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위쪽 호수 옆의 들에는 점 두 개가 있다.
위의 점은 중원고구려비다.
대홍수 때 쓰러진 돌을 동네 청년들이 마을 입구에 세워놓았는데 1979년에야 그 귀한 내력이 밝혀졌다.
대륙 세력의 남진 증거로 한반도에서 유일한 고구려비다.
아래의 점은 탑평리 7층 석탑인데 다들 중앙탑이라 부른다.
통일신라 전성기 때 양식이다.
삼국은 전략 요충 중원 쟁탈에 명운을 걸었다.
유적 발굴 과정에서 쏟아진 백제·고구려·신라의 연대별 유물들이 이를 말한다.
마지막 승자는 신라였다.
고구려를 밀어낸 진흥왕은 이 자리에 제2의 수도인 국원소경을 만들고 경주 사람들을 이주시켰다.
통일 뒤에는 중원경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ㆍ내륙 깊이 학꽁치 닮은 배 200척이 있다
강이 만나는 합수머리에 볼록한 동산이 탄금대다.
임진왜란 때 신립이 배수진을 쳤다가 패배하고 강물에 몸을 던진 현장이다.
속리산에서 발원해 북진해 온 달래강이 왼쪽이고 오른쪽 강줄기는 백두대간을 휘돌며 서진해 온 남한강이다.
두 개의 댐이 만든 호수가 시가지를 감싸고 있다.
충주댐이 형, 조정지댐이 동생이다.
동생은 수문을 중앙탑 아래에 두고 있는데 형이 쏟아낸 물을 일단 여기 탄금호에 가둔다.
이 물로 한강 수위를 조절하고 소규모 발전도 한다.
한 해 수위 변화가 50㎝ 안쪽인 이 호수 덕에 산간 도시 충주는 조정의 메카가 됐다.
이 동네에 중·고·실업 조정팀이 모두 있는 이유다.
여기에서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렸다.
보트하우스에 오와 열을 맞춰 늘어선 각양각색의 레이스보트 200여 척은 일대장관이다.
선착장 옆 카페에서는 이탈리아 타란토에서 온 안드레아가 호수를 내다보며 한국인 아내와 알콩달콩 커피를 내린다.
외곽은 지금 아파트로 빼곡하지만 20년 전만 해도 온통 사과밭이었다.
소태,동량,이류,야동….
충주에는 재미난 지명도 많다.
하늘을 나는 저 배 학꽁치를 닮았군요.
타수 1명과 조수 8명이 타는 17m짜리 에이트입니다.
가격이 7000만원이 넘는다네요.
☞ Joins ☜ ■ 글·그림 안충기 중앙일보 기자 newnew9@joongang.co.kr
草浮 印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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