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H/醫命學 이야기

24 몸의 안과 밖이 먼저 전하는 질병의 신호

浮萍草 2016. 1. 30. 12:56
    은 도둑처럼 부지불식간에 찾아오지 않는다. 
    먼저 소식을 전하게 되어 있다. 
    선전포고로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적처럼 소식을 먼저 전하여 대비하게 하니 교만하거나 혹은 착한 도둑 같기도 하다. 
    거미줄처럼 온몸에 분포한 핏줄,힘줄,신경선 등등을 통하여 어느 곳에 병이 들라치면 전파만큼이나 빠르게 몸의 안과 밖에 신호를 보내 쳐들어올 병마에 대비하게 
    하니 말이다. 
    모든 질병의 원인은 오장육부로부터 발생하고 그 소식은 재빠르게 몸의 안과 밖에 전해진다. 
    몸속에서 느껴지는 아픔이나 혹은 이상한 기미가 그러하다. 
    몸 밖으로는 대소변의 소통 내지 색깔의 변화와 양의 많고 적음,그리고 피부와 손톱 발톱 이상 징후라든지 눈,귀,코,입,얼굴,허리,무릎,목,어깨,팔,하다못해 머리
    카락 한 올의 변색까지 오장육부 중 어느 하나에 이상이 생기면 병마에 대비하라고 보낸 신호이다. 
    몸속의 이상한 기미 내지 몸 밖 여러 곳에 발생한 뜻밖의 현상을 보고 즉시 오장육부를 치료하면 위험한 병에 걸리지 않을뿐더러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ㆍ예방이 최선책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천하제일의 명의(名醫)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편작(扁鵲)이 말했다. “중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는 환자를 치료하면 보통의사이고,가벼운 병을 치료하여 중병을 앓지 않게 하는 의사가 명실공히 명의이며,가벼운 병마저 앓지 않게 예방하는 의사가 신의(神醫)”라 하였다. 그러니까 몸의 안과 밖에 나타난 이상 징후를 알아차리고 병이 깊어지기 전 재빨리 치료하는 의사가 진정한 명의이다. 시기를 놓치고 난 뒤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중병을 고치기도 어려울뿐더러 고쳐 봐야 망가질 대로 망가진 몸은 심하게 파손된 자동차 같아서 온전하게 오래 보존하지 못한다. 이런 의사는 그저 그런 의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병의 결과만 보고 치료하는 요즘의 의술에 의탁하기보다 자기 몸은 자기가 살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자기 몸에 발생하는 이상 징후는 자신이 가장 잘 알 테니 말이다. 몸의 안과 밖에 발생한 이상 징후를 알아차리고 어느 장부(臟腑)가 병마의 침입소식을 급히 보냈는지 알아두면 스스로를 위한 명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오장육부에 침입한 병마가 어떤 전이과정을 거쳐서 중병을 앓게 하고 종내는 죽음을 맞이하게 하는지부터 먼저 알아보는 것이 순서일 것 같다. 어느 오장(五臟)이든 병이 들면 그 장부에만 머물지 않고 다른 장부로 옮겨가서 중병을 앓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첫째, 신장, 방광은 간담으로부터 사기(邪氣·병을 유발하는 나쁜 물질 또는 기운)를 받아서 병이 든다. 사기가 신장,방광에 머물다가 심장, 소장으로 옮겨가 병들게 한 다음,다시 폐,대장으로 옮겨간다. 폐, 대장이 망가지면 마지막으로 비위(脾胃)로 간다.
