浮 - 채마밭/환경생태 물바람숲

동물 털 청소 비법 흉내 내 태양전지판에 눈썹 달까?

浮萍草 2015. 11. 11. 12:14
    동물의 털 꿀벌 300만개, 나비 100억개, 사람 10만개…몸 표면적 100배로
    속눈썹은 자동 청결장치, 공기흐름 조절해 눈에 내려앉는 먼지 절반으로 줄여
    꿀벌의 앞다리를 350배 확대한 모습. 털에 붙은 꽃가루를 강모로 쓸어낸다. 사진=조지아공대
    물은 체온을 지키는 등 환경에 적응하느라 털을 진화시켰다. 꿀벌에는 다람쥐와 비슷한 300만개의 털이 나 있다. 확대경으로 본 나비와 나방은 털북숭이여서 100억개 가까운 털로 덮여 있다. 사람 머리카락 10만개에 견줘 엄청난 수다. 털은 몸의 표면적을 100배 수준으로 늘린다. 털을 포함한 표면적은 꿀벌이 식빵 크기이고,고양이는 탁구대,해달은 스피드스케이팅 링크 정도다.
    초파리 머리에 난 털과 그 사이에 낀 먼지. 사진=조지아공대

    문제는 이렇게 넓어진 표면에 먼지,꽃가루,오염물질 등이 낀다는 점이다. 동물들은 어떻게 엄청난 수의 털을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을까. 데이비드 후 미국 조지아공대 교수 등 연구진은 과학저널 <실험생물학> 10일치에 실린 종합논문에서 포유류와 곤충 27종에 관한 기존 연구들로부터 이들이 불순물 로부터 털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비결과 그것을 응용할 방법을 제시했다. 흔한 방법은 자신의 힘을 들여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개가 몸을 흔들어 물기를 털어내듯이 초파리는 머리와 가슴의 털을 이용해 중력가속도의 500배에 이르는 가속도로 먼지를 ‘발사’한다. 꿀벌도 센털로 눈과 몸에 붙은 꽃가루를 쓸어낸다. 사람의 코털도 먼지를 걸러내고, 먼지가 모이면 재채기로 제거한다.

    연구자들이 주목한 것은 힘을 들이지 않고 저절로 털을 청소하는 동물도 적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포유동물의 속눈썹이 그런 예다. 속눈썹이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진화했는지를 두고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고양이 수염처럼 눈에 접근하는 물체를 감지하는 센서,햇빛을 막는 장치,사람의 경우 상대의 주의를 눈으로 이끄는 소통 수단 등 여러 가설이 나왔다. 후 교수 등은 지난해 속눈썹이 먼지가 애초에 내려앉지 않도록 저절로 작동하는 장치라는 주장을 과학저널 <왕립회보 인터페이스>에 내놓았다.
    염소 눈의 속눈썹을 옆과 앞, 그리고 가까이 본 모습. 사진=데이비드 후 외, <왕립학회보 인터페이스>

    연구자들은 22종의 포유류를 대상으로 속눈썹이 공기역학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적절한 길이의 속눈썹은 눈 근처 공기 흐름을 조절해 눈으로 내려앉는 먼지 입자와 눈 표면의 수분 증발을 모두 절반으로 줄여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부분의 동물에서 속눈썹 길이는 눈 폭의 3분의 1이었다. 이보다 길거나 짧으면 눈으로 들어가는 먼지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다. 눈썹의 숱이 너무 많아도 공기 흐름을 방해했다. 이처럼 추가로 에너지가 들지 않는 방법은 청소가 쉽지 않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센서,로봇,무인비행기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후 교수는 “태양전지판에 눈썹 비슷한 장치를 붙여 빛의 투과율 감소를 최소화하면서 표면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길이 열릴 수 있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Guillermo J. Amador, David L. Hu, Cleanliness is next to godliness: mechanisms for staying clean, 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2015 218: 3164-3174; doi: 10.1242/jeb.103937 Amador GJ. et. al., Eyelashes divert airflow to protect the eye, Proc Roy Soc Interface 2015, 12: 20141294. ☞ http://dx.doi.org/10.1098/rsif.2014.1294 ☜
           조홍섭 한겨레신문 환경전문기자겸 논설위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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