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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천재 소년 송유근 박사에게 병역 특례를 줄 수 없을까?

浮萍草 2015. 11. 26. 07:30
    영화 ‘인터스텔라’의 손(Thorne) 교수(오른쪽 아래부터
    시계방향), 송유근 군과 모친 박옥선 여사, 필자. /박석재
    난 17일(화요일) 내 제자 송유근 군이 학위청구논문심사를 통과해 박사 자격을 갖췄다. 하지만 유근이가 나와 같이 쓴 첫 번째 저널 논문이 네티즌들에 의해 표절 의혹을 받아 홍역을 치렀다. 다행히 21일(토요일) 저널 편집자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알려와 의혹은 풀렸다고 본다. 비슷한 두 논문 중 옛날 것은 워크숍 발표집(proceeding)에 있고 다른 하나는 저널에 있기 때문에 우리 천체물리학 세계에서는 애당초 문제가 될 수 없던 일이었다. 곧 저널에서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유근이는 11월 안으로 두 번째, 올해 안에 세 번째 논문을 제출할 예정이다. 즉 고3이라면 수능이 끝났지만 논술이 남아있는 셈이다. 당분간 언론 취재는 사양해야 할 입장이니 이 점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오늘은 그 얘기를 하려고 펜을 든 것이 아니다. 유근이 뉴스가 나오자마자 인터넷을 도배한 유근이의 병역 문제를 언급하고자 한다. 나도 30여 년 전 육군 병장으로 제대했다.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왔던 나는 아버지께서 입에 담배를 물자 생전 처음으로 얼른 라이터를 켜서 불을 붙여드렸다. 그랬더니 아버지께서‘네가 고생 많이 했구나’하시며 조용히 웃으셨다. 담배를 핀 적도 없고 학교에서 어른에게 담뱃불을 붙여드리라고 배우지도 않았으니 이는 분명히 군에서 배운 것이다. 이런 식으로 군 생활은 내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됐다. 특히‘아랫사람’역할을 해 본 경험이 기관장(한국천문연구원장) 업무를 수행할 때 정말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26개월이나 이어진 군 생활이 과학자인 내 인생에서 지극히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이 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유근이와 부모는 병역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나도 대한민국 남자는 군에 가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박사를 받은 상태에서 입대할 유근이의 경우도 그런지는 의문이다. 과학자의 일생에서 박사를 받은 직후 몇 년 동안 9단이 되느냐 초단이 되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유근이가 외국에서 한참 잘 나아갈 때 귀국할 수밖에 없으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말이다. 체육 분야에서는 체육부대조차 가지 않는 군 면제의 길도 있지 않은가. 이제‘10대 박사’와 자격이 비슷한 학술계,문화계, 예술계의 뛰어난 젊은이들을 위해서 그런 제도를 도입해야 할 시대가 왔다. 국민들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설마 이런 젊은이들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받은 젊은이보다 나라에 덜 기여하겠는가.
           박석재 한국 천문연구원 연구위원 dr_blackh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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