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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베이루트 같은 테러 비극인데 애도 차이 왜?

浮萍草 2015. 11. 27. 21:22
    난 13일 132명의 목숨을 앗아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파리 연쇄 테러는 세계인을 큰 슬픔에 빠지게 했다. 외신들은 연일 테러범 추적 소식과 희생자 사연을 전했고,파리 현지는 물론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특히 페이스북은 프로필에 프랑스 국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넣을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 파리를 추모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파리 연쇄 테러에 모든 관심이 쏠리는 동안, 불과 하루 전 발생해 43명이 희생된 레바논 베이루트 테러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어졌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세계 언론과 SNS 등에서 베이루트 테러에 대해 충분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중동 지역의 비극이 외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12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영향력이 강한 이슬람 시아파 밀집 거주지인 베이루트 남부에서는 두 차례 자살 폭탄 공격이 발생, 43명이 목숨을 잃고 200명 이상이 다쳤다. 실제 온라인 기사 수와 구글 검색어 빈도 등에서 베이루트 테러는 파리 테러에 크게 못 미쳤다. 구글에 따르면 베이루트 테러가 일어난 12일에 5190개의 기사가 올라왔고,18일에는 1만5000개의 관련 기사 중 400개 이상의 기사가 베이루트와 파리를 함께 언급했다. 그러나 파리 테러에 대해서는 14일에만 2500만 개의 관련 기사가 올라왔다. 구글에서 ‘베이루트’라는 키워드에 대한 검색 트래픽 역시 13일 이후 빠르게 줄었으며 ‘파리’의 검색 트래픽의 1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반응 차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감정이입의 차이’를 원인으로 꼽았다. 스탠퍼드대 이타주의 연구센터 책임자이자 심리학자 엠마 세팔라는 허핑턴포스트에“사람들은 우리가 사는 환경과 비슷하다고 느끼거나,익숙한 장소와 사람들이 등장하는 사건에 더 연민을 느낀다”며 “미국인들 대부분은 지도에서 레바논을 찾지도 못하기 때문에 (파리 테러에 대한) 편향은 당연하다”고 분석했다. 이어“베이루트보다 파리에 다녀온 사람이 많고,금요일 밤에 밴드 공연을 보는 것을 더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것처럼 세계인이 파리에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많다”고 덧붙였다. 허핑턴포스트는 “베이루트의 폭탄 테러가 25년 전에 끝난 내전 이래 최악의 살상 사건이었지만 우리가 중동에서의 유혈사태를 평범한 일로 인식하고 있어 관심을 쏟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파리의 사건에는 그토록 관심을 가지면서도 시리아 난민 위기의 엄청난 인명 피해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국가별로 검색 트래픽이 차이 나는 점은 ‘익숙함에 기반을 둔 감정이입의 차이가 편향을 만든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 구글에 따르면 파리 테러 이후 레바논에서 불과 160㎞ 거리에 있는 터키에서는 레바논 지역의 ‘베이루트’ 검색 트래픽 대비 0.6%가 베이루트를,프랑스 대비 5%가 파리를 검색해 두 도시 사이의 검색 비율 차이는 4.4%포인트에 불과했다. 레바논과 비슷한 문화를 공유한 터키에서 베이루트 테러에 파리 테러만큼 관심을 가진 것이다. 반면 프랑스에 가까운 룩셈부르크에서는 레바논 대비 1.8%가 베이루트를, 프랑스 대비 64%가 파리를 검색해 무려 62%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김대종 문화일보 국제부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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