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H/醫命學 이야기

13 위와 지라(비장)의 해부와 질병

浮萍草 2015. 11. 9. 00:00
    장병과 지라(비장・脾臟)병은 우리 한국인이 가장 많이 앓는 질병이다. 
    특히 위장병은 거의가 다 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소화불량,위염,위궤양, 당뇨는 예사로운 병이 되어버렸다. 
    여러 가지 암 중에서도 위암과 췌장암을 가장 많이 앓는다. 
    왜 그럴까? 물론 분석적 시각으로 그런 병을 앓게 하는 병균이 그 원인이라고 매우 상식적인 대답을 쉽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비위를 망가뜨리는 병균이 왜 생겼는지 원인을 분석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이른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기 전에 예방과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모든 질병은 기후변화가 첫째 원인이기는 하지만 성격의 영향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위장과 췌장병은 급한 성미, 분노,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급한 성미,분노,스트레스는 간(肝)이 유발하는 인간의 속성 중에서 가장 적나라한 감정의 발현이다. 
    동양의학에서는 간에 풍(風)이라는 또 다른 명칭을 부여해 놓고 있다. 
    위력이 강력한 풍은 비위를 여지없이 망가뜨린다. 
    위암,췌장암의 원인 대부분이 풍의 위력 때문이라 할 만큼 그 성미가 흉악하다. 
    우리 한국인이 유독 위장병을 많이 앓는 까닭도 풍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풍이 유발한 급한 성질과 분노 그리고 스트레스가 위장을 병들게 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땅은 지정학적으로 극동에 위치해 있다. 
    극동은 목기(木氣)가 지배하는 방위이고,목기의 다른 말이 풍이며,풍이 곧 간의 에너지다.
    간의 에너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급함,성냄과 같은 스트레스성 사기(邪氣·병을 유발하는 기운)를 더욱 강하게 발산하고 동시에 위장을 병들게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극동이란 지역적 특색이 우리 한국인으로 하여금 급한 성미를 유발하고 그 성미가 위장병을 많이 앓는 원인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여하간 급함과 심한 분노와 스트레스는 위장에 치명적이다. 
    위장이 약하면 췌장암, 위암을 앓을 수 있다. 
    따라서 그런 사실을 알고 자기감정을 다스리는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성격 외에 비위에 병균이 자생하거나 침범하는 원인은 다섯 가지나 더 있다. 
    체질적으로 비위는 냉(冷·매우 찬 기운),습(濕·습한 기운),조(燥·뜨거운 기운),건(乾·건조한 기운),풍(風·추위 중 따뜻한 기운)이란 조건 다섯 가지가 병들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냉과 습,건은 대부분 소화불량, 위염,위궤양을 유발하는 병균을 생기게 하고,조와 풍은 보통의 위장병은 물론 암을 유발하는 병균을 생기게 하는 대단히 흉측한 기운
    이다.
     따라서 체질이 차고 냉하고 습하면 심장(心은 火氣이고 열을 주관한다)을 도와서 따뜻하게 하고,건조하고 열이 많은 체질은 신장(腎은 水氣이고 추위를 주관한다)을 
    도와서 비위를 촉촉이 적셔주는 한편 열을 식혀주어야 한다.
    