    이때 비위마저 병들면 천하에 둘도 없는 명의도 고칠 수 없다. 따라서 간담으로부터 사기가 신장, 방광으로 옮겨가기 전에 몸의 안과 밖의 징후를 알아차리고 간담의 사기를 치료해야 한다. 신장, 방광이 병들지 않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만약 이 시기를 놓쳤으면 심장, 소장을 치료해 폐, 대장이 병들지 않게 해야 한다. 그래도 시기를 놓쳤으면 급히 서둘러 사기가 비위로 옮겨가기 전에 폐, 대장을 치료해야 한다. 둘째, 간담은 심장, 소장으로부터 사기를 받아서 병이 든다. 사기가 비위를 병들게 한 다음 신장,방광으로 옮겨가서 신장, 방광을 병들게 한다. 신장, 방광이 망가지면 마지막으로 폐, 대장으로 옮겨가는데 이때 폐, 대장마저 병들면 곧 세상과의 이별이다. 심장, 소장의 사기가 간담으로 옮겨가기 전에 몸의 안과 밖의 징후를 알아차려서 심장,소장의 사기를 먼저 치료하여 간담이 병들지 않게 하는 것이 제일이다. 이 시기를 놓쳤으면 간담을 병들게 한 사기가 비위로 옮겨가기 전에 간담을 치료해야 한다. 셋째, 심장, 소장은 비위로부터 사기를 받아서 병이 든다. 사기는 심장, 소장→폐, 대장→간담→신장, 방광으로 옮겨간다. 넷째, 비위는 폐, 대장으로부터 사기를 받아서 병이 든다. 이 또한 옮겨가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즉 비위→신장, 방광→심장, 소장→간담이다. 다섯째, 폐, 대장은 신장, 방광으로부터 사기를 받는다. 폐, 대장→간담→비위→신장, 방광→심장, 소장이 전이과정이다. ㆍ병이 중하면 음식과 약초를 함께 써야
    이상의 내용은 가벼운 병이 중증으로 옮겨가는 과정이다. 사기는 항상 오장육부에 침범하여 병을 유발하고 앞에서 말한 순서대로 전이되기 마련이다. 오장은 사기가 침범하자마자 몸의 안과 밖에 신호를 보내 병에 대비하게 한다. 오장에 침범한 사기가 강력할 때는 앞에서 말한 순서를 따르지 않고 곧바로 자기가 이기는 장부로 쳐들어가서 급성으로 병을 유발한다. 천지만물은 상생하고 상극하거니와 오장육부 역시 상생 상극 논리 안에서 작용하며 그것이 바로 늙고 병들어 죽는 원리이다. 상극에 있어서, 火는 金을 극하고, 金은 木을 극하고, 木은 土를 극하고, 土는 水를 극하고 水는 火를 극한다는 논리를 따른다. 즉 심장(火氣)은 폐, 대장(金氣)을 이기고, 폐, 대장은 간담(木氣)을 이기고, 간담은 비위(土氣)를 이기고, 비위는 신장, 방광(水氣)을 이기고, 신장, 방광은 심장, 소장을 이긴다. 이기는 장부는 사기가 침범할 때 그 장부가 몸의 안과 밖에 신호를 보내고, 이기는 장부로부터 사기를 침범당한 장부는 병이 들기 전에 그 장부가 몸의 안과 밖에 신호를 보낸다. 이때는 대개 가볍지 않은 무거운 병이어서 신호 역시 강력하므로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치료방법은 이기는 장부가 신호를 보내면 그 장부의 사기를 사해 주고 침범을 당한 장부를 도와주는 약을 쓰면 된다. 즉 간담에 사기가 심하게 침범하였으면 간담의 사기를 사해 주는 심장,소장과 침범을 당하는 비위를 도와주는 약을 써야 한다. 심장, 소장에 사기가 심하게 침범하였으면 심장, 소장의 사기를 사해 주는 비위와 침범을 당하는 폐, 대장을 도와주는 약을 써야 한다. 비위에 사기가 심하게 침범하였으면 비위의 사기를 사해 주는 폐, 대장과 침범을 당하는 신장, 방광 약을 처방해야 한다. 폐, 대장에 사기가 심하게 침범하였으면 폐, 대장의 사기를 사해 주는 신장, 방광과 침범을 당하는 간담의 약을 써야 한다. 신장, 방광에 사기가 심하게 침범하였으면 신장, 방광의 사기를 사해 주는 간담과 침범을 당하는 심장, 소장의 약을 쓰면 된다. 병이 가벼우면 음식으로 치료할 수 있으나 병이 무거우면 여러 차례 소개해 온 음식과 약초를 참고하여 함께 쓰는 것이 좋다. 몸의 안과 밖의 신호에서 병이 드는 장부를 알아차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심리변화 현상이 더 신속하게 오장의 정보를 제공해 준다. 