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관음성지를 찾아서

22 경주 기림사

浮萍草 2013. 9. 22. 00:00
    관세음보살 품은 자비의 빛, 
    함월산 달빛으로 물들고…
     
    ▲ (左) 기림사 관음전에 봉안되어 있는 천수천안 관세음보살.1000개의 눈으로 중생들의 고통을 보고 1000개의 손으로 중생을 구제
    한다.   ▲ (右) 매월당 김시습은 경주 남산 용장골에서 7년간 머물면서 금오신화를 지었다.그곳에 있던 사당이 1878년(고종 15)
    기림사로 옮겨졌다.
    대적광전에 모셔져 있는 보물 제958호 기림사
    소조비로자나삼존불상
    불국사 석굴암이 자리하고 있는 토함산을 지나 동해바다로 향하다 보면 달을 머금은 뜻을 지닌 함월산(含月山)이 나온다. 남쪽으로 토함산과 맞닿아 있고 북쪽으로 운제산과 같은 능선이 이어져 있다. 토함산에 불국사 운제산에 오어사처럼 천년고찰이 자리하고 있듯 이곳 함월 산도 그 유명한 기림사를 품고 있다. 기림사는 643년(선덕여왕 12) 천축국(天竺國) 광유(光有)스님이 창건,임정사 (林井寺)라고 부르다가 원효스님이 확장,중수하고 기림사로 개칭했다. 석가모니부처님이 머물던 가장 대표적인 승원 중 하나인 기원정사의 숲을 기림(祇林)이라고 한다. 기림사를 찾았다. 오후5시경 날씨는 어둑어둑해지고 있다. 발길을 서둘렀다. 일주문을 지나 경사로를 5분여 오르니 사천왕문이 나온다.
    찾는 이들을 무섭게 내려다보는 사천왕들 모습에서 이제 어린시절 느꼈던 두려움은 간데없이 사라지고 어느덧 든든한 호법신장으로 든든한 마음을 선사해준다.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눈을 맞추며 인사를 한다. 사천왕문을 나서니 정면으로 보이는 고풍스러운 전각에 탄성이 절로 난다. 화려한 단청은 긴 세월에 녹아버려서 나무 고유의 색만이 남아 있다. 나무의 형태대로 약간 휘어진 기둥과 나무창이 고목에 아름다운 패턴을 더해주는 듯하다. 진남루 옆으로 돌아 서면 기림사의 본전인 대적광전과 약사전이 정면으로 왼편으로 응진전이 자리하고 있다. 전각으로 둘러싸인 마당 가운데 작은 삼층석탑이 자리하고 있다. 오래된 전각들로 둘러싸여 있는 기림사 대적광전 앞마당에 서면 마치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전각마다 모셔져 있는 불보살들에게 긴 시간 동안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정성껏 절을 하고 기도를 올렸으리라. 화려하게 장엄된 단청 대신 사람들의 극진한 마음이 각 당호와 불보살님을 은은하게 입히고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경내는 오후가 될수록 적요해져 간다. 대적광전으로 향한다. 연화장세계에 머물면서 대광명을 발하며 법계를 두루 밝히는 비로자나불이 주불로 모셔져 있다. 옆으로 노사나불과 석가모니불이 협시하고 있다. 대적광전은 보물 제833호로 소조삼존불은 보물 제958호, 삼존불에서 나온 진신사리와 복장유물은 보물 제959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적광전 왼편 계단을 오르면 삼천불전과 관음전 등 새로이 조성된 전각들이 있는 다른 공간이 펼쳐져 있다. 성보박물관과 사육신 중 1명인 매월당 김시습 사당도 절 위쪽 공간에 자리하고 있다. 관음전에는 수없이 많은 중생의 고통소리를 보고 들어야 하기에 1000개의 눈을,숱한 중생에 손을 내밀어 구제하기 위해 1000개의 손을 가진 천수천안 관세음보살이 모셔져 있다. 삼천불전 앞 향나무 옆에서 서서 기림사 뒤편에 달빛을 품는 함월산의 부드러운 산세를 살펴본다. 날이 어두워질수록 법당 안이 점점 밝아진다. 관세음보살에서 발하는 자비의 빛이 달빛처럼 함월산 자락에 고요하게 퍼져나간다.
    불교신문 Vol 2656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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