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힐미!사찰음식

6 미리 가보는 사찰음식 특화사찰

浮萍草 2015. 9. 29. 00:00
    선선한 초가을, 백양사 능이만둣국 한 뚝배기?
    40년 손맛 이어가는 암자 큰스님 전통 계승하는 제자 CEO 부인들 줄서는 도심사찰 사찰음식 대중화 현대화 ‘활약’
    고불총림 백양사 천진암 주지 정관스님과 사찰음식 ‘계승자’들이 둘러앉아 사찰음식을 맛보고 공부하는 모습.
    남 산청은 곶감으로 유명하다. 산청 대원사의 곶감김부각은 지역특산물과 사찰전통이 접목된 귀한 사찰음식이다. 일반적인 김부각에 곶감을 얹어 튀겨서 먹으면 곶감이 갖고 있는 고소함과 달콤함이 있어 스님들의 간식으로 유용하다. 보통 찹쌀풀을 이용해서 김부각을 만들지만 대원사는 현미찹쌀로 풀을 쑤어 부각을 만들기 때문에 더 고소하고 영양가가 풍부하다. 고불총림 백양사가 대표하는 사찰음식은 ‘능이냉이만둣국’이다. 능이버섯을 들기름에 볶고 두부와 숙주,잣,무말랭이,김장김치로 만두를 빚어 말간 국물에 따끈한 만둣국을 한 솥 끓이면 대중 스님들 처소에 싱글벙글 웃음꽃이 핀다. 백양사는 큰절 외에 음식맛으로 유명한 암자들이 줄을 잇는다. 이 중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도량인 천진암에는 40년 손맛으로 정평을 받고 있는 주지 정관스님이 주석하고 있다. 최근 사찰음식 체험관도 건립했고, 사찰음식 테마의 템플스테이도 실시한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있는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는 정치인 부인들과 재벌급 CEO들 안방마님들이 사찰음식을 배우기 위해 줄을 서는 곳이다. 법룡사에서는 선재스님 등 사찰음식 대가 스님들이 일반인들과 어울려 사찰음식전을 기획하는가 하면‘질병예방을 위한 사찰음식전’‘제철음식전’ 등 현대인들에게 유용한 사찰음식체험 프로그램을 쉬지 않고 개최하고 있다. 제16교구본사 고운사에는 한국사찰음식문화연구소가 부설로 있다. 고운사사찰음식연구소는 안동 MBC에 고정출연을 하면서 사찰음식의 대중화와 현대화에 기여하고 있다. 음식문화연구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요즘처럼 복잡한 일상을 살아가는 대도시 사람들이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자연식인 사찰음식도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운사는 황토방식의 자연숙성실,장독대시설 등 사찰음식 체험관도 만들어 사찰음식 저변을 넓히고 있다.
    선재스님과 제자들이 함께 사찰음식 준비하는 시간.

    올해로 7년째 사찰음식대향연을 열고 있는 수원 봉녕사는 전국에서 정진하고 있는 봉녕사승가대학 출신 스님들이 준비한 갖가지 사찰음식 식재료,밑반찬,전통방식 으로 담근 양념과 장류,버섯,다시마,미역 등을 선보이는 행사가 인기다. 사찰음식대축제로 잘 알려진 울진 불영사도 모범적인 사찰음식 특화사찰이다. 인구밀도가 비교적 낮은 오지인 울진이지만,불영사에 음식축제가 열리면 전국에서 1만여 명이 운집할 정도다. 대전 영선사는 지난 2013년 입적한 비구니 성관스님으로부터 전해온 사찰음식의 맥이 여전히 살아있는 도량이다. 성관스님의 제자 현도스님과 법송스님은 큰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영선사 사찰음식의 문화와 전통을 잇고 있다. 특히 영선사는 음식을 통한 자비나눔에 앞장서고 있어 지역에서도 귀감이 되고 있다. 영선사 주지 현도스님은“사찰에서 음식을 만드는 일 또한 수행의 한 과정으로 보기 때문에 남에게 베풀어주고 싶어하는 마음 역시 향심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평택 수도사는 사찰음식체험만을 테마로 하는 템플라이프를 운영하고 있다. 사찰음식의 권위자인 적문스님의 지도로 이뤄진다. 템플라이프에선 사찰음식의 유래와 특징은 물론,성인병 예방과 다이어트식,보양식 등 대중에 관심있는 특별한 사찰음식 테마로 계절별 다양한 사찰나물과 연근죽, 느타리버섯탕,취나물 순두부김밥 등 요리를 시연하는 기회도 주어진다. 음식을 통해 생명에 대한 고마움과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이다. 서울 진관사는 한국불교계를 대표하는 사찰음식 특화사찰이라 할만하다. 1002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고려시대 고찰로 조선에는 국가와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는 수륙재가 열렸고 세종 때 한글창제시 집현전 학자들의 비밀연구소로도 사용됐다. 이같은 주요역할을 해온 진관사에 특유의 사찰음식전통이 살아있는 것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지난 2010년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진관사를 방문했고 이듬해에는 주한 외국 공관장 부인들과 경제인 모임인‘가든클럽’ 행사도 치렀다. 올해 사찰음식 특화사찰로 선정된 남양주 봉선사와 대구 동화사,예천 용문사도 사찰음식의 전통이 살아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적 기반과 교육시설이 여법하게 갖춰져 있다. 봉선사는 사찰음식체험관이 완공되어 사찰음식 교육이 실시되고 있고 경기 북부권역의 사찰음식 저변확대에 좋은 기반으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구 동화사 역시 사찰음식강연과 교육을 위한 별도의 체험관이 마련돼 있으며 능력을 인정받는 지도법사와 사찰음식 실력자로 조직구성이 잘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천은 경북도청이 예천지역으로 이전됨에 따라 지역적 기반이 확고해질 뿐만 아니라 사찰음식의 전통과 교육이 체계적으로 구축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사찰음식 특화사찰 어떻게 선정되나
    사찰 공양간에서 공양주가 임의로 손맛을 뽐내어 만든 음식이라고 모두 사찰음식은 아니다. 사찰 본연의 음식전통의 맥에 따라 오랜 세월 스님들이 세대별로 이어왔던 음식이 바로 사찰음식이다. 최근 공양주에 대한 고찰과 재교육 등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예전처럼 신심을 갖고 사찰에서 일하려는 이들이 많지 않다. 중국동포나 이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사찰을 직장삼아 일하다보니 사찰음식의 전통과 계승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선정하는 사찰음식 특화사찰은 단순히 음식맛이 뛰어난 사찰을 손꼽는 작업이 아니다. 사찰음식을 개발하고 보전하고 전수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조건이 성립해야 한다. 지금까지 특화사찰은 의성 고운사, 수원 봉녕사, 서울 진관사, 울진 불영사 등 총 11곳이었다. 문화사업단은 최근 남양주 봉선사와 대구 동화사, 예천 용문사를 추가로 선정해 총 14곳의 사찰음식 특화사찰을 지정, 운영하고 있다. △ 교육시설의 유무 △ 지역적 기반 △ 전문인력 구성 등을 선정조건으로 삼아서 이에 충족하는 사찰들이다.
    ☞ 불교신문 Vol 3135        김하영 불교신문 기자 hykim@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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