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스트레스 클리닉

소화불량인 줄 알았는데 우울증, 마음 아프면 몸도 아파

浮萍草 2016. 3. 2. 09:46
    안감과 우울감으로 힘들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그런 분들이 자주 하는 질문을 정리해보고 그 대처법을 요약했습니다. 일종의 ‘불안·우울 종합 가이드’가 되겠네요. ㆍ불안·우울 없어야만 하나요
    불안과 우울 그 자체로는 병적인 감정이 전혀 아닙니다. 불안은 생존과 연관된 감정 신호입니다. 위기가 다가온다고 느껴질 때 위기관리 행동을 촉진하기 하기 위해 불안감이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시험 불안입니다. 시험에 대한 불안이 전혀 없다면 시험을 잘 보기 어렵겠죠. 여기에 해당하는 이론으로 적정 스트레스 이론이 있습니다. 적당한 스트레스가 있을 때 뇌 기능이 최대의 효율을 낸다는 겁니다. 시험에 대한 적절히 불안이 있어야 성적도 잘 나온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불안을 자극하는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그렇고 학교나 직장에서도 ‘열심히 하지 않으면 뒤로 밀리게 된다’는 메시지를 계속 받습니다. 적절한 불안 신호는 성취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불안이 지나치면 오히려 뇌의 기능이 떨어지고 행복감도 줄어들게 됩니다. 불안 자체는 생존과 관련된 소중한 감정 신호지만 불안이 과도할 때는 문제가 됩니다. 우울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울은 뭔가 큰 결핍이 있을 때만 찾아오는 감정이 아닙니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우울한 느낌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사람이 가만있을 때 느껴지는 기본적인 감정이 우울’이라고도 합니다. 우울은 예술적 감성과 연관이 있습니다. 유명한 예술가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심한 우울감이나 감정적 기복으로 고생한 경우가 허다합니다. 비평가들의 높은 평가를 받는 명작들을 보면 어둡고 우울한 것들이 많습니다. 이는 우리 삶 자체에 본질적으로 우울한 면이 강하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면 언젠가는 이별을 할 수밖에 없는 것도 우울하고 더 나아가 늙고 병들고 언젠가는 내가 세상과 이별을 하는 것도 우울합니다. 내 이성적 사고와 달리 내 속마음은 이런 인생의 본질을 느끼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겨울에 앙상한 소나무를 보고 있노라면 우울한 느낌이 찾아옵니다. 유한한 내 삶의 상징처럼 느껴지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런 우울한 감정이 불편하기만 한 감정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해 개봉했던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 나왔던 것처럼 우울은 내 삶을 깊이 돌아보게 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도 높여줍니다. 그리고 요즘 중요하게 여겨지는 창조성과도 연관이 깊죠.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이 더 창조적인 직업을 갖는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우울은 삶의 긍정성을 줄어들게 하고 삶에 대한 의욕을 떨어뜨립니다. 우울도 불안처럼 그 자체는 병적인 것이 아니지만 과도할 때 문제가 되는 것이죠. ㆍ얼마나 심할 때 병원 가죠
    우울과 불안이 내 삶의 여러 기능을 실질적으로 저하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를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학생인 경우 며칠 동안 부정적인 감정 때문에 공부에 집중을 못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장기간 지속돼 학업에 영향을 미친다면 전문가 상담을 통해 의학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불안 공포가 심해져 자동차 운전이 힘들어졌다면 삶의 기능이 떨어진 겁니다. 하지만 신체적 증상으로 표현되지 않고 심리적으로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스스로 노력해봐야겠다고 생각하지 전문가를 찾아갈 생각까지는 잘 안 합니다. 자신의 의지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건 훌륭한 생각입니다. 하지만 불안과 우울의 감정을 억지로 조정하겠다고 밀어붙이면 부작용이 생깁니다. 그렇게 밀어붙이는 에너지까지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우울과 불안이 더 심해지는 경우도 생깁니다. 심리적인 문제도 신체적인 증상처럼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해야 회복이 쉽습니다. ㆍ불안장애와 공황장애 뭐가 다르죠
