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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國兩制 韓半島 統一 勸告하는 中國의 속내는...

浮萍草 2015. 12. 21. 22:11
    1997년 홍콩 주권을 영국으로부터 되찾아 올 때 일국양제 방식을 대처 총리에게 제안한 덩샤오핑. photo 신화·뉴시스
    국양제(一國兩制). one Country Two Systems, 다시 말해 하나의 국가에 두 개의 체제를 허용한다는 뜻이다. 중국이 1997년 6월 30일 홍콩의 주권을 영국으로부터 되찾아올 때 적용한 통합의 방식이다. “홍콩의 주권 회복 이후에도 2047년까지 50년간 홍콩에 자본주의 체제를 허용한다”는 내용이 핵심으로,1980년대 중국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이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와 홍콩 주권 반환 회담을 하면서 제시한 대담한 제의였다. 홍콩의 주권 회복과 동시에 중국 대륙의 사회주의를 홍콩에 강요하지 않겠다는 덩샤오핑의 제의를 대처 총리가 받아들여 홍콩의 주권은 중국에 반환되도록 결정 됐다. 주권 반환 이후 홍콩은 외교와 국방권만 중국에 넘기고 중국의 특별행정구(SAR·Special Administrative Region)로 남았다. 홍콩특별행정구의 헌법에 해당하는 기본법(Basic Law) 제5조는 “홍콩특별행정구는 사회주의 제도와 정책을 시행하지 아니하며,원래의 자본주의 제도와 생활 방식을 유지하고 50년 동안 변동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덩샤오핑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일국양제는 이후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마카오가 1999년 중국으로 주권이 귀속될 때도 적용됐고 앞으로 대만이 중국과 통일할 경우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그런 일국양제 통합 방식을 한반도에 적용해서 한반도가 평화통일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권고가 지난 12월 5일 베이징(北京)대학에서 개최된 한 세미나에서 제시됐다. 베이징대와 지린(吉林)대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 학술세미나의 제목은 ‘전후(戰後) 동북아 국제질서의 연속과 변화’.2차 대전이 끝난 지 70년이 된 현재 동북아 국제질서에서 어떤 질서는 계속되고 있고, 어떤 질서는 변화하고 있느냐에 대해 토론해 보자는 세미나였다. 세미나에는 베이징대 국제관계 대학원과 아시아태평양연구원,지린대의 동북아연구원과 사회과학원 소속 학자들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관영 신화(新華) 통신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들이 40명 가까이 참석했다. “한반도 평화통일은 중국이 필요로 하는 평화와 안정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중국에 도움이 된다”는 놀라운 발제는 베이징대 국제관계 대학원의 원로교수 천펑쥔 (陳峰君)이 한 것이었다. 그의 발제 제목은 “조선반도 형세 변화에 순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고와 모략(謀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반도는 중국과 미국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급소(急所)와 같은 곳이다. 최근 중국의 굴기(崛起)는 동아시아에서 대국 사이의 실력 대비에 절대로 낮게 평가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발언권은 상승하는 추세에 있다. 미국의 전략을 중국이 제어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고 있다. 한반도 주변 형세가 이처럼 중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으므로, 우리는 새로운 외교 공세를 펼쳐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은 한반도에서 중국과 미국이 경쟁하는 상황을 중국이 독점하는 상황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한반도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키고, 다음으로 정전(停戰)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어서 한반도의 냉전구조를 종결시키기 위한 노력을 전방위로 전개해야 한다는 것이 천펑쥔 교수의 논리였다. 천펑쥔 교수는 한반도 평화통일 방식으로 중국이 홍콩을 흡수한 일국양제(一國兩制) 방식을 제안하면서,최근 중국과 대만 최고지도자 사이에 있었던 시마회 (習馬會·시진핑과 마잉주 회담)와 같은 방식으로 ‘박김회(朴金會·박근혜와 김정은 회담)’를 개최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놓았다. 일국양제에 의한 한반도 평화통일 권고는 지난 12월 9일 인천대 학술세미나 ‘한반도 통일과 중국의 역할’에서도 중국의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인 스위안화(石源華) 교수가 또다시 제시했다. 상하이(上海) 푸단(復旦)대 주변국외교연구센터 주임인 스위안화 교수는‘한반도 통일과 중국의역할-일국양제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함의’라는 발제를 통해 베이징 대학의 천펑쥔 교수에 이어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이 중국에 유리하며,통일 방식으로는 일국양제가 좋을 것”이라는 분명한 표현을 사용했다. 중국 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항일 독립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중국공산당의 관계,한반도 정전(停戰) 체제를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방안 등에 관해 많은 저서와 논문을 지난 30여년간 발표해온 스위안화 교수는 ‘중국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입장’을 10개의 글자로 정리하면 “화평, 무핵(無核),통일,우호,공영”일 것 이라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통일된 한반도는 중국에 유익하며,아시아 공동체가 뉴실크로드 전략을 실현하는 데도 유익하다”고 정리했다. 그는 한반도 통일의 방식으로는 “중국은 중국이 이미 실시해본 일국양제 방식을 남북한이 공동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하며,일국양제가 한반도 통일의 앞길을 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승준 인천대 초빙교수
    베이징대학의 천펑쥔이나 푸단대학의 스위안화 두 원로교수는 베이징과 상하이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로 중국 내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 두 교수가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비슷한 시기에 “한반도의 평화통일이 중국에 유리하며,한반도 통일의 방식으로는 일국양제를 권고 한다”고 분명한 표현으로 밝힌 것은 무언가 중국공산당과 정부의 한반도 정책이 현재 중요한 변화의 언덕에 섰다는 예고로 해석해도 좋을 것이다. 우리로서는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 유리하다고 분명히 밝히고 나서는 중국 한반도 전문가들의 의견 제시가 앞으로 중국의 현실적인 한반도 전략에 어떤 변화로 연결될 것인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 스위안화 교수는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 유리하며, 한반도 통일 방식으로는 일국양제가 좋을 것이라는 권고를 천펑쥔과 내가 제시한 것은 어디까지나 학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학계와 중국공산당, 그리고 정부의 관계에서 학계가 당과 정부의 입장과 동떨어진 흐름을 보여주는 일은 없으며, 학계의 의견을 당과 정부가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중국의 국가전략이 형성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평화통일이 중국에 유리하다는 중국의 속셈이 무엇인지, 남북한 통일방식으로 일국양제를 권하는 중국의 계산은 무엇인지 우리는 따져보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글 박승준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초빙교수 중국학술원 연구위원 전 조선일보 베이징·홍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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