浮 - 채마밭/환경생태 물바람숲

악어는 도마뱀보다 새에 가깝다

浮萍草 2015. 11. 5. 13:10
    악어는 도마뱀보다 새에 가깝다
    새끼와 소리로 교감해 어린 개체 더 볼보고 주변 경계 위해 한쪽 눈을 감고 잠자기도
    에티오피아 오모강에서 나일악어가 펠리컨 무리와 함께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악어와 새는 겉보기보다 비슷하다. 사진=잔프랑코 고리, 위키미디어 코먼스
    김새와는 달리 악어는 생물학적으로 도마뱀보다 새에 가깝다. 분류학에서 악어는 새, 그리고 멸종한 공룡, 익룡과 함께 ‘지배파충류’로 묶는다. 지배파충류는 고생대 페름기부터 대규모 멸종사태를 여러 차례 견디며 3억년 가까이 지구상에 존재해 온 유서 깊은 무리다. 이들은 특히 포유류에 필적하는 인지능력과 사회성을 지녀 주목의 대상이다. 새와 공룡이 '영리한' 동물임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악어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최근 악어와 새가 놀랍게 비슷한 사실이 잇따라 밝혀지고 있다. 새끼를 기르는 새에게서 잘 드러나듯이 지배파충류 동물은 대부분 어미가 새끼를 돌본다. 그런데 악어도 어미와 새끼가 소리를 매개로 소통을 하며 이를 통해 취약한 작은 새끼를 더 돌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악어 어미는 새끼와 소리로 소통한다. 서울동물원이 인공증식한 바다악어 새끼. 사진=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니콜라 마테봉 프랑스 리옹 생테티엔대 교수 등 국제연구진은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 10월23일치에 실린 논문에서 나일악어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악어 어미는 새와 마찬가지로 새끼의 소리에 민감하다. 어미는 알 속에서 새끼가 내는 소리를 듣고 알 깨는 것을 도와준다. 태어난 새끼가 소리를 지르면 어미가 달려와 포식자로부터 새끼를 지킨다. 그런데 어미는 높은 비명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몸이 작을수록 소리가 높기 때문에 천적에게 취약한 어린 새끼를 더 돌보게 된다. 연구자들은 새끼의 몸길이가 1.2m에 이르러 독립할 때가 되면 어미는 새끼 소리에 더는 반응하지 않게 된다고 밝혔다.
    경계를 위해 한쪽 눈을 뜨고 자기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다악어. 사진=AngMoKio, 위키미디어 코먼스

    일부 새처럼 악어도 한쪽 눈을 뜨고 잔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존 레스쿠 오스트레일리아 라트로브대 생물학자 등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실험생물학> 최근호에서 경계 대상을 향해 눈을 뜬 채 수면하는 바다악어의 행동을 보고 했다. 보통 악어는 두 눈을 감고 잤지만,옆에 다른 악어가 있거나 사람이 나타나면 상대를 향해 한쪽 눈을 뜬 채 수면에 들어갔다. 이런 반구수면은 조류와 함께 돌고래,물개 등 해양포유류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오리떼 가장자리에서 잠든 개체는 종종 바깥을 향한 눈을 뜬 채 수면에 들어간다. 기사가 인용한 원문 정보: Chabert, T. et al. Size does matter: crocodile mothers react more to the voice of smaller offspring. Sci. Rep. 5, 15547; doi: 10.1038 /srep15547 (2015). Kelly, M. L.et. al., (2015). Unihemispheric sleep in crocodilians? J. Exp. Biol. 218, 3175-3178.doi:10.1242/jeb.127605
    Ecotopia Hani        조홍섭 한겨레신문 환경전문기자겸 논설위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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