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바지 음식에는 왜 엿이 들어갔을까?
 | ▲ 입안에 달라붙지 않고 바삭하게 씹히는 맛이 좋은 창평쌀엿. 사진=호정식품 | 쌀이나 찹쌀,조,수수,옥수수 등 전분을 함유한 곡식을 엿기름으로 삭혀
만드는 엿은 대표적인 우리네 전통간식이다.
최근 다양한 군것질거리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지만 연중 판매량이
급증하는 때가 있다.
바로 대입시험 날.
끈적끈적한 엿처럼 대학에‘척’하고 붙으라는 의미로 수험생에게 엿을 주는
풍습이 있다.
엿은 새색시가 시댁으로 가져가는 이바지 음식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이때 엿은 시어머니가 잔소리를 못하도록 입을 부치려는 의미라는 재미있는
속설도 있다.
엿을 이용한 과자류가 등장한 것은 고려시대로,이규보의 <동국여지승람>에
‘‘행당맥락(杏餳麥酪)’이라는 표현을 통해 알 수 있다.
여기서 ‘당’은 단단한 강엿,‘낙’은 감주로 이미 이때부터 엿기름을 이용한 엿
이나 감주가 감미료로 쓰였다.
예부터 엿은 세찬(歲饌. 설날 차례를 지내거나 이웃들과 함께 먹기 위해서
만드는 음식의 총칭)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음식이었기 때문에 겨울철이
되면 각 가정에서는 엿을 만들어 상비했다.
조선시대 한양의 모습을 담은 <한경식략>에 보면 식료품상인‘백당전’에서
엿을 팔았다는 기록이 있고,<규합총서>에는 엿 만드는 법과 개성,광주에서
밤엿이 생산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조선 후기에는 엿이 상품화되어 널리 퍼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널리 알려졌던 엿으로는 옥수수로 만든 강원도의 황골엿,무로 만든
충청도의 떠먹는 물엿인 무엿,용안지방에서 만들었던 전라도의 고구마엿,
쌀로 만든 평창의 쌀엿,엿에다 꿩고기를 넣어 만든 제주도의 꿩엿,조청에
찹쌀미숫가루를 넣어 만든 황해도의 태식이다.
요즘은 집에서 엿을 만들어 먹는 것이 매우 낯설게 느껴진다.
이유는 엿을 만드는 재료는 간단하지만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
흰 엿을 만드는 방법은 멥쌀을 불려 고두밥을 찐 후 여기에 엿기름 물을 같이 넣고 40~50℃에서 8~10시간 가량 발효시킨다.
발효가 끝나면 이것을 베보자기를 이용해 물만 걸러낸다.
걸러낸 엿물을 은근한 불에 고면 수분이 사라지면서 걸쭉해 진다.
주걱으로 떠서 들었을 때 실같이 늘어지면서 굳으면 엿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든 엿은 콩고물에 버무려 먹어도 맛있고 땅콩,깨 등 견과류를 넣어 굳혀 먹어도 별미다
☞ Food Chosun ☜ ■ 정재균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PD jeongsan5@gmail.com
草浮 印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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