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사찰음식 기행

1고운사 청국장

浮萍草 2013. 5. 2. 07:00
    “고운사에서 만나는 구수한 청국장”
    “가장 빨리 쉽게 만들 수 있다. 또 가장 만들기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음식이 한국음식이다.” 외국의 유명 요리사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한국음식에 대한 평가다. 특히 사찰음식이 그렇다. 나물을 물로 씻어 소금으로 간을 해 내 놓아도 맛있고, 몇 달간 발효시켜 내 놓아도 색다른 맛이 난다. 사찰음식이 새로운 문화코드로 발전하고 있다. 몇몇 사찰에서는 ‘음식 템플스테이’도 열고 있다. 본지와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대표적인 사찰음식을 찾아 소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격주로 연재되는 이 기획을 통해 바른 먹거리 문화를 이끌자는 취지다. 지난 6일, 경북 의성 제16교구본사 고운사(주지 호성스님)를 찾았다. 콩은 4000년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식재료다. ‘청국장 템플스테이’를 운영중인 고운사는 2011년 사찰음식문화연구소를 설립에 이어 연내에 사찰음식체험 관을 건립하는 등 사찰음식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사찰이다.

    고운사는 소나무 장작과 구들장을 이용해 청국장을 만든다. 청국장과 된장은 주로 10월에 햇콩을 수확해 만든다. 장작은 지금
    부터 장만해야 가을에 바짝 말라 제대로 화력이 난다. 사진은 고운사 한쪽에 쌓아놓은 장작더미.
    소나무 장작, 구들에서 짚 씌워 발효 ‘전통방식 그대로’ 콩의 영향 살려내
    “가장 맛있는 청국장은 구들장에서 만들어 진다.” 지난 6일 고운사 주지 호성스님을 만나 ‘왜 고운사에서 청국장을 만드는지’ 물었다. 답은 간단했다. 요즘 제대로 된 구들장을 가진 곳이 별로 없다는 이유였다. 인근 농가에서 수확하는 콩의 품질도 국내 최고란다. 들보다 산이 많은 지형이다보니, 그에 맞는 농작물의 하나가 콩인 셈이다. 고운사 한켠에는 소나무 장작이 가득 쌓여 있다. 그 장작으로 구들을 데워 콩을 발효시켜 청국장을 만든다. “보일러나 전기바닥 시설에서도 청국장을 만들어 봤는데 영 맛이 안난다”는 스님은“전통방식으로 구들에 짚을 씌워 만든 청국장 맛이 최고다”고 말했다. 청국장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건강음식이다. 청국장에 함유된 섬유질은“섬유질 성분이 꽤 많다”는 일반 식품보다 5배 이상 많다. 또 청국장 10g에 300억 마리의 세균이 들어 있는데, 이 미생물은 변비를 없애고 장의 활동을 돕는 유용한 세균이다. 청국장 특유의 끈적이는 실은 바실러스라는 균이 만드는데, 이 균은 유산균보다 100배 높은 효능을 지니고 있다. 또 지방의 완전 분해를 촉진하는 비타민과 단백질을 분해시키는 혈전용해 효소가 있어 비만치료 및 심장병과 뇌졸중 예방효과가 탁월하다. 항암효과,당뇨병 예방, 독소 분해로 인한 미용효과 증대,빈혈 예방 등 몸에 긍정적인 효능이 매우 높은 음식이다. 콩의 원산지는 한반도다. 기록에 의하면 ‘콩은 만주 남부 맥족의 발생지에서 생산됐다’고 한다. 학자들은 “문헌과 고고학 자료 등을 볼때 4000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콩을 재배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콩을 이용한 음식문화도 이와 같은 시기부터 발전을 해왔다. 이미 삼국시대에 메주를 쑤어 몇 가지 장을 담궜는데 중국인들은 고구려의 메주 냄새를 ‘고려취(高麗臭)’라고 불렀다. 이런 콩의 발효기술은 8세기경 일본으로 전해졌다. 771년 저술된 일본의 <봉사일정경고작해>에는“콩 5말로 메주를 만들고 이것을 소금물에 담가 간장 4말2되를 얻는다”는 기록이 나온다. 일본의 된장을 의미하는 ‘미소’는 고려의 말장(末醬)을 방언으로 부른 것이 유래가 됐다. 된장은 그 종류도 많은데 메주에서 간장을 빼고 남은 ‘막된장’을 비롯해 청국장을 가공한 담북장,생콩을 시루에 쪄서 콩잎을 덮은 다음 햇고차를 섞어 만든 청태장,팥과 콩을 섞어 만든 팥장 등 종류가 많다. 메주를 빻아 김치국물에 넣어 익혀먹는 지례장,찹쌀이나 보리,쌀,밀 등과 섞어 만드는 각종 장류가 전해지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사찰음식으로는 수분을 뺀 두부를 으깨 간을 한 다음 항아리에 넣었다가 참기름,고춧가루로 양념한 후 발효시켜 먹는 두부장이 있다. 우리 조상들은 이렇게 ‘콩을 어떻게 보관하고 가공하느냐’ 하는 방법을 연구해 몸에 매우 좋은 약을 만들어 냈다. 인위적인 첨가물 없이, 공기와 온도, 습도만으로 만들어낸 대표적인 음식이 청국장인 셈이다.
    고운사 연수국장 지견스님이 청국장을 만드는 비법을 공개했다. 우선 신선한 메주콩을 씻어 하루밤 물에 담가 불린다. 여름에는 상할 염려가 있으므로 10시간을 넘기지 말라는 조언. 콩이 3배 정도 불으면 솥에 넣고 푹 삶은 다음 뜸을 들인다. 물의 온도가 50~60℃ 정도가 되면 물기를 모두 없앤 다음 용기에 담아 40℃ 내외의 구들에 두면 된다. 이때 짚을 말아서 콩 중간에 넣어두면 효소균이 생기는 최적의 조건이 형성 된다. 2~3일이 되면 실같은 진이 생기는데 실이 많이 생길때 고춧가루와 소금을 섞어 냉장고에 보관하면 된다. 지견스님은 “보통 청국장은 한 달 이내에 먹는 것이 좋다. 이후는 신맛이 난다”며 대표적인 요리인 청국장 찌개〈사진〉를 소개했다. 호박과 두부,깍두기를 네모나게 썰고,청홍고추를 어슷썰어 둔 다음,채수에 깍두기와 건표고를 넣고 끓인다. 그리고 청국장을 넣고 한소끔 끓인 다음 호박과 두부를 넣으면 된다. 고추는 먹기전에 넣는다. 채수는 무와 다시다, 건표고를 넣어 만들면 된다. 고운사에서 실시하는 청국장 템플스테이는 가을에 열린다. 햇콩으로 청국장과 메주를 만들게 된다. 청국장이 단기간에 발효시켜 먹는 건강음식이라면,메주는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는 음식 재료다. 발효과정은 엇비슷하다.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는 소리를 내며 식감을 돋는 청국장 요리. 고운사가 내놓은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드어 주는 사찰음식의 대표주자’다. 고운사가 소개하는 봄 철에 좋은 음식
    고운사에는 어떤 사찰음식이 있을까. 고운사 부설 사찰음식문화연구소가 그동안의 연구를 바탕으로 사찰음식 관련 책자 발간을 준비중에 있다. 그 가운데 봄철에 즐길 수 있는 몇가지 음식을 소개한다.
      
