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종교

“석굴암, 하느님이 완성” 기독교의 불교사 왜곡 심각

浮萍草 2013. 3. 16. 19:19
    최상한 경상대 행정학과 교수
    ‘불국사서 만난 예수’서 주장
    석굴암불상 예수제자가 모델
    학자들 “아전인수 극치” 비판 
    불국사 경내에서 발견된 ‘十’ 모양의 돌.
    ‘불국사에서 만난 예수’의 저자 최상한 경상
    대 교수는 이것을 ‘경교 돌십자’로 규정하고
    기독교가 신라에 전래된 증거라고 강변한
    다.그러나 이 돌은 사찰 난간석이라는 게
    많은 학자들의 견해다. 더욱이 세계 곳곳에
    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상징물인 ‘十’ 모양의
    돌 하나를 근거로 신라인들이 기독교를 신
    앙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전인수의 극치라
    는 비판이 많다.
    부 기독교인의 훼불 행위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이번에는 불교사를 왜곡해 기독교를 정당화하려는 일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최상한 경상대 행정학과 교수가 집필한‘불국사에서 만난 예수’(돌베개)가 그것이다. 이 책은 한국 천주교와 개신교의 공식 설립년도인 1784년과 1885년이라는 사실을 부정 하고 고대부터 기독교는 한반도에 전래돼 신앙되고 있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문에 김호동 서울대 교수, 이강한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신동규 강원대 교수가 역사적 사실에 대해 고증했으며,불교학자인 신상환 인도 비스바 바라띠대학 교수까지 많은 정보를 줬다고 언급해 충분한 학술적 검토과정을 거친 인상을 주고 있다. 특히 김호동 서울대 교수는 표지에서‘이 책은 (7세기에 기독교가 한반도에 전래됐다는) 의문에 대한 진지한 탐구이며,우리에게 그 답변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서게 한 글’ 이라고 극찬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기독교계 언론에서는 물론 중앙일간지와 지방신문에서도 이 책을 크게 보도했으며, 경향신문은 한 면 전체를 할애해 이 책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의 한반도 전래 역사’를 부제로 달고 있는 이 책은 오류투성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신라 불국사.석굴암 해석에 있어서는 침소봉대와 아전인수의 극치라는 지적이다. 목은 이색(1328~1396)의‘희우(喜雨)’라는 싯구 중‘천심(天心)’을 ‘하느님의 마음’으로 번역한 저자가“이색이 하느님을 노래했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논리를 불국사와 석굴암 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최 교수는“성 어거스틴 복음서에 있는 예수의 제자 누가의 초상화와 경주 토함산에 있는 석굴암은 거의 똑같은 양식으로 그려져 있다”며“석굴암을 제작할 당시,신라 사람 들이 누가의 초상화를 참고했을 가능성도 제기해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이어 김대성 설화가 실린 삼국유사 내용을 기발하게 해석했다. 그는 “승려 일연이 신라 불교 건축미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석굴암과 불국사의 창건 과정을 설명하면서 부처의 힘을 빌렸다는 이야기는 아예 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일연은 하느님(天神)이 김대성을 두 번이나 도왔다는 기록을 남겼다.
    승려가 불국사와 석굴암의 창건 과정을 기록하면서 단 한 번도 부처라는 말을 쓰지 않고 하느님이라는 말을 두 번씩이나 쓴 것은 무슨 일일까? 승려 일연이 말한 이 하느님은 그리스도교의 유일신 하느님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라고 반문하며 마치 하느님이 누가의 초상을 닮은 불상을 석굴암에 세울 수 있도록 도왔다는 듯 표현하고 있다. 궤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석불을 안치할 탑 뚜껑이 계속 갈라져) 김대성이 잠을 이루지 못하던 한밤중에 하느님이 강림하여 석불을 다 만들어 놓고 갔다. 일연이 말한 김대성의 설화대로 한다면 석굴암은 결국 하느님이 만들었다는 것이다”라고 단언한다. 최 교수는 천신을 하느님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근거로 1956년 불국사 경내에서 발견된 ‘十’ 모양의 돌을 제시한다. 그 돌을 기독교 유물인 ‘경교 돌십자가’로 규정한 그는,“신라시대인 8~9세기 유물이 불국사 경내에서 발견됐고,이것이 경교 돌십자가라고 한다면 동방 그리스도교가 신라에 전래되었을 가능성을 반증해 주는 것”이라고 강변한다. 여기에다 불국사의 십자형 돌과 관련해 그는“대체적인 학계의 주장은 동방 그리스도교의 신라 유입설로 무게 중심이 기울어지고 있다”며 자신의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결론짓는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불국사와 석굴암은 서양 신인 하느님의 힘으로 이뤄진 것이며,당시 신라인들은 불교뿐 아니라 기독교도 신봉 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신라에서 그치지 않고 발해 유적지인 아브라코스 사원에서 발견된 협시보살 가슴의 ‘十’ 문양을 십자가로 해석한 뒤 “이는 발해에 불교와 함께 동방 그리스도교가 전파되어 발해 사람들이 동방 그리스도교를 신앙으로 받아들였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최 교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을까. 결론적으로 학계에서는 응대할 가치조차 없는 궤변이라는 반응이다. 