    유명 연예인들이 불안장애로 고생하거나 잠정 은퇴까지 선언하는 경우가 알려지면서 일반인들 사이에도 불안장애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불안장애는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불안장애’라는 가족 안에 여러 식구가 있는 셈이죠. 공황장애,광장공포,특정공포장애,사회공포장애,범불안장애가 식구인 거죠. 그래서 불안장애와 공황장애는 다른 병명이 아닙니다. 여러 불안장애 중 하나가 공황장애인 것이죠. 각기 특징을 살펴보면 공황장애는 갑작스러운 공포와 불안이 엄습하는 걸 말하는데 신체적인 증상을 동반합니다. 심장이 심하게 뛰고, 숨이 가빠지고, 팔다리가 저리며,정신을 잃을 것 같은 두려움이 찾아옵니다. 말 그대로 죽을 것 같은 기분에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흔합니다. 하지만 검사를 하면 신체적인 문제는 발견되지 않습니다. 광장공포는 공황장애 증상이 함께 동반되는데 주차장이나 시장 같은 공간에 있을 때 불안감이 엄습하는 경우입니다. 특정공포장애는 비행기·엘리베이터·주사기 같은 특정 상황이나 물건에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고,사회공포장애는 다른 사람과의 만남이나 대화 등에서 극심한 불안을 느끼는 경우입니다. 범불안장애는 특정 상황과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불안과 염려가 가득 찬 상태입니다. ㆍ우울하면 다 우울증인가요
    우울장애란 용어에는 문제가 좀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울이란 감정은 원래 사람이라면 자주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인데 그때마다 우울증이 아닌가 괜한 걱정을 할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실제 우울증이 찾아와도 자신이 우울증에 걸렸는지 모르게 된다는 겁니다. 우울증이란 감정뿐 아니라 신체적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소화불량 같은 신체적 문제입니다. 실제로 다른 증상은 경미하고 소화기 증상만 강하게 나타나는 우울증이 있습니다. 때론 감기 증상을 보이기도 하죠. 그러다 보니 다른 병원을 먼저 찾고 적절한 우울증 치료가 늦어지게 됩니다. 몸과 마음은 호르몬·신경 등으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몸이 아파도 마음이 아프고, 마음이 아파도 몸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몸이 아픈데 신체검사 결과로는 특별한 문제가 없고 불면·불안·불면증 같은 스트레스 증상이 함께 있다면 우울증으로 인한 신체 증상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합니다. ㆍ약물 치료 부작용 걱정돼요
    불안이나 우울 증상이 심할 때 최선의 치료법은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함께 하는 것입니다. 불안과 우울 증상에 주로 쓰는 약물은 항우울제와 항불안제입니다. 항우울제라는 이름 때문에 약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 거로 생각할 수 있는데 항우울제는 기분을 붕 띄우는 마약이 아닙니다. 따라서 마약에서 나타나는 중독 경향은 없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여러 종류가 있지만 요즘 항우울제는 뇌 안의 세로토닌 시스템에 작용합니다. 세로토닌 시스템은 뇌 안의 충전 장치, 이완 장치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불안 우울에 집착하는 것을 막아 주고 마음을 이완시켜 지친 뇌에 다시 에너지를 보충하는 역할을 합니다. 항불안제는 불안을 차단하는 기능을 합니다. 불안이 불안을 만들기 때문에 불안 증상은 초기에 잡아야 합니다. 그래서 항불안제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 약이 인지 기능을 저하하고 중독성이 있다는 말이 있어서 꺼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적절한 기간 적절한 양을 투여하면 그런 문제는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과도한 불안이 인지 기능을 더 떨어트리고 알코올 중독 같은 중독장애를 일으키는 위험 요인이 됩니다. 과거보다 정신과 약물의 부작용 부분이 현저히 개선되었으니 두려워 마시고 우울 불안 증상이 불편하다면 전문가와 상의할 것을 권합니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yoon.snu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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