사람의 마음은 기후변화에 상응한 오장육부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변화도 육신과 달리 대단히 세속적인 데다 선(善)에 반하여 악(惡)한 번뇌여서 인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 번뇌를 일컬어 오악(五惡)이라 하는데 불교에서는 오온(五蘊)이라 하고 오온이 바로 일체 고통이요 재앙이라 하였다. 오온이란 무심(無心)의 경계에서 문득 한 생각(色·물질에 종속된 번뇌의 종자)이 일어나는데 이때 이 생각을 받아들이는 의식(受)이 요동해 악의 씨눈이라 할 상(想·번뇌를 일으키는 잠재의식)이 자리 잡는다. 이 想은 욕망의 불꽃으로 타오르는 행(行)으로 발현해 드디어 악의 실제 모습인 식(識·굳어진 오악의 앎)이 되어 마음을 괴롭히고 오장을 병들게 한다. ㆍ괴로움이 깊으면 病도 重해져
    사실 마음의 괴로움은 육신의 통증이 아니라서 오장의 병과 무관하게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육신의 반응보다 더 분명하고 더 적나라하게 표출된다. 더욱이 극단적일 때는 자신의 육신을 해하거나 죽음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선불교의 조종 달마의 초대 제자 혜가라는 사람은 “네 마음이 어디에 있느냐 꺼내 보아라”는 달마의 한마디 질문에 냉큼 비수를 꺼내 제 한쪽 팔을 싹둑 잘라 흐르는 피로 진심을 나타낸 뒤에야 달마의 제자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초개같이 자기 목숨을 버리기도 하는 일까지 육신에 전하는 마음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데 그렇게 자기 육신을 해하거나 죽음으로 몰고 가는 마음자리는 다름 아닌 오장이란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가슴을 저미는 슬픔과 증오는 심장의 본성인 사랑을 불사르고 솟구친 악한 탁기이다. 애통한 우울증은 폐의 본성인 올곧고 의로움을 불사르고 솟구친 탁기이다. 극단적인 분노는 착하고 어진 덕이 본성인 간의 악한 탁기이며,극심한 근심 걱정은 거짓 없는 진실이 본성인 비장의 악한 탁기이다. 가슴을 조이는 공포는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힘의 본성인 신장의 악한 탁기이다. 이와 같이 다섯 가지 본성(五善)을 품고 있는 오장에 사기가 침범하면 오장의 본성(仁·義·禮·智·信, 유교에서는 五常이라고도 함)은 사라지고 그 위에 오악(五惡, 怒·喜悲·思·哀·恐, 불교에서 五蘊이라고도 함)이 마음을 요동시켜서 괴롭히는 것이다. 이 괴로움이 깊으면 깊을수록 병도 따라서 중해진다. 의지와 상관없이 불쑥불쑥 솟아오르는 예상치 못한 마음의 변화에서 병증을 예단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마음의 변화 역시 오행에 배속돼 상생 상극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오장이 오행의 에너지이기는 하지만 마음까지 배속되는 것으로 보아서는 마음 역시 물질의 하나임을 알 수 있다. 仁과 분노는 木氣의 본성과 속성이고, 禮와 기쁨과 슬픔은 火氣의 본성과 속성이다. 義와 애통함은 金氣의 본성과 속성이고, 信과 근심 걱정은 土氣의 본성과 속성이다. 智와 공포는 水氣의 본성과 속성이다. 이처럼 마음이 물질이기 때문에 마음의 힘이 오장을 병들게도 하고 낫게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좋은 마음은 약이 되고 탁한 마음은 병이 된다. 마음도 상생 상극하므로 마음의 변화는 병증의 전이과정과 같이 전개된다. 먼저 상극에 있어서,분노는 근심 걱정을 누르고(木剋土, 간이 비장을 극한다), 근심 걱정은 공포심을 누르고(土剋水, 비장은 신장을 극한다),공포심은 기쁨과 슬픔을 누르고(水剋火), 신장은 심장을 극한다. 기쁨과 슬픔은 애통함을 누르고(火剋金, 심장은 폐를 극한다), 애통함은 분노를 누른다(金剋木, 폐는 간을 극한다). ㆍ증세에 따라 희로애락도 옮겨다녀
