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치매 이길 수 있는 전쟁

[14] 아픈 아버지 7년 돌본 '치매 홍보대사' 가수 현숙씨

浮萍草 2013. 6. 7. 10:30
    "치매 걸려도 내 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후회만 남거든요"
    길 잃었다는 전화에 '펑펑'… 속옷에 '현숙 아버지' 새기고 지방 공연할 때마다 同行 "소리 지르고 물건 던져도 치매인 줄은 꿈에도 몰라… 그때 일찍 병원 찾았다면 더 오래 곁에 계셨을텐데 "치매 환자가 실수를 하더라도 일부러 그런 게 아니니까 화내거나 혼내지 마세요. 후회만 남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도 치매에 걸리기 전에는 우리를 사랑하고, 바른길로 인도하려고 가르치시던 분이잖아요." 올해로 데뷔 34년째인 가수 현숙은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7년 동안 직접 돌봤다. 현숙의 아버지는 치매와 전쟁을 치르다 지난 1996년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를 여의고 17년이 지났지만 현숙은"내 경험을 통해 사람들이 치매와 벌이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홀 공연장에서 만난 현숙은 '치매 홍보대사' 연예인답게 치매 환자를 이해하고 돌보는 법에 대해 진솔하게 얘기했다.
    [치매, 이길 수 있는 전쟁] "치매 걸려도 내 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후회만 남거든요"
    현숙의 아버지는 치매와 전쟁을 치르다 지난 1996년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를 여읜 지 17년이 지났지만, 현숙은 “내 경험을 통해 사람들이 치매와 전쟁에서 승리
    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홀 공연장에서 만난 현숙은 ‘치매 홍보대사’ 연예인답게 치매 환자를 이해하고
    돌보는 법에 대해 진솔하게 얘기했다./김연정 기자

