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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를 깨우치는 보수 김용옥 -③

浮萍草 2013. 5. 10. 18:43
    김용옥 비판, 온당한 것인가
    
    <논어>에는 공자의 삶이 생동감 있게 나타난다. 
    다른 어떤 책보다도 <논어>에는 과장은 물론 윤색도 거의 없다. 
    요컨대 <논어>는 공자의 삶을 전달하는 가장 정직한 텍스트이다. 
    바로 여기에 <논어>의 유별난 의의가 있다.
    <논어> 속의 공자는 다분히 인간적이다. 
    논어에 담겨 있는 공자의 어록들에는 인간 공자의 희로애락이 생동한다. 이런 점에서 <논어>야말로 공자를 전달하는 가장 생동감 
    있는 기록이라는 것이다. 
    김용옥은 선언하다시피 말하고 있다. 
    “논어는 인류문명사의 축복”이라고.
     
    “조선사회가 유교의 왕국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논어> 하나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왕국일 수도 있다. 
    조선왕조에서는 <논어>가 읽힌 적이 없다. 
    오직 주자집주본… (朱子集註本) <논어>만 읽혔다.
     (...)
    다시 말해서 주자가 해석해 놓은 <논어>만이 읽힌 것이다. 
    따라서 조선왕조에는 놀랍게도 <논어> 주석이 없다. 
    퇴계도 율곡도 주석을 내지 않았다. 
    1813년에 완성된 다산의 <논어고금주>가 거의 유일하다 할 수 있다. 
    (...) 
    <논어>에 대한 자유로운 해석과 토론이 부재했던 것이다. 
    오직 주자의 <논어> 해석이라는 도그마만 있었다. 
    오늘날 우리나라 교계가 자유로운 신학논쟁을 거부하고 도그마적 성격을 노출시키는 것도 이러한 주자학 전통의 승계선상에 있다.” 
    - <중앙일보> 2009. 2.4 ‘도올고함’ 중에서
    

    김용옥에 대한 비판의 소리를 왕왕 듣는다. 하지만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그를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어떤 이들은 그의 오류나 속물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본래 오류나 속물성은 천재들이 곧잘 나타내는 공통적 결함이다. 부처나 예수에게도 일말의 결함은 있었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보지 구멍에서 태어난다’는 진리를 부정하는 <창세기>를 비판한 그가 앞으로는 왜 많은 사람들이 그 따위 <창세기> 를 줄기차게 신봉하는지를 밝혀 주기 바란다. 그의 정열과 순박성이 끝까지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한국 사회’에 묵중한 에너지를 더 공급해 주기를 요청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사회는 김용옥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 그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야 그를 넘어서는 새로운 담론이 꽃피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는 김용옥에게 과분할 정도의 은의를 입었다. 특히 김일성 주석이나 호치민 ‘아저씨’ 같은 진보주의자들은 민족적 보수주의자들의 가치를 더할 나위 없이 우대했다는 것을 기억 했으면 한다. 보수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진보는 어차피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Poweroftruth         김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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