浮 - 채마밭/健康ㆍ醫學

의사의 눈으로 본 보테로 그림 속 ‘뚱뚱한 사람들’

浮萍草 2015. 8. 17. 10:02
    “고도비만, 체중 10% 빼야” vs “좀 뚱뚱하면 어때, 난 행복”
    ▲  2001년 작 ‘발레 바의 무용수’. 예술의전당 제공
    “당연히 고도비만이죠. 다만 표정이나 혈색 등으로 볼 때 ‘건강한 뚱뚱이’라 해야겠네요.” 10월 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풍만의 미학’ 페르난도 보테로전이 인기다. 콜롬비아 화가 보테로(80)는 인체를 풍만하게 그리면서 남미의 유머와 정서를 표현한 화가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의학적으로 볼 때 보테로 그림 속 ‘뚱뚱이’들의 건강은 어떨까.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체형으로만 보면 BMI(체질량지수·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35 이상의 고도비만에 해당된다”고 했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목선이 드러나지 않고 복부 및 팔다리의 굵기를 볼 때 초고도 비만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 정도 비만이면 심장질환과 중풍,대사증후군,고혈압,고지혈증,퇴행성관절염,수면무호흡증,암 등 각종 성인 질환이 2개 이상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과다한 지방세포에서 다량의 염증 물질을 분비하고몸무게가 과도하다 보니 무릎 척추 등에 강한 압력을 가한다. 두 교수 모두“보테로 그림과 같은 사람이 상담을 하러 왔다면 우선 몸무게의 5∼10%를 3∼6개월 동안 빼 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다만 표정이나 혈색 등을 볼 때 보테로 그림 속 사람들은 ‘건강한 비만’으로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몸무게는 많지만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이고 몸에서 근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으며,사람들과 사귀기 좋아한다면 ‘건강한 비만’이라고 칭한다. 하지만 이 같은 경우라 해도 나이가 들면 각종 성인병이 나타날 확률이 높으니 궁극적으로는 몸무게를 줄이는 게 좋다. 하지만 의사들은“보테로의 그림이 예술 작품이라는 점에서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살펴볼 필요는 없다”고 말 했다. 김병수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보테로 그림의 사람들은‘좀 뚱뚱해도 괜찮아’ 내지는 ‘내 몸이 어떻든 나는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다”며“실제로 자신의 몸에 지나치게 부정적이면 더 살이 찔 수 있으니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면서 체중을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도“그림은 ‘비만’으로 극대화돼 표현됐지만 표정만 보면 살짝 과체중인 사람들의 특성을 잘 나타낸다” 며“이들은 날씬함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적절히 잘 먹고 즐기는 경우가 많아 마른 사람보다 긍정 적이고 행복감을 느끼면서 산다”고 덧붙였다. 이동우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특히 나이가 들수록 마른 것보다 과체중인 게 치매 예방 등 건강에 좋다”고 밝혔다.
    실제로 과체중인 사람이 마른 사람보다 뇌경색 및 치매 발생 위험이 적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나치게 마른 몸은 고도비만 이상으로 건강에 해롭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치매가 아닌 노인이 식사량을 지나치게 줄이면 치매와 유사할 정도로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지나친 다이어트는 면역력을 떨어뜨려 결핵 등 전염병에 취약해 진다. 이 교수는“보테로의 그림은 마른 몸에 집착하는 오늘날 미의 기준에 경종을 울리는 것 같다”며“날씬해지고 싶어 미각의 즐거움을 미루고,관절염이 올 정도로 고통 스럽게 운동하는 현대인에게 ‘자학을 그만두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강조했다.
    Donga        이지은 동아일보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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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만에 대한 오해와 진실
    경락-마사지로 살뺄 수 있을까?
    화 ‘미녀는 괴로워’를 보면 100kg에 육박하는 여성이 지방흡입술을 받고 40kg 날씬한 미녀로 탈바꿈한다. 시술 한 번으로 이런 변화가 가능할까? 그렇지 않다. 지방흡입술 한 번으로 없앨 수 있는 지방량은 5000cc 정도. 몸무게의 5kg 정도만 덜어낼 수 있다. 이 시술은 배 부위를 작게 절개하므로 자주 할 수도 없다.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만’ 관리 비법도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중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거짓 정보도 많다. 대표적으로 경락이나 마사지로 살을 뺄 수 있다는 것이 그 예다. 지방이 뭉쳐 딱딱해진 부위를 강하게 주무르면 지방이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경락이나 마사지로 살을 뺄 수는 없다. 반복해서 경락이나 마사지를 하면 피하지방이 일시적으로 액화돼 물렁물렁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살이 빠지는 것과는 별개다. 뱃살을 빼기 위해 ‘장 청소액’을 복용하는 사람도 있다. 인위적으로 장세척을 하면 배가 들어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내장에 찬 지방이나 피하지방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장세척 과정에서 수분 손실이 일어나 피부가 건조해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임신 중 체중이 급격히 불어난 여성들 사이에서 ‘랩 다이어트’가 유행한 적이 있다. ‘랩 다이어트’란 출산 후 늘어진 뱃살을 해결하기 위해 복부를 랩으로 단단하게 감싸는 방식의 다이어트다. 이 역시 뱃살을 빼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복부에서 흘러나온 땀이 건조되지 못한 상태로 랩 아래에서 맴돌다가 피부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비타민 제품은 아무리 복용해도 살이 찌지 않는다는 상식도 과학적 사실과는 다르다. 비타민 그 자체만 먹는 것으로는 살이 찌지 않는다. 문 제는 비타민 함유 제품이다. 이 함유 제품에는 비타민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맛을 좋게 하기 위한 각종 첨가물이 들어 있다. 특히 단맛을 내는 성분이 과다 포함된 음료수,사탕 등은 다이어트의 적이라고 할 수 있다.
    Donga        김수연 동아일보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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