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까만 점들이 떠다녀요”
극장에서 재밌게 영화를 보는데 중요한 장면에서 스크린 일부가 검은 그림자에 가려 울컥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영사기에서 나온 빛이 스크린으로 가는 도중에 불청객을 만났기 때문이다.
날파리증(비문증)도 비슷하다.
각막과 동공을 통해 들어간 빛이 유리체를 지나 망막(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하는 신경막)에 맺히기 전에
떠다니는 물체를 만났기 때문에 증상을 느끼게 된다(그림).
주로 하얀 벽이나 청명한 하늘을 볼 때 증상은 두드러진다.
유리체에서 떠다니는 물체들은 왜 생겨났을까? 갑자기 생긴 날파리증의 흔한 원인은 노화 때문이다.
유리체는 눈알의 속을 채우고 있는 투명한 물질인데,나이 들면 뭉치고 쪼그라져서 망막으로부터 떨어진다.
이로 인해 불투명한 덩어리 하나가 생겨나는데 이것은 비교적 커서 날파리보다는 파리 또는 실타래처럼
보인다.
또한 이때 미세한 출혈이 발생할 수 있는데 떠다니는 핏방울들이 날파리들처럼 보이게 된다.
자잘한 날파리들은 점점 녹아서 사라지기도 하지만 파리처럼 보이는 덩어리 하나는 대부분 계속 남아 울컥
하게 한다.
파리처럼 보이는 덩어리를 없앨 수 없나?
수술을 통해서 가능하다.
그러나 안전한 수술은 없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그러려니 하면서 지내는 게 올바른 선택이다.
가끔 유리체가 망막으로부터 떨어질 때 망막이 찢어지기도 한다.
망막이 찢어지면서 발생한 출혈도 날파리증의 흔한 원인이다.
찢어진 망막은 그 둘레를 레이저로 땜질해야 한다.
방치한다면 망막박리로 진행해서 시력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날파리증이 생기면 꼭 안과진료를 받아야 한다.
☞ 불교신문 Vol 2899 ☜ ■ 오종현 동국대 일산병원 안과 교수
草浮 印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