미술사학자인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는“제석천,사천왕, 팔부신중 등 천신(天神)은 경전에 숱하게 등장하는 용어로 부처님과 법을 지키는 존재들임은 기본적인 상식”이라며“이를 두고 하느님으로 억지 해석하는 것은 자신이 믿는 야훼를 부처님을 호위하는 신들의 하나라고 주장하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문 교수는 또 “기독교의 한반도 전래 역사를 쓰려면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함에도 억측과 확대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며“十자형 돌은 사찰에서 발견되는 난간석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성 있으며 그것을 십자가로 보는 것은 소수 기독교 학자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병삼 숙명여대 사학과 교수도“기독교의 한반도 전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겠다는 것이 나쁘게 평가될 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그렇더라도“신라인들의 사상,문화,예술,기술이 집결돼 이룬 최고의 불교적 상징물을 자신의 주장을 위해 어설픈 논리를 끌어들여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한 학자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삼국유사 전문가 고운기 한양대 교수는“삼국유사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일연 스님의 얘기를 근거로 석굴암이 하느님 에 의해 만들어졌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라며“그 책 저자는 삼국유사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발해불교를 연구하고 현지발굴조사에도 참여했던 임석규 불교문화재연구소 실장은“발해 불교 관련 문화재는 셀 수 없이 많고 문헌에도 언급돼 있지만 기독교에 대한 유물과 문헌 언급은 전혀 없다”며“어느 하나를 마음대로 해석한 뒤 발해 사람들이 기독교를 신앙으로 받아들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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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느님이 석굴암 만들었다는 건 역사 왜곡”
    신상환 박사 본지 인터뷰서 밝혀 ‘불국사에서 만난 예수’ 저자가 머리말서 ‘정보 제공자’로 언급 4~5년 전 내용 본 적 있지만 ‘한국고대불교’ 부분은 못 봐 “논리 비약…과잉 신앙” 지적
    '불국사에서 만난 예수'에 게재된 누가의 초
    상화와 일제 시대 발굴 초기의 석굴암. 저자는
    “석굴암을 제작할 당시 신라 사람들이 (기독교
    성서 인물인) 누가의 초상화를 참고했을 가능
    성이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상한 경상대 행정학과 교수가 지난해 말 자신의 저서‘불국사에서 만난 예수’에서 “석굴암은 하느님이 만들었다” “석굴암을 제작할 당시 신라 사람들이 (기독교 성서 인물인) 누가의 초상화를 참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 등 주장을 펼쳐“침소봉대,아전인수의 극치”라는 등 불교계의 공분을 샀다. 이런 가운데 최상한 교수가 책 머리말에서“고대 불교에 관한 많은 정보를 필자에게 제공해주었다”고 언급한 신상환 박사가 3월12일 이 책 내용과 관련해“논리의 비약” 이라며“과잉된 신앙이 역사 왜곡을 가져온 것 같다”고 본지를 통해 처음 밝혔다. 신 박사의 이 같은 지적은 그동안 이 책이 전문 불교학자까지 전반적인 내용을 검토 했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잘못임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신 박사는 인도 비스바 바라띠대학에서 인도티베트학 교수로 재직하는 등 20년간의 인도 생활을 마치고 3월초 귀국해 현재 고려대장경연구소(이사장 종림 스님) 선임 연구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신 박사는“저자인 최 교수와는 대학 선후배 사이로 그 동안 외국생활에서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다”며“유일신 사상의 세계사적인 흐름은 물론 불교계가 한국 기독교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 같아서 4~5년 전 내용을 검토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신 박사는 그러나“이 책에서 언급된‘석굴암을 하느님이 만들었다’는 등 내용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며“이 책이 여러 측면에서 의미 있는 시도를 하고 있는 점은 인정 하더라도 논리의 비약이 심하고 과잉된 신앙이 역사적인 왜곡을 가져왔다는 비판 으로부터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박사는“이 책이 학계에서 설득력은 얻기 힘들겠지만 일반인들이 한국 고대사를 잘못 이해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며“내 이름이 언급된 이상 개정판이 나올 경우 반드시 (문제되는 부분을) 고쳐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저자인 최상한 교수는 3월1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신 교수에게 인도 고대 불교와 관련해 몇 가지 물어본 적은 있어 고마운 마음에서 이름을 명시했을 뿐이다. 내 책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최상한 교수는‘불국사에서 만난 예수’에서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에 언급된 김대성 설화 중 ‘천신(天神)’을 ‘하느님’으로 해석한 뒤 “김대성이 잠을 이루지 못 하던 한밤중에 하느님이 강림하여 석불을 다 만들어 놓고 갔다. 일연이 말한 김대성의 설화대로 한다면 석굴암은 결국 하느님이 만들었다”고 주장 했다. 또“발해 사람들은 보살에게 십자가 목걸이를 걸어주고 신라인은 불국사와 석굴암 에 그리스도교 문화를 남겼다”등 상식에서 벗어난 주장을 펴 학계로부터 “억측과 확대해석” “어설픈 논리” “삼국유사에 대한 몰이해” “어불성설” 등 비판이 쏟아 졌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Beopbo Vol 1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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