    병증에 따른 마음의 전이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간담에 사기가 가장 먼저 침범하면 분노가 잦아지는데 탁기가 신장, 방광으로 옮겨가서 신장, 방광을 병들게 한다. 병든 신장, 방광은 두려움까지 발산해 정신적 피로 정도가 심해진다. 그러다가 신장, 방광에서 두려움을 생성시킨 탁기는 심장, 소장으로 옮겨가서 심장, 소장을 병들게 한다. 눈물이 많고 웃음도 많은 심리변화를 일으키다가 폐, 대장으로 옮겨가는데 이때부터 정신을 어지럽히는 온갖 상념에 휩싸인다. 또 애통한 마음까지 더해진다. 만약 이때 폐, 대장을 고치지 않으면 마지막으로 탁기가 비장, 위장으로 옮겨가서 근심 걱정까지 겹쳐 괴로워하다가 세상과 이별한다. 둘째, 심장, 소장에 사기가 가장 먼저 침범하면 슬픔과 기쁨을 교차시키는 변덕이 죽 끓듯 하는데 탁기가 간담으로 옮겨가서 간담을 병들게 한다. 그리고 병든 간담은 타인을 증오하고 미워하는 분노까지 발산해 정신적 피로 정도가 심해진다. 그러다가 간담에서 분노를 생성시킨 탁기는 비장, 위장으로 옮겨가서 비장, 위장을 병들게 한다. 근심 걱정으로 뒤숭숭한 마음을 걷잡지 못하게 하다가 신장, 방광으로 옮겨가서 공포심까지 더하게 한다. 만약 이때 신장, 방광을 고치지 않으면 탁기가 폐, 대장으로 옮겨가서 절망감까지 겹쳐 괴로워하다가 세상과 이별한다. 셋째, 비장과 위장에 사기가 가장 먼저 침범하면 근심 걱정이 많아서 잠을 못 이루는데 탁기가 심장, 소장으로 옮겨가서 심장을 병들게 한다. 그리고 병든 심장, 소장은 슬픔과 기쁨을 교차시키는 심리변화를 자주 일으켜 정신적 피로가 심해진다. 그러다가 기쁨과 슬픔을 생성시킨 탁기가 폐, 대장으로 옮겨가서 폐, 대장을 병들게 한다. 이후 우울증과 절망의 괴로움으로 마음을 다잡지 못하게 하다가 간담으로 옮겨가서 성질을 내게 한다. 만약 이때 간담을 고치지 않으면 탁기가 신장, 방광으로 옮겨가서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게 된다. 넷째, 폐에 사기가 가장 먼저 침범하면 괴로움이 많아서 우울해지는데 탁기가 비장으로 옮겨가서 비장을 병들게 한다. 그리고 병든 비장은 근심 걱정을 심화시켜서 정신적 피로 정도가 심해진다. 그러다가 근심 걱정을 생성시킨 탁기는 신장으로 옮겨가서 공포에 떨게 하다가 심장으로 옮겨가서 변덕스럽게 기쁨과 슬픔까지 교차시켜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 하게 한다. 만약 이때 심장을 고치지 않으면 탁기가 간으로 옮겨가서 타인을 증오하고 미워하는 분노로 괴로워하다가 죽음을 맞게 된다. 다섯째, 신장, 방광에 사기가 가장 먼저 침범하면 무서움을 잘 타는데 탁기가 폐로 옮겨가서 폐, 대장을 병들게 한다. 그리고 병든 폐, 대장은 절망감을 자주 느끼고 우울해져서 정신적 피로 정도가 심해진다. 그러다가 우울증을 생성시킨 탁기는 간담으로 옮겨가서 타인을 증오하고 미워하는 등의 분노를 잘 터뜨리게 하다가 비장,위장으로 옮겨가서 근심 걱정으로 마음이 혼란스러워진다. 만약 이때 비장, 위장을 고치지 않으면 탁기가 심장으로 옮겨가서 슬픔에 빠져 있다가 세상과 이별한다. 이처럼 몸에 병이 들면 오장육부로 전이되는 과정에 따라서 자신도 타인도 이해할 수 없는 심리변화를 일으킨다. 전이과정을 밟지 않는 경우도 없지 않은데 초기 병이 드는 장부에 침범하는 사기가 많아지면 스스로 병들고 곧바로 장부로 쳐들어가 중병을 유발한다. 이때는 성격의 변화도 급격해진다. 즉 간담에 사기가 심하게 침범하면 성격이 폭발적으로 변하는데 미풍에도 흔들리는 풀잎처럼 민감하게 반응한다. ㆍ邪氣의 害惡
    사기는 비위로 쳐들어가 무거운 병을 유발하고,심장,소장에 사기가 심하게 침범하면 갑자기 눈물이 많아지고 소심해진다. 또 사기는 폐,대장으로 쳐들어가 무거운 병을 유발하며,비장,위장에 사기가 심하게 침범하면 갑자기 의심이 많아지고 근심 걱정이 심해 불안한 마음을 추스르지 못한다. 폐,대장에 사기가 심하게 침범하면 우울증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아울러 사기는 간담으로 쳐들어가 무거운 병을 유발한다. 신장, 방광에 사기가 심하게 침범하면 공포증에 시달리고 자주 가슴이 불규칙적으로 뛴다.
          글 : 정경대 한국의명학회 회장

    草 浮
    印 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