    전북 김제에서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한 현숙의 아버지는 지난 1989년 치매 판정을 받았다. 건강했던 아버지가 갑자기"다리에 힘이 없다"고 말하더니 밤새도록 소리를 지르거나 집 안의 물건을 어지럽혔다. 현숙씨는 "그저 나이가 드셔서 심술을 부리신다고 생각했지, 치매에 걸린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그해 여름 공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현숙에게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서울 은평구 응암파출소였다. 현숙은 "수화기 너머로 아버지가 길을 잃어서 집을 못 찾고 있다는 말이 들려왔다"고 했다. 다음 날 아버지를 모시고 대학병원에 찾아간 현숙은 아버지가 치매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미 치매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그날 현숙은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 팬티에 '가수 현숙의 아버지'라는 문구를 실로 새겼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조금만 더 빨리 병원에 갔더라면 증상에 빨리 대처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었고 지금도 늘 그 생각에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현숙의 아버지가 치매 진단을 받았을 때는 이미 치매 증상이 상당히 진행된 뒤였다고 한다. 아버지는 치매 진단을 받은 뒤 1년 만에 지난 수십 년 동안의 기억을 잊어버렸고 가족들의 얼굴도 잘 구분하지 못하게 됐다. 현숙은 "'지금처럼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알았더라면 아버지와 좀 더 행복한 시간을 보냈을 텐데'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항상 든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보다 건강했던 아버지가 힘없이 허공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보기가 무엇보다 힘들었다"면서도 "마냥 지켜만 볼 수는 없었다"고 했다. 그는 궁금한 점이 생길 때마다 병원을 찾아 의사의 조언을 듣고 철저히 행동으로 옮겼다. "치매 환자를 혼자 놔두지 말고 가능한 한 자주 밖으로 데리고 나가라"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지방으로 공연을 갈 때마다 아버지를 모시고 다녔다. 공연 전에 공연장 직원들에게 "우리 아버지와 잠시만 함께 있어 주세요. 금방 다녀올게요"라고 말하고 공연을 마친 뒤에는 아버지를 모시고 공연장 근처 공원을 30분씩 산책했다. 틈날 때마다 가족의 사진이 담긴 앨범을 꺼내 아버지에게 보여주면서 기억을 끄집어내기도 했다. "나중에는 (아버지가) 가족들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해 내곤 내 이름도 불러줘 깜짝 놀랐다"며 "치매에 걸렸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현 상황에서 더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대한치매학회 '치매 홍보대사'로 임명돼 지금까지도 치매 환자 돌보기에 힘쓰고 있는 현숙은 치매 환자 가족들을 위해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고 했다. "치매는 숨기거나 부끄러워해야 할 병이 전혀 아니에요. '오픈'해서 도움을 요청하고 힘든 점이 있으면 주위와 나눠야 합니다. 치매 환자를 돌보더라도 절대 건성으로 대해서는 안 됩니다. 정말 사랑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대해주세요. 환자는 다 알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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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취재팀 안준용 사회부 기자 / 석남준 사회부 기자 / 박상기 사회부 기자 / 이민식 사회부 기자 / 나해란 사회정책부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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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 2000명이 早期 검진 돕기로
    경기도 '치매 선별사' 키워… 내달부터 1만명 방문 검사 기도가 대학생들과 함께 치매 조기 검진 사업에 나선다. 대학생을 양성해 치매 조기 검진 사업에 나선 것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경기도가 처음이다. 경기도는 국립중앙치매센터와 함께 대학생 2000명을 '치매 선별사'로 임명해 다음 달부터 60세 이상 1만여명에 대한 치매 검진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그간 지자체 인력·예산 문제 때문에 제약이 많았던 치매 방문 검진을 대학생 치매 선별사를 통해 본격화하는 방식이다. 대학생 치매 선별사는 일종의 '치매 조기 검진' 자원봉사 요원이다. 이들은 치매 환자를 일반인과 구분하는'간이정신상태검사(SMMSE-DS)'교육을 3시간 이수하고 평가 시험에서 70점 이상을 받으면 치매 선별사 자격을 얻게 된다. 경기도는 대학생 치매 선별사들이 방학 기간인 7~8월 두 달간 경기도 내 경로당, 치매센터나 독거노인 가정 등을 방문하도록 해 간단한 치매 검진을 실시할 계획 이다. 치매 선별사의 검진 결과 치매가 의심될 경우 전문 의료진이 다시 한 번 정밀 검진을 거쳐 치매 확진을 하고 향후 치료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정의돌 경기도 건강증진과장은"국내 치매 환자 54만명 중 절반은 치매 진단조차 받지 않은 실정"이라며"전문 의료진 교육을 받은 치매 선별사들을 통해 치매 조기 검진을 실시하고 이 과정에서 치매 문제에 대한 대학생들의 공감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중앙치매센터(1666-0921)와 경기도 내 시·군 보건소 치매상담센터는 오는 14일까지 치매 선별사 신청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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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취재팀 안준용 사회부 기자 / 석남준 사회부 기자 / 박상기 사회부 기자 / 이민식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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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 엄마' 보낸 뒤 20여년… 세 딸은 치매와 치열하게 싸웠다
    [전시회 가서 작가 외우고 등산으로 몸 다지며… '치매 예방'] "치매에 대해 무지했던 시절, 그렇게 어머니 보내 슬펐죠… 내 자식들은 치매 부모에 마음 아파하는 일 없기를"
    "벌써 지쳤니? 조만간 남산에서 체력 단련 한번 해야겠다." 지난달 25일 서울 광진구 뚝섬유원지에서 열린 '치매 극복 걷기대회'에 참가한 홍금란(63)씨가 반환점을 지나면서 한마디 하자 동생 말례(61)씨 성자(60)씨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하하" 웃었다. 이들 중 치매환자는 한 명도 없다. 그럼에도 금란씨는 1주일 전'치매 극복 걷기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바로 동생들과 함께 참가 신청을 했다. 그는"치매를 앓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우리 자매를 이곳에 모이게 하셨다"며"내 자식들만큼은 부모가 치매에 걸려 마음 아파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행사에 참여했다"고 했다. 홍씨의 어머니는 1985년 치매 진단을 받은 뒤 1990년 돌아가시기 전까지 5년간 투병 생활을 했다. 치매 진단을 받은 후 1년도 되지 않아 자식들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고, 곧이어 실어증(失語症)까지 찾아왔다. 금란씨는 당시를 떠올리며"치매에 대해 잘 몰라 어머니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지금도 죄스럽고 후회가 된다"고 했다. 동생 말례씨는"당시엔 치매 치료제도 마땅히 없었고 치매를 '노망'이라고 부를 만큼 사회 인식이 나빴다"며 "치매 환자를'몹쓸 병'에 걸린 사람 취급하는 주변의 눈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동생 성자씨는 "25년 전만 해도 의사 외에는 치매 환자를 어떻게 돌봐야 할지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고민을 털어 놓을 사람도 없었다"고 했다. 세 자매는 1990년 치매로 어머니를 잃은 뒤 그간의 고통을 떠올리면서 함께 치매를 이겨내기로 다짐했다.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뚝섬유원지에서 열린 치매 극복 걷기 대회를 마친 홍성자·금란·말례(사진 왼쪽부터) 세 자매가 잔디밭에 앉아 치매 예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성형주 기자

    차로 30분 거리에 살고 있는 세 자매는 맏언니 금란씨의 제안으로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주말 아침마다 '치매 예방 활동'을 하고 있다. 한 주에 산책·등산 등 운동을 하면 다음 주에는 전시회나 콘서트를 찾아가는 식이다. 막내 성자씨는 "미술 전시회에 가면 작품명과 작가 이름도 함께 외운다"고 말했다. 떨어져 지내고 있는 자녀들에게도 매일 전화를 걸어 건강을 챙기라고 당부한다. 성자씨는 "30대 아들이 나를 닮아서 혈압이 높아 걱정"이라며"매일 밤에 전화해 짜고 맵게 먹지 말고 매일 시간을 내서 걷거나 뛰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이 자매는 이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치매 걷기대회 코스 3.2㎞를 40분 만에 가뿐히 완주했다. 금란씨는 걷기대회가 끝난 뒤 치매 가족과 환자들에게 한 가지 조언을 했다. "치매는 적극적으로 싸우면 예방하고 이겨낼 수 있는 병이 됐잖아요.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히 운동하고 건강한 음식 먹으면서 치매를 예방하고 이겨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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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취재팀 안준용 사회부 기자 / 석남준 사회부 기자 / 박상기 사회부 기자 / 이민식 사회부 기자 / 나해란 사회정책부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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