    ㆍ비장
    일반적으로 위장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비장은 별로 염두에 두지 않는다. 하지만 위장보다 비장이 몇 배나 더 중요하다. 위장은 받아들인 음식물을 디딜방아처럼 부지런히 쪼개는 역할만 하지 다른 일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비장은 췌장을 거느리고 소화액을 분비할 뿐만 아니라 노폐한 적혈구를 걸러주고 백혈구를 생산하는 등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비장의 형상과 작용은 이와 같다. 동양의학에서는 위장을 둘러싸고 있는 비장의 모양이 말발굽 같다 하였다. 그리고 그 색깔은 핑크색이며 물렁물렁하여 부드러운데 생각의 곳집으로서 일상의 마음을 담고 있는 그릇이라고도 한다. 서양의학에서는 췌장이 외분비선과 내분비선으로 나뉘는데 외분비선은 소화액을 생산,소장으로 보내 소화를 돕고,내분비선은 인슐린이란 호르몬을 생산하여 혈액과 임파선 속으로 보내준다. 그리고 혈액 속의 당분을 조절해 주는데,당분이 지나치면 당뇨병을 앓는 것으로 판단한다. 동양의학에서는 비장과 췌장을 한 묶음으로 보고,음식을 소화시키고 음식에서 얻은 영양분을 온몸 구석구석에 운반한다 하였다. 그리고 몸속에 들어온 수분을 잘 처리하는데 비장이 허약하면 수분을 처리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당뇨병과 기타 질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한다. 수분이 모자라면 몸이 무겁고 부석부석 붓는다. 비장은 생리적으로 혈액을 총괄한다 하였다. 따라서 비장이 혈액을 주관하는 힘이 부족하면 출혈성 질병의 원인이 된다. 뿐만 아니라 비장은 살이 찌고 살이 빠지는 임무를 맡고 있어서 비장이 크고 실하면 살이 찌고 작고 약하면 여위어진다. 또 비장은 입속과 연결되어 있어서 비장에 이상이 생기면 입안이 불편하고 음식 맛이 없으며 심하면 입안에 악창을 유발하고,입술을 창백하게 하는 등 생명활동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ㆍ비장과 통하는 자연
    비장은 그 성분이 흙(土)이고 몸에 있어서는 살(肉)이며,색깔은 황색이고, 소리음의 파동은 궁음(宮·ㅇ ㅎ 발음에 이상이 있으면 비장에 이상이 있다)이며, 변동 (變動·비장 기가 탁해서 나오는 소리)은 딸꾹질이고,구멍은 입(비장이 피곤하면 입술이 튼다)이며,맛은 단맛(비장이 약하면 단맛으로 치료한다)이고, 그 뜻은 지 (志·비장이 병들면 근심 걱정이 많아진다)이며 그 냄새는 향(香·비장이 병들면 냄새를 잘 맡지 못한다)이다. 비장을 돕는 곡식은 조이고 짐승은 쇠고기이며,벌레는 굼벵이·지렁이이고, 과일은 대추이고, 채소는 아욱이다. 《황제내경》에서 이르기를, 피부색이 누렇고 살결 조직이 치밀하면 비장이 작고, 살결 조직이 성글면 비장이 크다. 그리고 입술이 위로 들렸으면 비장이 높이 달렸고 입술이 아래로 처졌으면 비장이 아래로 달렸다. 또 입술이 작고 단단하면 비장이 단단하고, 입술이 크고 물러 보이면 비장이 취약하며, 입술 아래위가 단정하면 비장이 단정하여 건강하다 하였다. 《내경》에 이르기를, 비장이 크면 옆구리를 괴롭히고 비장이 취약하면 당뇨병을 앓고 비장이 한쪽으로 치우쳤으면 뱃속이 그득하고 더부룩하다 하였다. 그리고 비장에 병을 유발하는 사기가 침범하면 먼저 살이 아프다. 열이 많은 체질이면 열 때문에 배가 빨리 고프고, 체질이 차면 장이 우글우글 끓는다. 비장에 병이 들었을 때 겉으로 나타나는 증세는 얼굴이 누렇고 트림을 자주하며 게을러서 드러눕기를 좋아하고 팔다리가 무거워서 만사가 귀찮아진다. 이런 증세가 없으면 비장병이 아니라 하였다. 비장은 습할 때 고통스럽다. 비장이 습하면 위염,위궤양,위암을 앓을 수 있다. 따라서 비장이 습한 기운으로 인해 통증이 시작될 때는 즉시 쓴맛을 먹으면 습을 걷어내 고통이 사라진다. 그리고 비장이 약하면 단맛에다가 마땅히 감초와 인삼,황련,대추로 보하고, 비장이 강하면 지실을 먹어서 강한 기운을 사해야 한다. 비장에 좋은 것은 단맛 나는 것이다. 음식은 조,피쌀,보리싹,찹쌀,꿀,엿,노란콩, 두부,된장,호박,고구마 줄기,시금치,단감, 연시,양배추,홍당무,토끼고기,쇠고기,수어,아욱,굴피이고,약초는 삽주 뿌리, 배초향,으름덩굴,후박,해당화,이질풀,탱자,호장근,감초,두릅,백출,승마 등이 비장을 돕는다. ㆍ위장
    위장은 비장과 같은 부류이다. 그러므로 위장을 돕는 음식과 약초는 비장과 다르지 않다. 다만 같은 부류라도 형상과 작용은 비장과 확연히 다르다. 《내경》에 이르기를, 위장은 수곡(水穀)의 바다이다. 갖가지 음식물을 받아들여서 잘게 쪼갠 다음 소화를 시키는데 오미(五味)는 각기 코드가 맞는 오장으로 달려가서 그 장부를 돕는다. 신맛은 간으로, 쓴맛은 심장으로, 매운맛은 폐로, 짠맛은 신장으로, 단맛은 비위에 머문다. 하지만 영양분을 흡수하진 않는다. 약간의 알코올 성분과 당분만을 흡수할 뿐이다. 위장은 비장과 달리 심한 노동을 한다. 음식을 받아들인 족족 잘게 부숴서 소장으로 내려보내는 일을 쉴 새 없이 하므로 중노동을 하는 셈이다. 따라서 다른 장부에 비해 상하기 쉽다. 특히 열과 추위,습기,건조한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열이 많은 체질인데 더운 때를 만나면 위암을 앓을 수 있는 가능성이 90%에 이른다. 차고 습한 체질은 위염, 위궤양 가능성 역시 90%는 족히 된다. 특히 위가 습한 체질인데 간담이 크고 실하면 위암을 앓을 가능성은 더 높아서 거의 100%에 이른다. 간담의 에너지가 강력하면 췌장암을 앓을 수 있는 가능성도 대단히 높다. 그 까닭은 간담이 비위를 극하기 때문이다. 마치 얕은 흙의 정기를 나무가 다 흡수해 버리면 땅이 황폐해져 버리는 것과 같다. 따라서 가장 위험한 췌장암, 위암의 원인이 된다. 이럴 때는 즉시 쓴맛 나는 음식과 약초로 간담의 강한 에너지를 사해 주고 단맛 나는 음식과 약초로 비위를 도우면 절대로 위암,췌장암을 앓지 않는다. 그에 더해 급한 성미, 분노,스트레스 등의 감정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물론 쓴맛과 단맛으로 비위를 도우면 그런 성질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비위가 상당히 크고 실하면 상대적으로 간담이 작고 허약하기 때문에 암을 앓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비위가 크고 간담이 작다 해도 체질적으로 열이 많을 경우 암에 취약하다. 이때는 단맛으로 열을 사하고 매운맛으로 폐를 돕는 한편 짠맛으로 신장을 도와서 열을 식혀주어야 암을 이길 수 있다. 이러한 치료원리가 바로 암을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최고의 방편이라 할 것이다. 다음 회에서는 암을 비롯한 여러 가지 위장병의 진단과 치료원리를 예문을 들어서 설명하기로 한다.
            정경대 HS성북한의원학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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