    ▲ (左)민들레 건나물 무침    ▲ (中)생콩가루 시래기찜    ▲ (右) 시래기 된장 볶음
    # 민들레 건나물 무침
    민들레는 맛이 조금 쓰고 달며, 약성은 차고 독이 없다. 열을 내리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하며, 염증을 없애고 위를 튼튼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독을 풀어 피를 맑게하는 작용이 뛰어나다.
    ■ 재료 민들레 마른잎 100g,민들레 효소 1큰술,들기름 1작은 술,죽영소금1/2 작은술,간장 1큰술,볶은 참깨 1/2작은술,청홍고추 다진 것 1작은 술. 1) 민들레 건나물을 2~3일전 물에 불린다. 2) 불린 민들레 건나물을 충분히 삶는다. 3) 찬물에 담가 물을 갈아주면서 쓴맛을 제거한다. 4) 민들레 건나물을 3~4cm 크기로 잘라준다. 5) 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양념을 혼합한 후 약한 불에 볶아 준다. # 생콩가루 시래기찜
    ■ 재료 시래기 100g, 생콩가루 100g, 무 1/4개, 소금 채수용 : 무, 다시마 3쪽, 건표고 5개 1) 시래기를 삶아서 껍질을 벗긴다. 2) 시래기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생콩가루를 버무려 둔다. 3) 무는 채쳐 둔다. 4) 채수를 내어서 팔팔 끓으면 약한 불로 줄여 시래기를 살살 얹어 중불로 한소끄ㅋ 끓인 후 소금간을 한다. * 마른 시래기를 물에 불리지 말고 살짝 씻어서 끓는 물에 삶으면 질기지 않고 잘 삶긴다. # 시래기 된장 볶음 ■ 재료 무청시래기 100g, 무 100g, 된장 2큰술, 참기름, 통깨, 소금, 채수, 청홍고추 1) 무청시래기를 푹 삶아 물기를 짠후, 연한 시래기는 그대로 쓰고, 질긴 시래기는 껍질을 벗겨 적당한 길이로 썬다. 2) 무는 곱게 채 설어 소금에 살짝 절여 찬물에 헹군 후 물기를 꼭 짠다. 3) 무청 시래기와 무채에 된장을 넣어 조물조물 버무려 놓는다. 4) 팬에 참기름 2스푼을 두른 후, 양념한 시래기에 넣고 볶다가 채수를 부어 끓여서 국물이 거의 없어지면 통깨를 조금 뿌린다.
    불교신문 Vol 2013         안직수 기자 jsahn@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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