 "우연히 치매 정보 365 사이트를 접하게 됐다"며"어머니를 돌보면서 겪는 문제에 대한 해법이 사이트에 상세 하게 나와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치매 정보 365에는'상담실'도 마련돼 있다. 상담실은 매일 치매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는 치매 전문 의사 간호사와 치매에 관한 궁금증이나 고민을 상담하는 공간이다. 홈페이지가 개설된 지 채 두 달이 안 됐지만, 이미 150여명이 전문가 상담을 받았다.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 임을기 과장은"치매 정보 365에는 정부의 치매 지원 정책에 대한 정보도 상세히 안내돼 있다"며"국민이 치매 정보에 갈증을 느끼지 않도록 앞으로 계속 업데이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hosun     안준용 사회부기자 / 석남준 사회부기자 / 박상기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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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 예방 사진공모전' 내달 1일부터 접수
    오는 9월 4일 수상자 발표
    건복지부가 주최하는 '치매 예방 사진 공모전'이 열린다. 보건복지부는 23일 국립중앙치매센터가 주관하고 인터파크와 본지가 후원하는 '제1회 치매 예방 사진 공모전: 기억, 나를 추억하다'의 접수를 다음 달 1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치매에 대한 우리 사회의 두려움을 떨쳐내고 오해와 편견을 없애기 위해 기획된 만큼 치매를 예방 하려는 일반인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사진 주제도 '치매'가 아니라 '나의 지난 삶'이다. 참가 희망자는 국립중앙치매센터 홈페이지(www.nid.or.kr)에서 신청 파일을 내려받은 뒤 자신의 삶을 기록한 옛 사진 5장과 각 사진에 얽힌 이야기를 써 내면 된다. 신청은 다음 달 1일부터 20일까지 이메일(nid0921@nid.or.kr)이나 우편(국립중앙치매센터)으로 할 수 있다. 수상자는 중앙치매센터장과 사진작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거쳐 9월 4일 최종 발표된다.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자 1명에게는 상금 100만원, 조선일보상·인터파크상·국립중앙치매센터장상 수상자 총 3명에게는 상금 50만원씩을 수여한다. 이 밖에 입선작 20명은 2만원 상당 문화상품권을 받는다. 보건복지부는 수상작 24편을 사진첩으로 만들고, 제6회 '치매 극복의 날'인 9월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시상식을 열 예정이다. 김기웅 국립중앙치매센터장은 "사진을 통한 뇌 자극은 치매 예방과 치료에 상당히 효과적"이라며 "추억의 사진을 통해 삶을 돌아보고 치매를 예방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사진 공모전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 문의:1666-0921(국립중앙치매센터)
    Chosun     안준용 사회부기자 / 석남준 사회부기자 / 박상기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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