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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식객-김치전쟁’ 상주 남장사

浮萍草 2013. 7. 10. 07:00
    남장사에서 떠나 보낸 어머니
    사랑이 담긴 ‘김치’서 진리가
    남장사 일주문, 계곡 옆으로 난 숲길을 걷다보면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일주문이 찾는 이들을 맞이 한다.

    남장사 극락보전에서 수향의 제를 올리고 있는 성찬
    과 장은
    화가 허영만의 원작으로 주목받은 영화‘식객-김치전쟁’은 상주 남장사와 인연이 깊다. 치열한‘맛의 전쟁’으로 빚어진 두 모녀의 갈등과 화해의 스토리가 사찰을 배경으로 가슴 찡하게 펼쳐졌다. 유명음식점‘춘양각’을 운영하는 수향(이보희)은 친딸 장은(김정은)과 양자 성찬(진구)을 함께 키운다. 성장한 이 둘은 김치대결에 나가 경쟁을 벌인다. 기생집으로 불렸던 춘양각에서 자라난 장은은 어머니에 대한 반감으로 춘양 각을 없애려는 생각 뿐이다. 반면 성찬은 춘양각에 대한 어머니의 애정을 알기에 장은의 생각과 달리 춘양각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쓴다. 이들 둘의 갈등과 반목은 마지막 김치대결에 오르면서 절정에 이른다. 여기서 장은은 성찬을 통해 몰랐던 사실을 발견한다. 친엄마의 김치맛을 딛고 서서 자기만의 음식세계를 구현하겠다고 마음먹은 장은의 김치에 자신도 모르게 어머니 특유의 손맛이 배어있음을 터득하게 된 것.
    뒤늦게 엄마의 진심을 깨우쳤지만 그때는 이미 엄마가 암투병 중이었다. 남장사는 어머니가 저세상으로 떠나고 남아있는 장은과 성찬이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면서 의복을 태우고 제 올린 사찰이다. 남장사 인근에 있는 상주 의암고택이 영화 속 ‘춘양각’으로 분했다. 갈등과 오해로 살아왔던 긴 세월 끝에 마침내 진리(어머니의 진한 사랑)를 찾아냈지만,그것을 받아 안아보려하는 순간,그 진리는 다시 먼 곳으로 떠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장은은 엄마의 손맛이 살아있는 김치를 접할 때마다 어머니 품에 안기는 듯 따뜻하리.
     
    ▲ (좌) 익살스러운 표정의 남장사 석장승▲ (우) 남장사 보광전 안에 모셔져 있는 보물 제990호, 992호인 철조비로자나좌불상과
    목각 후불탱.

    노악산 남쪽에 자리잡은 남장사 모습.
    지난 13일 상주 남장사를 찾았다. 상주 노악산 남쪽 기슭에 자리한 남장사는 서쪽 기슭의 북장사,그리고 갑장사,승장사 등과 더불어 상주지역 4장사 중 하나다. 우리나라 최초의 범패 보급지이며,영남의 명승지로 경관이 빼어나 경북 팔경에 꼽힌다. 남장사 초입 마을은 영화 속에도 나오듯이 곶감으로 유명하다. ㆍ뒤늦게 깨친 엄마의 사랑에 남장사 석장승도 미소 짓네
    마을을 지나 절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이 경북민속자료 제33호로 지정된 남장사 석장승이다.
    장승은 마을 수호신,이정표 역할을 하는 민속신앙 문화재이며 사찰 입구에 세워져 잡귀의 출입을 막는 호법의 신장상이다. 189cm의 높이에 머리부분 만 76cm 얼굴이 엄청 큰 이 석장승은 입도 코도 비뚤어졌으나 아주 해학적인 형상을 하고 있다. 쳐다볼수록 정감이 가는 모습이다. 석장승을 지나면 지역사람들이 많이 찾는 남장사 계곡이 나온다. 크진 않지만 청량감을 선사하기에 손색이 없다. 계곡 밑에 주차를 하고 계곡 옆으로 이어진 숲길을 따라 20여 m 걷다 보면 일주문이 나온다. 일주문에서부터 남장사가 고찰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일주문을 지나 다리를 건너 범종루 아래 계단으로 올라서면 남장사 본당인 극락보전이 자리하고 있다. 극락보전 뒤쪽으로 올라서면 또 다른 본당이 자리하고 있다. 보광전으로 내부에 보물 제990호 992호인 철조비로자나불상과 목각 후불탱이 봉안돼 있다. 보광전 왼편 계곡 건너편으로 영산전으로 향하는 길이 있다. 수많은 돌탑이 활짝 핀 봄을 반기는 듯 웃는다.
    불교신문 Vol 2713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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