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주 이야기

54 뛰는 제갈량 위에 나는 사마휘?

浮萍草 2015. 10. 29. 10:23
    난번 53번 ‘삼국지’ 칼럼의 속편이다. 유비가 채모의 계략에 빠져 죽기 직전 적로라는 말과 함께 단계라는 강을 건너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최악의 죽을 고비를 넘긴 유비에게 피리소리와 함께 동자가 소를 타고 나타난다. 유비는 동자의 사부 사마휘 수경 선생을 만나기 위해 동자를 따라간다. 사마휘는 동양화 속의 초당 같은 곳에 살고 있었다. 유비는 가서 아뢰라고 동자에게 부탁한다. 하지만 사마휘는 이미 방문객의 출현을 알고 있었다. 방문객이 유비임을 확인한 사마휘는 반갑게 안으로 맞아들인다. 그러자 유비의 신세한탄이 한동안 이어진다. 결국 유비는 사마휘로부터 와룡이나 봉추,그중의 한 명을 얻는다면 천하는 손바닥에 있다는 귀중한 충고를 듣게 된다. 그리고 다음날 유비는 조자룡에게 구출돼 신야의 성으로 돌아갔다. 며칠 후 사마휘가 찾아오는 바람에 다시 만나게 된다. 유비가 곧 와룡, 즉 제갈량을 만나러 갈 예정이라고 말하자 내가 ‘삼국지’를 읽으며 최고로 감탄하는 부분이 등장 한다. 사마휘는 하늘을 보며 “아,와룡 선생.그 주군을 얻었다 해도,안타깝게도 그 때를 얻지 못했구나! 그 때를 얻지 못했어!” 외치고 표연히 떠나버렸다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사마휘는 제갈량이 유비와 손을 잡더라도 삼국통일은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알았을까? 물론 천문을 본 것이다. 지난번 칼럼에서 나는 제갈량이 천문을 꿰뚫어봤다고 묘사했다. 하지만 제갈량은 자기가 삼국통일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끝까지 몰랐다. 그러니까 ‘출사표’를 올리고 수명 연장을 시도하면서까지 출정했던 것 아닌가. 사마휘는 제갈량보다 훨씬 단수가 높았던 것이다. 뛰는 제갈량 위에 나는 사마휘랄까. 그런 관점에서 보면 성이 사마휘와 같은 사마염이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룬다는 스토리가 주목된다. 사마휘는 자기 집안에서 삼국통일을 이룰 것도 미리 알았던 것은 아닐까. 삼국을 통일한 사마염의 할아버지가 바로 사마의 중달이다.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쫓다’고 할 때 중달이 바로 사마의인 것이다. ‘삼국지’ 어디에도 사마의와 사마휘 두 사람의 관계가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사마의가 조조의 아들 조비의 신하였으니 나이로 보면 사마휘의 조카뻘 아니면 손자뻘이었을 것이다. 아마 사마의는 사마휘에게 천문을 배웠을 것이다. 사마의의 두 아들은 곧 사마사와 사마소이고 사마염은 사마소의 아들이다. 그렇다면 사마휘가 삼국통일에 개입한 것은 아닌지 의혹이 든다. 삼국통일이 애들 장난인가. 사마의로는 역부족 아닌가. 사마휘 정도는 돼야 이루어질 일 아닌가… 이런 관점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쯧쯧, 중달이 녀석, 창피하게 죽은 공명에게 쫓겨 오다니…” 하며 적극적으로 개입했던 것은 아닐까. 하지만 나는 사마휘 정도 인물이면 속세 일에 개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보너스 하나, 요즘 새벽 동쪽 하늘을 보면 금성, 화성, 목성이 모여 있어 장관을 이룬다. 세 별 중 가장 밝은 것이 금성이고 불그스름한 것이 화성이며 나머지 하나가 목성이다. 그림은 10월말 새벽 5시 반 사자자리 데네볼라 별 근처에 모인 세 행성의 모습이니 참고하기 바란다.
    Premium Chosun ☜       박석재 한국 천문연구원 연구위원 dr_blackh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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