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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路 바로 옆에 보행路… 사고 급증, 1.3일에 한명꼴 사망

浮萍草 2016. 3. 7. 22:00
    타는 자와 걷는 자 '아찔한 동행'
    자전거路 76%가 보행자 겸용… 한강변 등 양쪽 구분 선 한줄뿐 시속 30㎞ 질주, 부딪칠까 아슬 "자전거·보행路 확실히 분리를" 장인 이모(39)씨는 작년 10월 서울 한강시민공원 광나루지구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를 걷다가 자전거와 부딪혔다. 강변 쪽 보행로를 걸어가다 반대쪽으로 건너가는 과정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자전거를 미처 피하지 못한 것이다. 이씨는 넘어지면서 머리를 도로에 세게 부딪혔고 한 달 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운동이나 출퇴근을 위해 자전거를 타는 인구가 늘면서 자전거 교통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2013년 1만3852건이던 자전거 사고는 2014년 1만7471건으로 26% 늘어났다. 이 중 사망자는 287명으로, 1.3일에 한 명꼴로 숨지고 있는 셈이다. 국내 자전거 인구는 1200만명에 이른다.
    서울 가양대교 근처 한강 변의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 폭 2m 남짓인 좁은 도로에 자전거가 몰릴 땐 반대 차선으로 넘어가 앞지르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전거끼리 엉켜 충돌하는 사고가 나면 옆을 지나는 보행자도 다칠 위험이 크다. /성진혁 기자

    사고가 빈발하는 주요인으로는 시속 10~30㎞로 달리는 자전거 차로 바로 옆에 좁은 보행로를 배치한 잘못된 도로 설계가 꼽힌다. 일반 도로 갓길 자전거 전용차로에서는 불법으로 이곳을 침범하는 자동차에 의한 사고가 잦다. 정병두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는"도로 설계 단계에서 안전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아 자전거와 보행자가 바로 옆에 붙어 다니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ㆍ자전거·보행자 섞인 한강공원 위험천만
    전국 자전거 도로는 총 1만9717㎞에 이른다. 이 중 76%인 1만4912㎞가 자전거와 보행자가 함께 다니는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이다. 서울 한강시민공원 자전거 도로(총 70㎞)는 전 구간이 이런 방식으로 돼 있다. 일부 구간은 자전거로와 보행로를 녹지로 분리해놓고 있지만,전체의 54%(37.8㎞)는 두 길 사이에 폭 15㎝의 실선 하나만 그어져 있다. 지난 1일 오후 한강공원 석촌나들목에서 잠실나들목까지 약 700m 구간에선 4~5명이 일명 '떼라이딩(무리 지어 자전거 타는 행위)'을 하는 장면이 10분마다 한 번꼴로 펼쳐졌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조깅하는 사람 바로 옆으로 자전거가 쏜살같이 지나쳐 갔다. '보행로'라고 바닥에 적힌 페인트칠마저 거의 다 벗겨져 있었다. 대학생 노종환(29)씨는"애완견을 데리고 나온 보행자와 부딪칠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했다. 시속 30㎞ 이상으로 경주하듯 달리면서 저속 자전거를 추월하는 이들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강 자전거 도로의 권장 속도는 시속 20㎞ 이하이다. 회사원 유모(28)씨는 "선수급 장비를 갖춘 사람이 쌩하고 추월해갈 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며"'비키라'고 소리를 지르거나 욕설을 하는 이도 있다"고 말했다. ㆍ자전거 전용차로 마구 침범하는 승용차
    일반 도로 맨 오른쪽 차선에 폭 1.2~ 1.5m로 조성된 자전거 전용차로에서도 사고가 잦다. 주말에 취미로 자전거를 타는 김모(28)씨는 지난달 서울 광진구 천호대로의 자전거 전용차로를 달리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전용차로에 불법 주차를 한 차량이 문제였다. 이 차를 피하려고 왼쪽으로 핸들을 꺾다 뒤에서 달려오는 승용차에 부딪히면서 팔과 다리 등을 다쳐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김씨는 "자전거 전용차로를 주차장으로 생각하는 운전자가 많아 늘 조마조마했는데 결국 사고가 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자전거 전용차로를 침범하는 운전자에게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과료를 부과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하지만 자전거 전용차로를 이용해 끼어들기를 하거나 이곳에 불법 주차를 하는 차량은 줄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나 지자체가 적극 단속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위반이 잦은 지역을 중심으로 단속 장비 등을 설치해 안전사고를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전거로와 보행로를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등 도로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2일 전국 지자체 자전거 도로 담당 실무자 회의를 열어,각 지자체에 자전거 도로 정비를 요청했다. 손기민 중앙대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는"이용자가 많은 한강 자전거 도로부터 정비할 필요가 있다" 고 했다.
      최윤아 조선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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