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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인사동 스캔들’ 강화 정수사

浮萍草 2013. 6. 27. 07:00
    맑은 물에 속세 때 씻고 산에 오르다
    영화속 김래원이 정수사 대웅보전에 서 있는 모습
    화 ‘인사동 스캔들’에서 이강준(김래원 분)은 고아로 절에서 생활한다. 그림에 소질에 있던 이강준은 가짜 그림을 그리며 생활한다. 그러던 그는 사찰 스님의 도움으로 동양 최고의 복원전문가가 되어 유학에서 돌아온다. 자신을 키워준 절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절에 있던 ‘강화병풍’을 정성스레 복원한다. 하지만 ‘강화병풍’은 도난을 당하고 모함을 당한다. 바로 배태진 회장(엄정화 분)이 작업을 한 것이다. 이강진은 배회장에게 가짜 ‘몽유도원도’ 만들어 주고 복원하는 사기를 치면서 통쾌한 복수극을 펼치고 다시‘강화병풍’을 찾는다. 영화 속 그가 자라고 생활한 절이 강화도에 있는 마니산 정수사 이다.
     
    정수사 대웅보전 꽃창살. 네개로 나누어진 문에 모란과 연꽃이 통으로 새겨져 있다. 밖에서 바라본 모습(사진 왼쪽)과 법당
    안에서 비치는 모습.

    마니산에서 바라본 서해 바다
    백두산과 한라산의 딱 중간 거리에 위치한 마니산은 예로부터 신성시 되던 산이다. 정상에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참성단이 있다. 마니산은 해발 500m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섬에 솟은 위용은 어느 명산 못지 않다 마니산에 자리한 정수사 또한 산과 닮아 있다. 강화군 화도면에 위치한 정수사는 도량은 작지만 품위가 느껴지는 사찰이다. 지난 달 25일 강화 정수사를 찾았다. 신라 선덕여왕 8년(639) 회정선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회정스님은 참성단에 참배 후 동쪽의 지형을 보고 삼매정수(三昧精修)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하고 절을 세우고 정수사(精修寺)라 하였다. 이후 세종 8년(1426) 함허스님이 중창하였는데 이때 법당 서쪽에서 맑은 물을 발견하여 절 이름을 정수(淨水)사로 바꾸었다고 한다.
    인근에 스님이 바위에 새겨 놓은 함허동천(涵虛洞天) 글자가 있는 계곡 또한 유명하다. 지난 밤 겨울을 떠나보내기 아쉬운지 제법 많은 눈이 내렸다. 하지만 날은 이미 따듯해서 쌓인 눈은 얼마가지 못했다. 법당 기와에 쌓인 눈이 이미 많이 녹아 내렸다.
    마니산이라는 신성한 산에 자리 잡은 정수사. 작지만 아름답고 품위가 느껴지는 사찰이다

    계단을 올라 대웅전 앞 마당에 올라서 대웅전으로 향한다. 대웅전 왼편 삼성각 아래에 약수물이 나오는 곳이 있다. 절 이름 답게 물맛이 뛰어나다. 시원하게 목을 축인다. 법당에 참배 하고 나오기 전에 꼭 봐야 할 것이 있다. 부안 내소사, 논산 쌍계사와 함께 이곳 정수사 대웅보전 꽃살문이 유명하다. 법당 출입문 전체가 통판 투조 형식으로 되어 있다. 안에서 비치는 모습 또한 아름답다. 나와서 살펴보니 정면 중앙 출입문인 4분합문의 꽃창살에 꽃병에 연꽃과 모란이 담겨있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부처님께 정성껏 꽃 공양을 올리는 느낌이다. 보물 161호로 지정된 정수사 대웅보전은 정면과 측면이 3칸의 건물인데 앞에 특이하게 툇마루를 두어 측면이 4칸이 되는 특이한 구조로 되어 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 평온한 모습의 정수사가 나온다. 이강준이 잃어버린 ‘강화병풍’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있다. 강화도는 역사적으로 많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 몽고족의 칩입, 팔만대장경 조판, 병자호란 병인양요 강화도 조약까지…. 마니산으로 오른다. 40여분 오르니 바위 능선에 다다른다. 파란하늘 아래 서해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답답한 가슴이 시원하게 뚫린다.
     
    마니산으로 향하는 등산로(좌) 정수사라는 이름답게 물 맛이 뛰어나다 (우)

    불교신문 Vol 2709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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